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교양인 몽테뉴 1 - 전란의 시대
홋타 요시에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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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역사에서 16세기 전반이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찬란한 문화 부흥의 시기라면, 16세기 후반은 종교개혁의 영향을 피해갈 수 없었던 참혹한 종교 전쟁의 시기였다. 이 시기의 처절한 충돌은 다양한 문화적 충격에 대한 획일적인 종교적 포획이자, 강력한 왕권 중심의 국가 건설을 다시 한 번 좌절시키고자 하는 탈중심적 경향성의 발로였다. 미셸 드 몽테뉴, 자신의 시대의 사상엔 너무나도 낯설은 이방인이었지만 자신의 시대를 처절하게 살다간 교양인이었다. 종교의 외피를 둘러 쓴 사상적 독단론과 정치적 잔혹함은 자유로운 사유의 발걸음을 따라간 그에게는 너무나도 낯설은 것이었다. '에세'(수상록)라는 글쓰기는 바로 이러한 그의 생각을 표현한 그릇이자 그 내용물이었다.

이 책의 미덕은 바로 이러한 역사적 현실과 개인의 사상이 잘 짜여져 있다는 데에 있다. 몽테뉴의 저작들에 대한 이해, 몽테뉴 개인의 삶에 대한 애정 깊은 시선, 복잡하기 그지없던 당시 정치적 판도에 대한 통찰, 그럼에도 놓치지 않고 있는 장기지속적인 일상생활의 모습들 등 개인의 다양한 차원과 당시 현실의 다양한 차원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 대중적인 차원에서, 몽테뉴에 대한 전기로도 손색없지만, 16세기 후반 프랑스에 대한 폭넓은 역사서라고 해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

PS: 하인리히 만의 소설 앙리 4세, 영화 여왕 마고, 노스트라다무스 등은 이 시대한 이해를 보다 잘 도와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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