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선생님이 들려주는 동아시아 맞수 열전
전국역사교사모임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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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 구도라는 독특한 구성이 읽는 재미가 있어요.

본인들이 의식하는 전개는 아니지만 후대 평가로 보는 거라

두 인물/단체를 나란히 보면서 비교, 대비해보는 게

이쪽은 이런 점이 있고 저쪽은 또 저런 점이 있구나, 하고

생각해보게 되는 점 자체가 재미있는 독서가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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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로 지목되는 이들 중에는 공자나 관우처럼 오래 전 인물도 있지만

현대사를 살아간 인물들이 많아요.

그래서 아주 오래 전에^^ 역사 수업을 지나보냈던 저로서는

몰랐거나 언론을 통해 접한 새로운 역사를 읽는 재미도 크네요.

수요집회는 알지만 ‘금요행동’이라던가 ‘형평사’라던가 

‘윤치호’에 대한 내용 등, 처음 알게 된 내용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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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 차별에 저항한 형평사와 수평사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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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차별이라는 게, 뉴스에서나 나오는 인도 같은 먼 나라의 일 같지요.

예전에 읽었던 황순원 작 ‘일월’이란 소설에서

백정임을 숨기고 살아온 이들에 대한 내용이 나오거든요.

소설 속 이야기라고만 생각하고

‘소나기’를 그려낸 작가의 글 구성에만 집중하던 생각이 납니다.

요즘도 이런 차별이 있겠어? 하고만 생각하기에는 

현대사회에선 또 새로운 ‘차이’가 생겨서 

이런 지나간 역사가 새삼스럽게 보이는 것 같아요.

또,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비슷한 처지의 이들이 서로 교류를 했었다니 

동변상련! 동종의 아픔을 겪기에 서로 공감할 수 있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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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분들이 선정한 두 ‘맞수’들을 나란히 놓고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비교해보게 되지요.

맞수로 나온 것이 당연해보이는 인물들도 있고

이 둘은 왜 ‘맞수’가 된 걸까? 궁금해지는 경우도 있어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류샤오보는 

민주화 운동 경력과 노벨상 수상 등, 공통점이 바로 보이는데요.

부부인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는 왜 ‘맞수’로 설정된 걸까요?

덕분에 독자인 저로서는 재미있게 역사를 볼 수 있지만 

‘맞수’를 선별하는 과정부터 저자이신 분들의 고심이 많았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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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내용 중에서 가장 신기했던 건 탁경현이란 인물에 대한 내용이었어요. 

아무래도 꿈과 관련된 일이라서 그런 것 같은데요.

큰 흐름의 역사에서 대부분의 개인은 그저 흘러가기 일쑤겠고

그래서 실상이 제대로 알려지기란 어렵지만 

오늘날의 일이라 이런 사연이 전파를 타고 널리 알려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자발적 행적이 아니고 당시 시대적 상황도 있겠고,

일본군 특공대원으로 임무를 맡았다는 최후까지 알고 나서 출격 직전의 사진을 보니 

그 모든 논란을 떠나 한 개인으로서의 삶만을 일단 바라봐주고 싶어지더라고요.

본인이 아닌 이상 그 누구도 대신해주지 않는 삶을 살아간 그냥 한 인간으로서요.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다른 이야기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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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키즘이라 하면 무정부주의…라고만 짐작하던 생각도

책내용을 보고 새로 알게 되었어요.

제가 역사를 배우던 시기에는 다뤄지지 않았던 내용들이 꽤 있어서

현대 역사를 새로 알게 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인도네시아 ‘자바’ 섬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이제는 ‘자와’ 섬이라 표기하는구나 싶은 부분도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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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동아시아’ 다룬 책이고 흔히 격변의 현대사라 하는 시기를

지낸 인물이 여럿이다 보니

역경의 순간에서도 서로 연대, 협력하고 이를 극복하려 한 모습들이

다시금 인상적으로 보였습니다.

탁경현과 ‘맞수’로 대비되어 나온 인물인 양칠성에 대한 내용에서는

수카르노를 다룬 역사가 배경 설명이 되어주었고요.

서로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역사를 겪은 이들의 사연을 읽으니

당시 시대 상황을 이해하는 데 서로 연결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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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비교됨을 떠나 완전 상반되는 결말을 보여주는 인물들도 있어서

이런 ‘맞수’들은 더 비교되는 기분이에요.

우리나라에서 공산주의자가 설 자리가 없었음은 당연해보이지만

북한에서 박헌영 같은 인물이 밀려나 처형까지 된 역사와

‘위대한 이인자’라는 칭송을 받고 있다는 저우런아이... 

(제게는 '주은래' 이름이 더 가깝네요^^)

이렇게 대조적인 경우는 왠지 한 번 더 쳐다보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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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꽤 재미있는 독서가 되었습니다.

개인의 삶에 안주하지 않고 말 그대로 치열하게 살아간 이들은

그들의 삶을 보는 것도 좋은 자극이 되는데

두 사람을 비교, 대조해가며 알게 되다 보니 

그 재미에 절로 책내용에 집중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북멘토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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