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카치아피카스, <신좌파의 상상력> 서평: 부산일보

68혁명 관심 가져야 할 이유
조지 카치아피카스/이재원 옮김/난장/2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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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사진이 전달하는 힘, “총탄 대신 꽃을, 증오 대신 사랑을”이란 제목의 이 사진도 마찬가지다. 때는 1967년 10월 21일 미국 워싱턴DC의 국방부 앞. 이날 10만여 명에 달하는 반전시위대는 자신들에게 총검을 겨누고 있는 2천5백여 명의 군인들과 대치 중이었다. 그때, 17세의 여고생 캐시미어가 느닷없이 앞으로 걸어 나와 군인들의 총부리에 꽃 한 송이를 꽂으려고 했다. 비록 이 날의 시위는 6백80여명이 체포되는 것으로 끝났지만, 자신들을 위협하는 군인들에게 말을 건네 총을 내려놓고 동참하라고 말하는 듯했던 이 사진은 위대한 반전사진 중의 하나가 되었다.

이번에 새로 번역돼 나온 <신좌파의 상상력: 전세계적 차원에서 본 1968년>(조지 카치아피카스/이재원 옮김/난장/2만8천원)에 실려 있는 사진이다. 책은 1968년 전 세계를 뒤흔든 신좌파운동에 대해 다루고 있으며, 1999년 국내에도 처음 소개된 후 이번에 살을 더해 재출간됐다. 미국 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 연구원인 지은이는 이번 수정증보판을 “‘2008년 5월의 한국 민중들’, 특히 10~20대 젊은이들에게 바친다”고 밝혔다.

그가 꼽는 ‘68혁명’의 특징은 인류 역사상 최초의 동시적인 세계적 격변이자, 자본주의가 번영을 구가하던 시기에 자본주의 내부에서 일어난 혁명이며, 혁명 주체들이 정치권력 획득을 명시적으로 내걸지 않은 채 세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점 등이다. 물론 운동 내부의 성차별, 운동의 직업화·전문화, 기존 권력구조의 막강한 흡수력 등의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8혁명은 "곧 다가올 세계사적 폭발의 최종 리허설"이라는 게 그의 주장. 그리고 오늘날 ‘68혁명’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있다면, ‘연속성’. 그 연속성은 수많은 문제를 양산하고 있는 당대 세계체계의 구조를 바꾸려면 무엇보다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깨달음이라고 한다. (김은영 기자 | key66@)

[출처] 조지 카치아피카스, <신좌파의 상상력> 서평: 부산일보|작성자 난장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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