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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스턴 처칠, 나의 청춘 - 가장 위대한 영국인, 청년 처칠의 자서전
윈스턴 처칠 지음, 임종원 옮김 / 행북 / 2020년 6월
평점 :
이 책은 2차 대전의 영웅이자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 연설의 대가이며 영국 총리를 지낸 처칠(1874~1965)이 56세 때인 1930년 출간한 자서전이에요. 아마 처칠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널리 알려질 정도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정치가이자 노벨상을 타기도한 문인이기도 하죠. 이 책에는 처칠이 아일랜드 총독이던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비서였던 아버지를 따라 아일랜드에서 보냈던 어린 시절부터 사관생도, 군인, 종군기자 등을 거쳐 1901년 하원의원으로서 정치를 시작하던 시기까지의 내용이 실려 있어요.
이처럼 처칠은 명문 귀족의 큰아들로 즉 금수저로 태어났지만 영국 특유의 무뚝뚝한 부모들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학교에서는 공부도 못하는 낙제생이나 문제아로 취급을 받으며 '탁한 회색빛 상처'로 남아 있는 우울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해요. 그런데 3수 끝에 겨우 들어간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군인이 되어서야 그의 진가가 발휘되기 시작하는데요. 그는 군인으로서 당시 해가지지 않는다는 영국의 식민지들은 물론 쿠바, 수단, 인도와 남아프리카 등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전쟁에 참여하고 그 경험을 책으로 엮어서 유명해져요. 특히 남아프리카에서는 포로가 됐으나 기지를 발휘해 탈출에 성공하고 무사히 귀환해 전쟁 영웅이 되었고 이 인기를 바탕으로 20대에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하게 돼요.
처칠은 사실 우리나라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인물이에요. 1943년 11월 카이로회담에서 코리아에 단계적으로라도 독립을 주자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의 제의에 반대했는데요. 그 논리가 인도 등 수많은 영국 식민지들이 독립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고 해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다재다능한 작가이자 자신만의 문학적 일가를 이룬 뛰어난 산문 스타일리스트이면서도 그 수많은 회고록 속에 코리아라는 단어가 하나도 등장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이처럼 처칠은 우리에게 논란이 많은 인물일 수밖에 없지만, 또한 배울 부분이 많은 사람이기도 해요. 이 책에서는 처칠이 학창시절부터 군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고초를 겪으면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리더십을 키워나가는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지고 있어요. 1930년에 출간되어 조금 오래된 책이기는 하지만 처칠의 작품 중 최고의 작품으로 여겨지는 이 책을 통해서 당대의 시대적 모습과 한 인물의 고군분투기에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