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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ㅣ 독깨비 (책콩 어린이) 23
마이클 모퍼고 지음, 피터 베일리 그림,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그 날을 정확히 기억합니다.
2011년 3월 11일. 규모 9.0의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수많은 희생을요...
강진 발생 이후 초대형 쓰나미가 센다이시 등 해변 도시들을 덮쳤고,
건물 붕괴와 대형화재가 잇따르며 후쿠시마현에 위치한
원전의 가동이 중지되면서 방사능 누출 사고가 발생한 대재앙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뉴스를 통해 보았더랬죠.
체르노빌 사고와 비교해가는 이런저런 정보를 보고 들으며
가까이 있는 나라인 우리 나라에서도
걱정을 정말 많이 했지요.
포털사이트마다 국내 지역별 방사능 수치를 나타낸 부분을
꼼꼼히 확인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일본 원전 사고 며칠 이후 비가 온 적이 있었어요.
다들 기억하실거라 생각해요.
아이들 등교길에 마스크며 모자며 우비에 우산을 꼼꼼히
쓰고 등교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어요.
가까운 나라라 해도 바다 건너인데도
공기중으로 날아온다며 긴장속에 겁을 먹었더랬죠.
그런데, 일본 사람들은 정말 오죽했을까 싶어요.
후쿠시마 지역 내 몇 킬로미터 이내 아이들에게서는
벌써부터 이런 저런 병을 앓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들었습니다.
이렇듯 원자력 발전소는 편리하다는 이면에
무척 무서운 재앙을 안겨줄 수 있다는 긴장감이 늘 있는거 같아요.
우리 나라도 원자력 발전소가 몇 군데 되지요.
어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마지막 3차 양자 토론에서도
고리원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귀기울였더랬어요.
자료를 찾아보니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중고부품 납품비리와
정전사고 은폐,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납품등의
비리로 마을 곳곳에 안전을 보장하라는 거친 문구의 원전폐쇄 현수막과
불안함에 떨고있는 마을 주민들의 현실을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집으로> 이 책에서도 원자력 발전소의 건립을 반대하는
모습이 그대로 그려지고 있어요.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이야기로 원자력 발전소의
장 단점을 생각해 볼 수 있었구요.
책에 인상적인 문구가 있어 소개하려 합니다.
"그 골치 아픈 물건을 거기에 세운 작자들은 누가 됐든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할 거요. 맨날 말썽만 부리다가 문을 닫았으니."
"그럼 지금은 발전소가 가동되지 않는다는 말씀이신가요?"
"구식이야. 낡아빠졌고, 쓸모가 있어야 말이지.
그런데 어찌해야 하는 줄 아시우?
저 발전소를 통째로 콘크리트로 뒤덮어야 했다오.
못해도 2백 년은 저대로 둬야 방사선이 누출돼서
우리를 죄다 줄일 일이 안 생길 거라나... 미칫짓이야.
발전소를 짓기 전에 저 자리가 어떤 자리였는지 생각해보면 더하지.
야생 습지가 눈 닿는 데까지 끝도 없이 펼쳐져 있었는데 이제 다 사라져 버렸소."
정말 느끼는게 많은 이야기였습니다.
지금까지는 그저 어른들의 걱정이고 뉴스거리로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어줌으로 아이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상세히
알려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거 같아요.
책을 다 읽은 지금 시점에서도 생각이 많아집니다.
여운이 크게 남는 책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