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법학 에세이 - 곽한영 교수와 함께 생각해 보는 사람을 향한 법 이야기
곽한영 지음 / 해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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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청소년을 위한…’ 이름이 들어있지만 저도 흥미 갖고 읽어보았어요.

최근에도 여러 일이 있지만 법이라는 게 우리에게 얼마나 가까운지 혹은 먼 것인지 

피부로 느껴지는 기분 들 때가 있어서 책에 나오는 여러 사례들이 달리 보이기도 했어요.


제목으로 보아 법에 대한 이야기겠지 싶지만 머리글부터 무게감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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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의 질문처럼, 누구나 궁금하지 않을까요? 

또 이 분은 왜 이 질문에 인간으로서 당연한 일…이란 대답을 하신 걸까요...

그리고 왜 이런 이야기가 법학 에세이라 제목 붙은 책에 나오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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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으로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청소년을 위한 법학 에세이]는 

법이란 무엇인 건지 역사적으로 살펴보는 내용들이 나와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외국의 이야기도 많지만 우리 나라의 경우도 잘 알 수 있었네요.

몰랐던 역사적 사건들도 알게 되었고 

특히 김병로 대법원장, 후세 다쓰지 변호사 같은 분들에 대한 이야기에 특히 눈길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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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전에 헌법 전문을 다룬 책을 읽어볼 기회가 있었던 참이라 

전에는 막연했던 헌법에 대한 내용이 낯설지 않더라고요.

법 자체가 한자어로 된 말이 많기도 하니, 한자로 풀어준 설명을 이해하기 좋더라고요.

아무래도 사람 간의 이해가 충돌하게 되는 상황에서 법이 필요하다 보니 

공정을 필수로 고려해야 했고 그래서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천칭 저울이라든가 

옳고 그름을 잘 판별해줄 해태같이 영험한 존재를 원했겠지요.

함무라비 법전이 지금 보기에 무조건 공평한 건 아니지만 

당시 시대를 반영해서 공정을 기했다는 점을 알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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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나오는 여러 사례들이 이렇게 당시의 상황에 대해 자세히 나와 있어서 

쉽게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몰랐던 역사에 대해 알게 되는 재미도 있어요.

마그나 카르타가 엄청난 것인 줄 알았는데 오랜 동안 잊혀져 있다가 재활용?된 거라니 놀랐어요.

리처드 3세와 존 왕이라 하면 의적 로빈 후드부터 떠오르는데^^ 책 속 설명을 보니 

압제의 존 왕 이미지야 그렇다치고 사자왕 리처드의 이미지도 전설에 불과하구나 싶네요.


[가장 놀라웠던, 우리 나라 역대 최고 수준 투표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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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을 만드는 제헌의원을 뽑는 선거 투표율이 무려 95.5%였다니... 

올해 선거는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치렀다 싶지만 

저 당시에 비하면 얼마나 쉬운 방법이었던가요...

날씨가 좋아서, 귀찮아서, 관심이 없어서... 

혹시라도 이런 불참 핑계를 대기 전에 이 놀라운 역사를 알아둬야겠어요.

또 놀랐던 점으로, 권력분립이라는 것이 분업의 의미라기 보다 각각의 권력 기관 간의 

견제와 균형이라는 의미로 알아두어야 하는군요. 저도 책 속 선생님처럼 생각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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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의 역사를 비롯하여 여러 사례들이 나오는데 차마 기억하고 싶지 않은 사례도 있고,

그 중 우리 나라가 가장 고통을 겪은 시기라 할 수 있는 

일제강점기와 그 후 역사가 눈에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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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 속에서도 나라의 기본을 세우는 일 중 법률 제정도 큰 일이었을 텐데요.

임시정부에서 꾸준히 헌법을 개정했고 

특히 삼균주의 (교육, 정치, 경제에서의 균등)을 뼈대 삼았다고 하네요.

완전 새로 창조가 아닌 이상에야 좋은 사례를 참고하는 것이 당연하겠지 싶은데

이것이 급해서 다른 나라 헌법을 베꼈다는 말을 듣는다니 저는 이 생각이 되려 이상했어요.

그리고 후세 다쓰지 변호사 같은 이들의 도움이 있었다는 것도,

저는 법은 잘 모르지만 그 덕분에 좋은 법이 만들어질 수 있었겠다, 생각이 듭니다.


후세 다쓰지 변호사에 대해서는 조금씩 영화로 발굴되는?^^ 일제 식민지 역사를 통해 

개략적으로나 알았는데 이번에 그 평범치 않은 삶을 접하고 마음이 숙연해졌어요. 

동족 편들기는 평범한 인간에게 그야말로 평범하게 드는 생각이겠지만 

신념을 가지고 실천했던 그 삶의 내역이 놀라웠어요.


책을 읽으면서 법률이 권력 같다는 느낌이 강해졌어요.

권력의 정점에 있는 이들에게 법은 그들을 위한 것인 양 공평하지만 

그 밑에 있는 이들에게는 어떨까요?

그래서 여성의, 흑인의, 약자의 이야기가 곳곳에 나오나봐요.


얼마 전 미국에서 조지 플로이드로 대표되는 인종차별 시위 소식을 기사로 접했지요.

흑인 차별의 역사에서 빠지지 않는 로자 파크스 이야기도 떠오르고,

마틴 루터 킹 목사가 I have a dream!을 외치던 흑인 차별 철폐에 대한 목마름이 

어찌 하여 저 나라에선 아직까지 현재진행형인 걸까? 문득 궁금해지더라고요. 


때로 개인에게 법이란 너무 멀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래도 법이 있어서 사람들 살아갈 수 있는 거겠지요?

‘한 사람의 억울한 사람’과 ‘열 명의 범인’ 중에서 어느 쪽을 중시하는 가에 따라 

법이 달라질 수 있을 텐데 과연 나는 어느 편을 들 수 있을 것인가... 

책에선 이런 선택형 질문을 해볼 만한 사건, 사례들이 곧잘 나오는데 

만만히 생각할 수 없어서 이런 부분, 어렵게 느껴졌어요^^


저자 분도 이런 부분 짚어주시면서 책을 읽으며 많은 의문과 생각에 혼란스러울 거라고 

경고?하시더라고요^^

수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만큼 생각해볼거리도 참 많은데 본문에도 마무리글 즈음에 나오는

<생각해볼 문제>들이 있지만 저 스스로 궁금해지는 점들도 나와서 

말 그대로 생각해보게 되네요.

지금은 제가 읽고 아이에겐 알려주고 싶은 몇몇 내용만 얘기해주고 있는데

청소년을 위한 책이니만큼 아이도 곧 잘 읽어보면 좋겠다 생각합니다^^


네이버 <책세상맘수다> 카페에서 책을 받아서 읽어본 생각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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