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몽, 고구려를 세우다 역사 보물창고 4
강숙인 지음, 양상용 그림 / 보물창고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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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러운 우리의 역사 고구려.

그 꿋꿋하고 강인했던 기상은 고구려의 건국 신화 속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작가는 신비로움과 특별함이 더해진 고구려의 건국 이야기를, 이규보의

한문 서사시인 '동명왕 편'에 근거하여 새롭게 동화 형식으로 펼쳐냈는데요.~

고대 신화 중에서도 가장 극적이고 풍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고구려의

건국 신화답게 무척 흥미진진하고 섬세한 내용으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이 책의 시작은, 백운거사 이규보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마음으로 의지하던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세상일에 허무함을 느끼던

이규보는 개경 천마산 산속에 있는 암자에 들어와 시 짓는 일에

몰두하고 있었습니다. 이규보는 암자의 주지 스님과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동명왕' 이야기를 서사시로 쓰리라 다짐하게 되지요.

 

하늘을 다스리는 천제에게는 총명하고 굳센 기상을 지닌 해모수라는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는 어려서부터 지상에 내려가 백성들을 다스려보고 싶은 꿈이 있었지요.

 

청년이 된 해모수는 천제의 허락을 받아 옛 부여 땅으로 내려가,

백성들에게 바른 도리와 지혜를 가르쳐 주며 존경받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천제와 약속했던 백 일 동안의 시간은 아쉽게 흘러갔고

자신의 못다 이룬 꿈을 대신 이뤄 줄 아들을 지상에 남기고 떠나기 위해

하백의 딸 유화와 혼인을 하게 됩니다.

 

하백은, 해모수가 자신의 딸(유화)과 혼인을 하고도 함께 하늘로 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계략을 꾸몄으나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결국 해모수는 하늘로 떠나 버리고, 유화는 하백의 노여움을 사 태백산

아래쪽에 있는 우발수라는 연못으로 귀양을 가게 됩니다.

 

한편, 금와 왕은 슬피 울고 있는 여인의 꿈을 자주 꾸었는데

그로부터 얼마 후 우발수 물 속에서 유화를 구해 자신의 궁궐로 데려옵니다.  

 

유화가 궁궐에서 지내던 어느 날, 아주 밝은 빛이 들어와 유화를 따라다니며

비추었는데 그 뒤 점점 배가 부르더니 이듬해 4월에 다섯 되 정도 크기의

커다란 알을 낳았습니다. 금와 왕은 사람이 알을 낳은 것은 상서롭지 못한 일이라며

알을 내다 버리라 했지만, 짐승들은 해를 끼치기는 커녕 알을 지켜 주었지요.

 

결국 알은 유화의 품 속으로 돌아오고, 유화의 눈물에 의해 깨어진 알 속에서는

우람한 옥동자가 태어났는데, 그가 바로 활을 잘 쏘는 사람이라는 뜻의 '주몽'이었습니다.

 

주몽은 일곱 왕자를 둔 금와 왕과 함께 살다가, 대소를 비롯한 여러 왕자들의

시기와 미움을 피해 동부여를 떠나, 졸본천을 도읍지로 삼아 나라를 세웁니다.

주몽의 나이 스물두 살, 나라 이름은 고구려였으며 고구려의 '고'씨를 성씨로

삼았지요.

 

고주몽, 즉 동명왕은 그 후 비류국을 얻은 후 동부여에 남겨 두고 온

맏아들 유리를 태자로 삼고 새 나라 고구려를 더욱 탄탄하게 다지게 됩니다.

 

 

 

 

신화를, 그저 단순히 신비스럽고 재밌는 이야기로만 접한다면 그 속에 품은 뜻과 상징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겠지요. 어쩌면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치부되고 말지 모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기존의 건국 신화를 다룬 여느 책들과는 다르게

무척이나 섬세하고 구체적인 묘사가 돋보이는 이야기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유화가 하늘 신의 아들 해모수를 어떻게 만나 혼인을 하였는지,

하백이 자신의 딸을 해모수와 함께 하늘로 보내기 위해 어떤 계략을 꾸몄는지,

또 금와 왕과 유화가 어떤 과정으로 만나게 되는지...

각각의 장면이 서로 매끄럽게 이어지고 한 편의 긴 영상을 보는 듯,

자연스러운 흐름이 느껴져 읽는 내내 이야기 속에 푹 빠져들게 되더군요.

 

우리의 소중한 역사의 바탕이 되는 건국 신화, 그 중에서도 굳건한 고구려의

건국 신화를 이렇듯 흥미로운 이야기로 만나니 더욱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스로마 신화 등... 신화를 즐겨읽는 아이도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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