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읽는 사마천의 사기 3 - 전국 칠웅
이희재 지음 / 휴머니스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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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이희재 화백의 만화를 재미있게 많이 보았던 팬이에요. 약간은 거칠면서 생생하게 전달되는 화풍으로 '리얼리즘 만화가'로 불리는 이희재 화백 작품 중에 기억나는 것이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 '저 하늘에도 슬픔이', '아홉살 인생' 그리고 '삼국지' 등이 있는데 특히 '아홉살 인생'을 보면서 눈물이 났던 기억이 있네요. 이 책들은 물론 너무 재미있어서 한번 손에 쥐면 순식간에 보고 읽어 내려가는 경험을 매번 하기도 했죠. 역시 이 책도 한번 손에 쥐는 그 생생한 스토리와 그림에 빠져 손에 쥔 지 몇 시간 만에 읽어 버렸어요.

 

보면서 느끼는 것이 거칠면서 순박한 이희재 화백의 그림 속 선들은 중국 고전 역사서인 사마천의 사기의 스토리와 잘 이어져 내려간다는 것이에요. 사마천의 사기는 본기, 세가, 열전, 표, 서 등 130책, 5만6천500여자의 엄청난 역사 기록이라는 데요. 당연히 한 권에 다 담아낼 수는 없겠죠. 이희재 화백은 오랫동안 사기를 만화로 만들 것을 결심했지만, 2014년에 겨우 작업을 시작해 첫 결과로 우선 1·2권이 먼저 나와있고 이번에 3권이 출간되었어요. 그리고 내년까지 총 7권 시리즈로 완간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이번 사기 3권에서는 무자비한 전쟁이 계속되고 오직 강한 국력의 패자만이 살아남는 적자생존의 무대, 전국시대의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요. 제일 먼저 나오는 인물은 전국시대 최고의 명장으로 꼽히는 오기에 대한 이야기에요. 먹지 않으면 먹히고 마는 약육강식의 논리 속에서 칠웅 진·초·연·제·조·위·한은 맹렬한 생존 경쟁을 시작했고 이를 발판삼아 성공을 위한 집념과 냉혹한 성격으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지만 또 몰락하게 되는 무패의 오기와 그와 어느 정도 대척점에서 억울하게 다리를 잃고 복수하는 손빈의 이야기는 인생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이야기이라고 하겠어요.

 

이외에도 국가의 존엄을 세운 서문표와 상앙 그리고 말 한마디로 천하대세를 좌우한 소진과 장의까지 수많은 걸출한 인재들의 삶과 이들에 의한 전국시대 각 국가의 운명이 책이 끝날 때까지 물밀 듯이 이어져요. 사십이 다 돼 사마천의 ‘사기’를 만나서 드디어 그리기 시작했다는 이희재 화백은 이 책을 통해서 투박하지만 명쾌한 그림체로 인물의 표정과 심리를 잘 살려내어 당대를 살다 간 온갖 인간들의 영욕과 희로애락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어요.

 

이 책은 한국 리얼리즘 만화의 자존심이라는 이희재 화백이 혼신의 힘을 쏟아 부은 사기의 결정판이라고 생각해요. 아직 사기에 대해서 읽어보지 못 하셨거나 사기를 읽어보려고 시도했지만 방대한 내용 때문에 포기했던 분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면 좋겠어요.

 

"본 서평은 부흥 까페 서평 이벤트(http://cafe.naver.com/booheong/196301)에 응하여 작성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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