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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중세사 - 유럽의 형성과 발전
브라이언 타이어니 외 지음, 이연규 옮김 / 집문당 / 198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가끔식 책에대한 아무런 사전지식도 없이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본다. 덤웨이터에 그득히 쌓인 책들에는 나와는 다른 취미와 전공을 가진 이들이 그 책들을 빌렸고, 그 책들이 일단 빌려진 이상에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그렇게 고른 책들은 대부분 괜찮았다. 때로는 대박을 고르기도 한다. 이 책은 대박의 경우에 속한다.
이책의 단점은 외형적인 면 뿐이다. 출간된지 오래되었기에 누런 표지는 촌스럽고, 깨알만한 글씨는 난독증을 유발한다. 일반적인 표기법과 좀 다른 고유명사 표기법도 조금 당혹스럽다.
반면 서양중세사는 교과서의 깊이와 개설서의 흥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이 두가지 점을 만족시키는 책은 좀처럼 없다는 점에서 최고의 교과서요, 개설서다. 원래 대학 중세사 교제였던지라 중세의 정치, 종교, 사회, 예술, 경제 전 분야에 대해 다루어진다. 또한 현상을 나열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의미와 심도 있는 분석이 곁들여진다. 여기서 끝이라면 지겨운 교과서에 그치겠지만, 군데 군데 다른 책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흥미로운 일화들이 덧붙여진다.
중세사에 대한 지식에 체계를 잡아주는데다 재미까지 있으니 말 다했다. 중세에 대해 알고 싶다면, 유명한 호이징거의 중세의 가을보다도 이 책을 더 권해주고 싶을 정도다. 다만, 개정판이 나와 활자크기, 고유명사, 표지나 수록지도문제만 해결해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