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와 향신료 1 - Extreme Novel
하세쿠라 이스나 지음, 박소영 옮김, 아야쿠라 쥬우 그림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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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루어 주목받기도 했지만, 최근 높은 퀄러티의 애니메이션이 방영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이다. 최근 일본에 갔을 때 애니메이션 상품점 마다 늑대와 향신료 원작소설이 그득하게 진열된 것을 볼 수 있었다. 내가 구입할 때만 해도 1권이 품절 상태더니만, 지금은 2권이 교대로 품절 상태다.

 폐가치절하니, 신용매도니, 금밀수니 각권의 중심 소재가 되는 얘기들이 그리 녹녹치가 않다. 물론 경제학 소양이 제로에 가까운 내 무식함 탓이 크지만. 그래도 억지로 짱돌을 굴려가며 읽으니  매 권 위기에 처하지만 호로의 조언과 자신의 기지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로렌스의 장사 얘기는 흡사 추리 소설을 읽을 때와 같이 스릴과 긴장을 선사해주었다.

나와 같은 무식한들을 위해서라도, 안 굴러가는 짱돌 굴려야 되는 얘기들의 나열로 끝이 아니다. 새침하고 귀여운, 또 한편으로는 범접할 수 없는 위엄과 공포의 대상인 호로가 로렌스와 somthing을 가지는 과정에는 절로 미소가 떠오른다. 신이라 불리우는 호로의 귀여운 모습들 하며, 로렌스 앞에서 새침한 모습들이란 정말!!!

  니메이션 탓에 보긴 했지만, 원작만으로도 빼어난 수작이었다. 식상한 하렘 러브물 일색인 라이트 노블이 이런 식의 소재도 다룰 수 있구나 하는 점에 놀랬고, 색다른 사랑 얘기에 긴장된 마음을 마음껏 이완 시켜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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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 신곡 강의 - 서양 고전 읽기의 典範
이마미치 도모노부 지음, 이영미 옮김 / 안티쿠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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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 이탈리아 향수에, 최근의 단테 완역본 독서 경험으로 촉발되어 구입했다. 커버만으로도 심플하고 예쁜데, 그로도 부족해 덮개 까지 있으며, 최고급 종이에 인쇄된 것은 지나친 호사로 보였다.

다소 지나쳐보이는 외양 마저도 '신곡강의'에서는 고풍스러운 향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리스 고전에서 출발해 단테의 사상배경을 아우르기도 하고, 단테의 신곡을 현대적 의미에서 고찰해 보기도 한다. 고전 그리스어, 이탈리어등 다양한 언어를 분설해가며 사유의 기원을 쫓고, 다양한 고전들을 인용해 가며 이해를 돋운다. 나에게는 벅찬 향연이었지만, 그 고급스러운 인문학 향연의 끝자락을 맛본 것 만으로도 행복했다.

일본의 서점에 비치된 막대한 고전 번역서를 보고 이미 우리와의 격차를 느꼈지만, 단테 신곡 강의를 읽어보며 다시금 일본의 인문학 수준을 절감했다. 우리나라도 언젠가 이러한 책, 강의를 내놓을 수 있는 수준에 놓였으면 좋을련만. 최근의 인문학 위기론을 바라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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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 Ark 3 - 완결
후유키 네아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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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씬 오래 갈 거라 여겼는데 벌써 완결이다. 좀 더 길었으면 좋았을 것을. 3권 완결이라고 해도 처음 던졌던 의문들은 빠짐없이 풀렸으니 얼렁뚱땅 끝냈다고도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전의 리뷰에서 예상했던 대로 그 분이 최종 보스다. 그 분은 물론이요, 그 분에게 희생당한 세 명의 여자들도 저택의 광기의 희생자였을 뿐이었다.

