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에도 도가 있다고? - 동양 철학 질문하는 사회 8
김시천 지음, 신병근 그림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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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보다 아이가 먼저 읽어보더니

동양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현대인 시각으로 풀어냈다고 말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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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읽어볼 때는 동양 철학을 개략적으로 설명해주는 책인가? 하고 생각했어요.

단원마다 질문을 던지면서 관련된 사상가들에 대해 설명해주는 느낌이었거든요.

그런데 프롤로그에서도 얘기하신 것처럼 저자의 글은

동양 철학 중에서도 우리 나라의 철학으로 이어지더라고요.

철학이란 말이 동양에서 비롯된 말은 아니지만 동양에서도 이미 존재해오던 것인데

새삼스럽게 서양의 시각에서 이름을 붙이는 느낌도 들 것 같아요.

(예전에는 사상이라는 표현으로도 들은 것 같은데 이제는 그런 표현은 안 쓰는 걸까요?)

그런데 공자가 바라던 정명도 이런 것이라 생각하면 

일단 이름을 제대로 정하면 혼동될 일이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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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원부터 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아라… 

한자로 쓰는 건 가물가물해도 그 뜻은 잊혀지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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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고등학교 수학까지 배우면서 

이런 게 실생활에 무슨 도움이 되겠냐는 비아냥 많이 들었는데

초등수학과 중, 고등수학의 차이가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구체적인 것을 다루는지,

또는 그 이상의, 눈으로는 보이지 않더라도 엄연히 존재하는 추상적인 것을 다루는 지의

차이에 있다는 걸 알고 나니

엄청난 과학 연구에나 쓰이겠지 하던 섣부른 생각을 안 하게 되더라고요.

이런 것도, 예전에 끙끙거리며 수학 문제 고민할 때는 몰랐던 점이니

역시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어찌 즐겁지 아니하랴…

배울 때는 몰랐던 깨달음이 그 오랜 시간이 지나서 머리에 들어오는 느낌이 과연 즐거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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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사회> 시리즈답게 연신 질문하는 내용을 보면서

관련된 철학자와 그들의 사상을 알게도 되고

또 질문 자체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도 갖게 되니 이런 게 논술인가 합니다^^

윤리 시간에 배웠던 철학은 일단 암기 과목…

뜻을 알아보기 전에 무조건 외우라니 어려운 거로만 생각하곤 하는데

이야기하듯 술술 풀어나가는 설명을 보다 보면 이런 게 철학이구나, 합니다.

오랜만에 다시 보는 성선설과 성악설 하며, 예를 들어서 알아보는 설명이

아이들도 읽기 편할 것 같아요.

한자어로 된 표현이 많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한자의 의미도 보게 되어서

한자가 공부하긴 어렵지만^^ 그 속에 뜻을 담으려고 노력한 점은 돋보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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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철학과 동양의 철학을 알려주는 부분도 있어서 

서양에선 지식을 추구하고 동양에선 지혜를 추구하는, 견문지지와 덕성지지에 대해서도 

알게 됩니다. 암기 과목이라 해서 지겨웠던 생각이 떠오르기도 하면서

철학이란 것이 이제 시험에서 해방된 지금에 와선 재미있기도 하구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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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을 넘어 우리 나라의 철학에 대해 알아보기도 하는데요.

다른 분도 많겠지만 저는 도올에 대해 설명한 내용이 눈에 들어왔어요.

대중에게 이런 지식이나 지혜를 알려주는 역할을 잘 하시는 분이라 생각해서요.

이런 분야 지식은 없으니, 철학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된 계기를 열어주신 것만도

제게는 큰 공부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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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도 제게는 도올 같은 역할을 해주시네요. 바로 아래엔 함석헌 선생도 알려주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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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질문이 들어있어서 책 읽어보면서 질문을 찾아가는 과정도 되었는데요.

제목처럼 왜 ‘똥에도 도가 있다는’ 건지^^ 장자의 설명이 그럴 듯 하네요.

원효대사는 해골 안 썩은 물에서도 도를 찾았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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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철학은 어려워… 하는 생각이 머리 속에 남아있어서

무조건 암기하고 싹 잊은 폐단이 크네요 ㅋ

제 아이는 제대로 철학을 알아서 이런 헛공부는 안 하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철학을 어찌 공부해야 하는가? 질문이 생기지요.

이런 책을 읽어보고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지요?^^


네이버 <우리아이책카페>에서 서평 이벤트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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