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설화와 기담사전

설화와 기담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ㅣ 잘난 척 인문학
이상화 지음 / 노마드 / 2020년 7월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가 또 출간되어 나왔네요. 이 시리즈 중 몇 권에 집에 있는데요. 이 시리즈의 특징이 그냥 읽기에도 좋지만, 사전형식으로 집에 두고두고 필요할 때마다 읽는 재미가 솔솔하네요. 이번에는 우리나라 사람 누구나 좋아할만한 설화와 기담에 대한 책이라 더욱 더 흥미롭네요.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설화와 기담을 모아놓은 아담한 사전이에요. 크게 다섯 파트로 나누어져 있는데요. 제일 먼저 나오는 파트1의 ‘신화와 전설’편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창세신화에서 시작해서 우리에게 친숙한 도깨비의 시조인 치우 전설과 서왕모 그리고 바리데기 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 책에는 동양의 기담과 설화만 실려 있는 것이 아니라, 히드라와 켄타우로스 그리고 피닉스와 스핑크스나 서양 최고의 괴물인 메두사 등 서양의 괴물과 전설에 대해서도 자세히 기술되어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동양의 용과 서양의 용을 비교해 놓은 해설이나 마귀의 정체에 대해서 파헤치는 내용들은 너무 흥미진진해서 정말 집중해서 읽었네요.

그리고 이 책은 단순히 그냥 ‘이야기’만 실어 놓은 것이 아니라 기담과 설화 속에 담긴 사회 문화적인 요인들을 철저히 분석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기독교에서 전지전능한 유일신 하느님과 대립하는 존재인 마법을 행사하는 악마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악마가 하느님에 못지않은 능력을 지닐 수 있다는 역설이 대두가 되어 오히려 악마의 존재를 믿고 숭배하는 자들이 크게 늘어났고 기독교에서는 이들의 ‘마법행위’를 희생양 삼아 즉 마녀사냥을 통해서 십자군 전쟁의 패배로 인한 혼란과 불만을 잠재웠다고 전해요.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 들이 모두 탐나는 좋은 책들이지만, 기담과 설화를 다룬 이번 책은 옛날이야기 좋아하시는 어르신들부터 귀신이야기 좋아하는 아이들 그리고 동서양 신화와 도깨비 등에 관심이 많은 저까지 모두 좋아할 만한 책인데요. 단지 생생한 설화와 신화를 담다 보니 성적인 내용이 많아서 아이들이 직접 읽게 두기에는 조금 곤란해 보여지기는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