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나무] 느리게 빠르게

느리게 빠르게 ㅣ 걸음동무 그림책 14
이자벨 미뇨스 마르틴스 글, 베르나르두 카르발류 그림, 임은숙 옮김 / 걸음동무 / 2013년 2월

<느리게 빠르게> 이 책은 아이에게 위로를 준 책이자

 저의 마음을 무겁게 해준 책이기도 합니다.

아이가 행동이 느린편이라 언제나 제 입에서는

"빨리빨리!" 라는 단어를 달고 살고 있어요.

아이의 행동을 조금이라도 변화시켜주고자 한 말인데,

아이가 커갈수록 그걸 잔소리로밖에 받아들이지 않는거 같더라구요.

아이와 점점 사이를 멀게해주는 단어이기도 하구요.

그렇게 고민이 많던 저에게 이 책은 무거움으로 다가오기도 했답니다.

시간은 천천히 걷는 산책도, 힘껏 뒤는 경주도 좋아 하지 않아요.

그저 우리한테 이래라 저래라 명령을 내릴뿐이지요.

이른 아침부터 잠들 때까지 온종일 듣게 되는 소리입니다.

빨리빨리! 천천히!

한 장의 페이지에 두 가지 상황으로 나뉘어요.

1. 빨리빨리!  아침밥이 다 식겠네.

2. 천천히!  하마터면 우유를 흘릴뻔 했어.

1. 빨리빨리!  아직 신발을 안 신었네.

2. 천천히! 단추를 제대로 채워 입어야지.

1. 빨리빨리! 스쿨버스가 오고 있어.

2. 천천히!  조심해.  그러다 다치겠다.

1. 조금만 빨리빨리...  경쟁에서 이기고 싶지!

2. 조금만 천천히...  모두 헛수고가 되면 안되잖아.

이 두가지 상황에 저는 전자의 빨리빨리 엄마에 해당합니다.

큰 아이에게는 한번 지나간 시간은 다신 돌아오지 않으니

언제나 할 일을 미루지 말고 제때에 하라는 조언도 자주 했구요.

제 성격이 또 급하다보니 아이의 조금 느린행동이

눈에 많이 거슬렸을수도 있겠구나 싶었답니다.

무거움으로 다가온 책이 가볍게 되기까지는

저와 아이 모두 노력이 필요할 거 같아요.

느리게 혹은 빠르게...  아이와 엄마의 속도가 참 중요하달걸...

아이의 속도에 엄마가 맞추어 주어야 한다는걸...

저에게는 많은 부분 반성하는 계기가 되는 책이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