어디 한 군데 구멍난 데 없이 얼개가 꽉 잡힌 결말이긴 하지만 뭔가 좀 아쉽다. 조금 더 템포를 천천히 가져간다거나 내용을 늘렸으면 좋았겠는데. 해당 작가의 장편을 차기작으로 만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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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의 왕 6
타카시게 히로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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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C초반, 갑자기 '출현한 식물' 들이 지상을 뒤덮는다. 폭발적인 식물들의 번성에 도시는 황폐해지고, 식량이 부족해지며 인류는 괴멸적인 타격을 입는다. '플랜트 버스트'라고 명명된 이 재앙이 왜, 어떻게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제 인류는 살아 남기 위해 식물들과 가망없는 싸움을 시작해야만 한다.

 '묵시록적 재앙'으로 지금의 문명이 사라져 버린다는 만화책은 언급하기가 힘들 정도로 무수히 많다. 그런 만화책들을 읽으며 '왜 번성하던 인류가 멸망해버렸는지'를 따라가보는 것은 아무리 봐도물리질 않는다. 그 이상으로 스토리를 뒤받침하는 과학지식이라든가, 현대 과학 기술 문명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흥미거리다.

'스노우 볼' 이론이라든지, 식물들간의 '네트워크'라든지, '평행세계론' 과 같은 낯선 얘기들은 무식한 인문학도인 내겐 신선한 자극이었다.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한다든지, 지구 온난화로 물바다가 된다든지, 핵전쟁으로 재앙적 타격을 입는다는 얘긴들을 봤어도 저 식물들 탓에 인류가 멸망의 위기에 처한다는 얘기는 듣도 보도 못했다. 그만큼 색다르고 흥미롭다는 얘기. 만화에서는 배경으로나 쓰여 있는지 없는지 헤깔리고, 평소에도 그저 채소, 시원한 녹음을 주는 나무가 징그럽게 번식한다든지, 마치 동물처럼 살아 움직인다는 발상이라니...

익숙해지면 되려 좋아보이지만, 그림체 탓에 녹색의 왕을 보는 것을 한동안 주저했었다. 과학지식이나 색다른 설정도 좋지만 '정보 통합학' 이라는 황당한 학문이라든지, 아스트랄한 경지에 까지 가버린 평행 우주론에는 적당히 브레이크를 밟아 주면 좋겠다.

  색의 왕을 보고 새삼 집 안,팎을 둘러보니 관상용 나무, 꽃들이 잔뜩 보인다. 쟤네들이 인간에게 적의를 품고 무한 번식 한다든지, 거대한 로봇처럼 이족 보행을 할거라고 생각하니 기분좋겠만 여겼던 저 푸른색이 섬뜩하게 보인다.

이제 녹색의 왕도 절정에 이른 모양새다. 전세계에서 출현한 알레투사들과 초대형 홀 알레투사, 우주에 까지 출현한 알레투사들은 절정을 예고하는 신호들이다. 과연 식물들의 목적은 무엇일까? 인류는 식물들과의 싸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호기심을 풀어줄 다음 권들이 빨리 나와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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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 원전으로 읽는 순수고전세계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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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 황제로 익히 잘 알려진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에세이다. 스토아 학파의 대표적 인물로 뽑히는 만큼 그의 잠언은 공동체에 대한 헌신, 쾌락과 죽음의 극복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막 군대를 앞둔 입장이기에 공동체에 대한 헌신과 쾌락과 죽음의 극복에 관한 얘기들에서 많은 위안을 얻었다.

 

죽음은 언제나 네 곁에 있음을 있지 말라.

만물은 순환한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변화일 뿐이다.

인간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만 존재한다.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노력해라.

이성을 따라라.

자연물은 중립적일 뿐이다. 자연을 탓하지 말라.

화를 내는 것은 가장 추악한 짓거리다.

다른 사람의 잘못에 관대하라.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에서 아우렐리우스 황제는 몰락해가는 제국의 영광을 위해 온몸을 던져 헌신했고, 자신에겐 근엄했으며 타인에게는 자비로운 황제로 묘사된다. 명상록에서도 숨겨도 숨겨지지 않는 그의 고결한 인격이 듬뿍 묻어나온다. 명상록을 읽고나서 아우렐리우스는5현제라는 별칭이 부끄럽지 않은 위대한 황제였으며, 그 이상으로 고결한 인간이었을거라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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