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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어떻게 신화가 되는가
황교익 지음 / 지식너머 / 2019년 8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알쓸신잡에서 처음 저자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출연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새로운 지식을 알게 되는 것도,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 소리 들으시는 출연자 분들의 식견을 듣는 것도
너무 재미있어서 이 프로그램으로 기억나는 황교익 저자 분이 쓰신 책이라니
당연히 기대되지! 하고
생각했어요^^
소개글 볼 때부터,
치킨은 맛이 없다?는 자극적인 질문이 어떤 식으로 이어질지 기대했는데,
한 집단이 어떤 음식에 대해 맛있다고 여기게 되는
이유 중에
이 집단에게 그 음식이 넉넉하게 주어질 수 있는가, 라는 점이 들어간다는군요.
그런가? 나는 치킨 맛있는데...^^
(책 속에 이런 부류에 대해서도 나오지요 ㅋ)
하며 읽다가 결국은 저자의 의도와 그 생각에 동의하게 되더라고요^^
(물론
저는 치킨 맛있어요 ㅋㅋ)
이와 비슷하게, 일제 시대에 한반도에 소가 대량 사육되었다는 건 뜻밖으로
보였어요.
그 수혜자가 우리 나라 사람일 리 없잖아, 하는 생각이 드는 참에
그래서 그 당시 냉면이, 설렁탕이 흔했다... 그 당시 상황과 함께 그렇구나, 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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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몰랐던 사실에 덧붙여서 저자가 일려주는 사실들,가령 치킨이 맛없다는 건
그 재료인 닭이 충분히 자라서 고기가 맛있어지는 크기가 아니라
병아리 수준의 덜 자란 닭이라는 점,
떡볶이가 흔해지는데 일조한 여러
요인들,
그리고 우리가 외식으로 사먹는 '쌀'떡볶이는몽 땅
수입산이라 생각해야겠구나...
저자의 글을 보고 있으려니
내가 아무 생각 없이 맛있구나 하고 먹었던 음식들이 정말로 맛있었던 걸까,
새삼스럽게 돌아보게 되네요.
왜 굳이 치킨 맛없다를 주장하는 저자의 의도가 이런 거구나 짐작하게도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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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곳곳에 나오는 몰랐던 사실들이 일단 놀랍게 느껴졌고
그래서 그때 그렇게 세계화를 부르짖었구나 하고, 뒤늦은 이해가 되더라고요^^
저희 동네에선 유명 떡볶이 프랜차이즈가 2개나 폐점했는데
이제는 핫도그나 다른 뜨는 먹거리로 유도되고 있는 건가 하고
뜬금없는 생각도 해봤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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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치느님'에 대한 부분만으로도
저자의 의도를 알게 되어서 재미있게 봤고요.
한식 세계화 하면 김치도 빠지지 않을 테니 김치에 대한 부분도 잘 읽어봤는데요.
Kimchi 표기를 공인받은 건 다행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일본에 한 방 먹은? 건 (양동작전이라고 표현하시던데요)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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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식당에선 늘 중국산 김치가 나오는 건지, 당연한 이유를 알 수있었고차라리 맛있고 특색 있는 국산 김치를 별식으로 판매하는 건 어떨까
대충 생각해봤어요.
김치는 당연히! 그냥 주는 반찬이지,하는
인식이니 아무래도 어려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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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별미라 하는 삼겹살에 대해서도 팩트에 해당하는 점들이 놀랍기도 했어요.
우리 나라에서 키운 돼지를 수출할 때 남은 부위 때문에 새로운 메뉴가 개발된 것이고
그래서 이제는 흔히들 고기 익어가는 냄새를 떠올리며 삼겹살 맛있다 하는 거라니
별생각 없이 예전부터 흔히 먹었나 보다 하는 거야말로 편견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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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이 사실은 세겹살이라는군요^^)
책 속에서 우리가 맛있다며 먹는 많은 음식들이 다루어져서알쓸신잡 볼 때처럼 푹 빠져서^^ 음식에 대한 지식들을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었어요.
매실에 대한 뜻밖의 이야기도 볼 수 있었는데요.
사실 곳곳이 제게는 생소한 이야기라 새삼스러울 수도 있는데
해마다 (저자 표현처럼 김장하듯) 일부러
시골에서 사와서 담그는 매실액이
사실은 이런 기원이 있어... 하는 내용을 읽으니 허탈했어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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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이었던 건 단군신화에 대한 저자의 '판타지' 부분인데
저자 분은 마늘 대신 달래를 제시하면서
쑥과 달래가 우리 땅에 흔히 나는 봄철 식물이라는 점을 얘기하셨는데
달래도 먹다 보면 꽤 매운 채소이니 그럴 듯 하다,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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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저는 치킨이 맛있지만 ㅋ
그래도 이제는 그 맛있음이 양념맛이구나 하는 걸 알게 되었네요 ㅎㅎ
고기가 맛있을 정도로 잘 자란 닭으로 치킨 요리를 하면 더 맛있겠지요?
그런 치킨으로 프리미엄 메뉴를 만든다면 기꺼이 먹어보고 싶은 기분 드네요.
점점 많은 사람들이 맛집을 찾고 미식가를 자처하는 요즘인데
흔하게 먹는 음식이 아니라 희소성 측면에서도
입맛을 돋우는 뭔가가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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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 책세상맘수다>
카페에서 책을 받아서 읽어봤습니다.
저와 똑같이 알쓸신잡에서 저자를 봤다며, 제 아이가 저보다 먼저 보는
바람에
나중에야 3장 부분 보면서 혼자 아차, 했네요 ㅋ
두꺼운 책 내용 읽는 게 아직은 버거워보이는데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다며 몇 번을 나눠서 읽는 걸 보니
저처럼 알쓸신잡 생각하고 보는 느낌인가 보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