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작가정신] 이어도사나

이어도 사나 ㅣ 어린이작가정신 어린이 문학 11
김영욱 지음, 최성아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16년 1월

이어도사나...

오래전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구전 민요 이어도사나.

예로부터 제주 사람들은 이어도를 고달픈 이승의 삶 저 맞은편에

있는 낙원, 이승으로 돌아올 수는 없지만 사시사철 먹을거리 걱정 없이

편히 쉴 수 있는 무릉도원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바다 일을 하러 오가던 해녀들은 배 위에서 노를 저으며

고된 노질을 계속한 기운을 내기 위해,

척박한 환경 속 고된 삶의 한을 풀어내기 위해

이어도사나 라는 노랫가락으로나마 이어도를 그렸습니다.

노랫가락에 담긴 애환이 고스란히 이야기로 전해지는 이야기의 <이어도사나>

이 책은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이상향의 섬에 투영하여

환상의 섬이자 여인국인 이어도에 다녀온 소년 동지의 이야기를

신화와 역사를 오가며 아름답고 신비롭게 구성한 내용이에요.

이 책의 주인공 동지는 바다로 고기를 잡으러 다니는 아버지와

뭍에서 온 새 엄마 그리고 새 엄마가 데려온 대학생 영등형과 함께 살고 있어요.

제주 토박이인 동지와 형인 영등은 사고방식이 완전 달라요.

거친 제주 앞바다에 물질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는 엄마를 그리워하는

동지는 한 번 가면 돌아올 수 없다는 전설의 섬 이어도에 엄마가 있다고 믿지만

형은 실제로 존재하는 수중 암초로만 바라봅니다.

이 이야기에서 영등 형의 존재가 눈에 띄는것은 동지와 시각이 달라서만은 아닙니다.

이어도의 수중지형을 연구하러 해양과학기지가 있는 이어도를 향해 떠나게 되는데

한 번 가면 돌아올 수 없는 섬이라는 말이 진짜라는 듯

거센 태풍에 영등형마저 실종되어 버리고 만 것이에요.

이야기를 급박하게 돌아가고 조금 무섭기까지 한데요,

그것이 현실과 환상, 신화와 역사가 맞닿아 이야기가 전개되어요.

미르 여신이 다스리는 이어도는 금남의 구역 여인국입니다.

소년 동지가 전생에 다녀왔던 곳인 동시에 설화 속의 세계이기도 하죠.

그곳에서 동지는 그토록 그리워했던 엄마와 잃어버린 형을 만나게 되어요.

여기서는 더욱 판타지틱한 전개가 펼쳐집니다.

엄마는 이승의 기억을 모두 잊어 아들 동지를 알아보지 못하고

영등은 미르 여신에게 붙잡혀 영등 대왕 설화에서처럼

외눈박이 바다괴물에게 던져질 운명입니다.

이에 동지는 엄마의 기억을 되살려재고 붙잡힌 형을 구해야 합니다.

동지는 엄마와 형을 데리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이야기가 급박스러운 긴장감이 곳곳에 있어 손에서 내려놓기 힘들었어요.  ^ ^

아이도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습니다.

역시 계모들은 못됐다 그러면서 아주 집중해서 보더라구요.

또한 아름답고 신비로운 제주 특유의 느낌을 잘 살렸기에

더 궁금하고 기대되고 잔잔한 아름다움을 가득 느낄 수 있었네요.

봄 되면 유채꽃보러 제주 놀러가고 싶어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