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미안 - MBC 휴먼다큐 사랑
노경희 지음, 김령하 그림, 김인수 PD / 동아일보사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노경희 장편 동화  /  김령하 지음

 

* MBC 휴먼다큐 사랑 *

 

 

 


이 책은 'MBC 휴먼다큐 사랑' 중 한 편으로 방송됐던

 

<엄마, 미안>을 원작으로 쓰여진 이 이야기는 꼬마 서연이가

주사와 쓰디쓴 약으로 가득 찬 어린이 병동에서 겪었던

모험과 우전, 만남과 이별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여기는 어린이 병동 721호 방송국 PD 아저씨들이

최서연이라는 아이를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글이 올라온 사연인 즉,

"아야"를 보러 와 주세요.

** 대학 병원 7층 어린이 병동 721호에는 주사를 맞아도

울지 않는 '아야'라는 아이가 있습니다.

아야가 맞는 주사는 보통 주사가 아닙니다.

바늘도 굵고 맞아야 하는 종류도 여러 가지여서 매일같이

몇 대씩 맞아야 합니다.

그래도 아야는 웬만해서는 절대 울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이는 한 살도 되기 전에 병원에 입언을 해서

네 살이 된 지금까지 계속 병원에서 살고 있는데, 그동안

하도 주사를 많이 맞아서 그렇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예방주사 한 대 맞을 때도 울고불고 난리잖아요.

그런 애들에 비하며 아야는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아이라고 생각합니다.

참, 아야의 진짜 이름은 최서연입니다.

 

서연이의 사연을 방송국 게시판에 올린 사람은 바로 6인실 방을 함께 쓰며 병마와 싸우고 있는 12살 소년 찬호였습니다.

사실 처음에 찬호는 열두 살에 아파서 학교에도 못다니는 데다가 아빠는 돌아가셨고, 엄마는 일하시느라 병원에도 자주 못 오시니 이쯤이면 충분히 힘겨운 현실이라 생각되었지만, 지금 자신이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걸까에 좀처럼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않다고 해요.  

그때 함께 방을 쓰고 있는 서연이가 눈에 들어온 것이죠.

어려서부터 너무 많이 아파서 '엄마' 소리보다 '아야' 소리를 먼저 했고, 자기도 모르게 하루에도 무수히 '아야,아야' 하다 보니까 어느새 자기 자신을 '아야'라고 부르기 시작한 서연이.

병원생활이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낮 동안은 온종일 바쁘게 병원 이곳저곳을 종종거리며 뛰어다니는 서연이가 참 예뻤습니다.

서연이는 간호사 선생님들을 이모라고 부르며 많이 따랐어요.

서연이는 술래잡기를 하며 스테이션 (간호사, 의사 선생님들만의 공간이며, 의료 장비들과 약이 있는 장소)을 드나들어도 간호사 이모들이나 의사 선생님들은 서연이에게 아무런 야단을 치지 않았어요.

때로는 라커 룸에도 들어갈 수 있게 해주고 간호사 이모들의 화장품으로 예쁘게 입술을 발라 주거나 머리핀을 꽂아 주기도 했어요.

서연이가 이런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시가니 하루 중 단 몇 시간 뿐이라는 걸 모두가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5시.   서연이는 매일 오후 5시가 되면 엄마 품에 안겨 주사실로 항해야 해요.

서연이의 주사는 예방 접종을 할 때 맞는 그런 보통 주사가 아니예요.

아예 가슴 한가운데에 주사를 맞기 위해 관이 심어져 있고 거기에 굵은 바즐을 꽂는 거였어요.

살짝만 건드려도 찌릿한 통증이 오건만 서연이는 '아야' 소리 한 마디만 할뿐 견뎌냈습니다.  

위장 전체와 장기 곳곳을 잘라낸 서연이는 먹는 것만으로는 영양을 공급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영양의 일부는 고농도의 주사약 형태로 심장 가까운 중심정맥을 통해 직접 주입해야 하는 것이었지요.

이 주사를 맞지 않고는 뛰어놀 수 없는 것은 물론 살아 있는 것조차 보장할 수 없다고 의사 선생님이 누누이 말씀하셨어요.

주삿바늘을 꽂고 링거대의 주사약을 몇 개씩 주렁주렁 매달고 나면 서연이는 영 기운이 없었습니다.

