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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해의 시대 - 고대 그리스 문명의 충돌, 자유를 향한 끝나지 않은 싸움
송동훈 지음 / 시공사 / 2020년 7월
평점 :
제가 예전에 그리스에서 본 에게해는 마치 바닷물에 파란 물감을 풀어 놓은 것 같은 짙은 파란색이었네요. 앞이 탁 트인 에게해의 파랗고 맑은 바다 위에 작은 고깃배와 요트가 드문드문 떠 있는 멋진 광경이었지만, 막상 햇볕이 너무 강해서 밖에 오래 다니기에는 힘들었어요. 그 명칭이 전설상의 아테네왕 아이게우스, 또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성지인 아이가이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 에게해는 그리스 본토와 터키 측 소아시아 반도의 서해안 및 크레타섬에 둘러싸인 동지중해의 해역으로 남북길이 640km, 동서길이 320km가 되는 크고 작은 400여개의 섬을 품고 있는 아름다운 바다에요.
이 책은 기원전 6세기부터 기원전 1세기까지 500년 동안 이 아름다운 바다를 사이에 두고 벌어진 네 번의 큰 전쟁을 중심으로 당시 그리스 도시국가들과 민주주의의 기원에 대해서 살펴보는 책이에요. 이 책에 나오는 첫 전쟁은 B.C 490년부너 479년까지 12년간 벌어진 인류 역사상 첫 민주주의 시민군이 자유를 위해 싸운 것으로 평가되는 ‘아테네와 페르시아의 전쟁’인데요. 정확히는 그리스 아테네를 중심으로 한 그리스 도시국가 연합과 당시 최강국 중 하나이자 제국인 페르시아의 전쟁으로 이 책에는 페르시아의 세 차례의 대대적인 침략을 육지와 바다에서 단결하여 잘 막아내는 과정이 생동감이 있게 서술되어 있어요.
물론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치열한 전쟁을 다른 내용이 아니라 솔론과 페이시스트라토스로부터 시작해서 모든 시민에게 평등한 참정권을 부여하고, 참주의 출현을 막기 위해 도편추방제를 도입하는 등 기원전 508년 이른바 ‘클레이스테네스의 개혁’이라 불리는 정치 개혁을 추진하여 민주정의 기초를 마련한 클레이스테네스 이야기예요. 이를 통해서 아테네에서는 데모스를 기반으로 한 직접 민주정 체제가 발달하는 계기가 되었고 그 개혁의 효과로 아테네는 기원전 490년 ‘마라톤 전투’에서 페르시아 군대에 승리를 거둘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하네요. 사실 현대에도 독재국가와 민주주의 국가가 공존하고 있는 현실인데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해요.
이 책에는 페르시아 전쟁 외에도 펠레폰네소스 전쟁과 알렉산드로스 전쟁 그리고 헬레니즘 전쟁까지 당시 에게해를 둘러싼 크고 작은 거의 모든 전쟁을 기술하고 있어요. 이러한 전쟁을 견뎌내고 또 희생한 진정한 주인공들은 전쟁의 영웅이 아닌 작은 폴리스와 시민들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책은 이들 개개인의 투쟁사도 놓치지 않고 담아내고 있어요. 물론 역사적 인물 들인 크세르크세스, 레오니다스, 페리클레스, 옥타비아누스, 안토니우스, 클레오파트라와 같은 정치인들이나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헤로도투스, 투키디데스 등 위대한 철학자와 역사가 등도 등장해서 읽는 내내 인터넷으로 이들에 대해서 검색하기 바빴네요.
요즘 중국의 대두와 4차 산업혁명 그리고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현상과 관련해서 진정한 민주주의에 대한 논의가 있는데요. 그럴수록 역사를 통해 민주주의에 대해서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 책은 고대 그리스의 전쟁사는 물론 서양 민주주의의 기원이라고 할 그리스 도시국가들에 대해서 살펴 볼 수 있는 책으로 코로나를 피해서 집에 오래 머물러 있는 시간 틈틈이 읽어 보기에 좋은 책이라 생각해요.
"본 서평은 부흥 까페 서평 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196555)에 응하여 작성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