일단 주사를 맞기 시작하면 꼬박 열 여덟 시간을 맞아야 하기 때문이에요.

다음 날 오전 11시가 될 때까지 꼼짝없이 병실에 매여 있어야 하는 것이죠.

 

서연이는 생후 8개월 무렵 찾아온 구토와 고열에 그저 심한 감기에 걸린 줄 알고 병원에 입원했던 서연이는 그때부터 우유를 먹는 대신 고농도 영양제를 주사하기 시작했고 하루 종일 그 주사를 맞느라 병원을 벗어날 수 없게 되었지요.   노리개 젖꼭지를 입에서 떼어 놓을 수 없게 된 것도 그 무렵이었어요.  

네 살이 되도록 병명조차 알지 못하는 희귀한 병과 싸우며 무려 열 번이 넘는 수술을 감당해야 했습니다.  

듣기만 해도 안타까운 사연을 가졌지만 서연이는 세상 어떤 아이들보다 반짝이는 눈으로 친구들을 바라볼 줄 알았고, 자신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에도 귀를 쫑긋거렸으며, 봄난 꽃들처럼 환하게 소리도 내지 않고 웃었습니다.

 

찬호와의 이별은 너무나 가슴 아팠습니다.   용감하고 씩씩하고 대견한 아이였는데, 모두가 그리워 할거예요.    이별은...  참으로 어려워요.

종우는 완치 메달을 걸고 당당히 집으로 돌아갔고, 머리카락도 나고 있고, 축구공을 차러 공원에 나갈 만큼 체력도 좋아졋어요.   그리고 그렇게 소원하던 대로 초등학교에 입학했지요.

퇴원을 하고 대구로 내려간 영지 역시 학교로 돌아갔어요.   걸음걸이가 불편해지고 한쪽 눈은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박찬호 선수가 준 야구모자를 쓰고 그토록 지긋지긋했던 학교로 돌아가게 된 것은 무엇보다 찬호 때문이었어요.   개학을 앞든 영지는 오빠가 그렇게 가고 싶었는데 못 갔다면 내가 가지 뭐, 하더니 학교에 가서는 첫 시험에 국어 100점을 맞았어요.

영지는 시험지 뒷장 맨 끝에 이렇게 써 놓았어요.   '보고 있나?   박찬호?'

하늘나라에서 아마 찬호는 대견해 하겠지요

서연이도 퇴원을 염려하는 의료진을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처음에는 일주일만 집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시작한 도전이지만 벌써 3주가 흘렀어요.   혹시 열이 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가까운 병원에 가서 통원 치료를 받으며 하루하루 도전은 이어 가고 있지요.

집으로 돌아온 서연이는 자기를 더 이상 '아야' 라고 부르지 않아요.  

 

서연이의 이야기가 방송된 후 서연이를 돕겠다는 마음들이 모였어요.

그 온라인 카페는 만들어진 지 6개월도 안 되어서 회원 수가 만 명이 넘었습니다.

서연이를 위해 당장 필요한 성금이나 헌혈증은 물론 가족들을 위해 한우를 보내 오는 등 전국 곳곳에서 따뜻한 마음이 배달되어 왔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서연이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서연이가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시련 앞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고 예쁘게 웃을 수 있는 아이이기 때문입니다.

엄마를 위로하고 아빠 손을 잡아줄 줄 아는, 그래서 우리는 서연이를 통해 피로를 회복하고, 행복을 느끼고, 기적을 보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서연이의 병명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도 다행인것은 예전보다는 병원에서 지내는 날들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지요.

얼마전 오디션 프로그램 케이팝이 인기리에 막을 내렸는데요, 거기에 백아연이라는 소녀가 나왔어요.   어렸을때 악성 림프종이라는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지금은 너무나 건강해지고 자신의 꿈을 이룬 모습에 사람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었죠.  

서연이에게도 언젠가 어린시절을 추억하는 날이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어렸을때 내가 좀 아팠었지.   그치만, 지금은 누구보다 건강한걸...'   이렇게 말이죠.

아직은 어린 서연이지만, 너무나 의젓하고 엄마가 더 아파할까봐 미안하다는 말을 건네는 천사같은 서연이의 사연을 읽으며 가슴이 많이 아팠지만, 희망을 보기도 했습니다.

이젠 그만 아파하고 행복이 서연이의 앞날에 놓이게 되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너무나 예쁜 서연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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