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로마인의 24시간 알베르토 안젤라의 고대 로마 3부작
알베르토 안젤라 지음, 주효숙 옮김 / 까치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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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제국 중 하나이자, 근,현대 세계를 지배한 서구문명의 모태가 된 로마제국. 그 뚜렷한 족적만큼이나 로마제국에 관한 책은 그야말로 봇물을 이룬다. 그러나 그 대부분은 로마인 이야기를 필두로 '로마제국'에 관한 책이지 정작 '로마인'이 어떠했는가는 잘 다루지 않는듯하다. '고대 로마인 이야기의 24시간'은 여태껏 보이 못했던 바로 그 '로마인'이야기이다.

 

다큐멘터리 제작에 자주 참여했다는 작가의 이력답게 이 책을 읽다보면 잘 짜여진 다큐멘터리를 보는듯하다. 아니 1인칭으로 묘사된 세밀한 묘사를 읽다보면 흡사 내가 서기 114년의 로마 한복판에 있는 듯한 착각마저 느껴진다.

 

로마제국관련 서적을 많이 읽어 로마제국에 대해서 좀 안다고 자부했건만 착각이었나 보다. 로마인의 풍요로운 연회에서, 글레데이터의 검투사들, 귀부인들의 화려한 몸치장, 고대 로마인들의 자랑 공중목욕탕, 포룸과 신전 원로원, 활기찬 시장, 인슐라에 사는 군상들, 눈물겨운 노예들의 삶,  지금의 레스토랑 바와 다를바 없는 로마의 식당들. 그야 말로 로마에서 벌어지는 세세한 일상하나하나를 생생히 재연시켜보여주는 작가의 빼어난 묘사와 치밀한 고증에는 정말 입이 다물어지질 않는다. 심지어 금기중의 금기인 로마인의 性생활까지 다 까발러지는 정도라니.

 

요즘 읽은 역사책들 중 가장 색다르고도 독창적인, 거기다 재미와 다양한 지식까지 담고 있는 수작이었다. 비단 로마나 역사에 관심없는 사람들이라도 누구나 부담없이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멋진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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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Ⅰ - 정신의 지도를 그리다 1856~1915 문제적 인간 8
피터 게이 지음, 정영목 옮김 / 교양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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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학과 심히 거리가 먼 학문을 전공하면서도, 어쩌면 내 전공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던 것이 프로이트였다. 대학교 1학년생 내내 읽었던 책 중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인간 무의식 심연을 까발리던 프로이트였고,그를 읽으며 나 자신이 마치 신이라도 된냥 주위사람들에게 개똥철학을 읊조리고 다녔었다. 본 평전 내에서도 학문으로서의 정신분석학이 통속화되던것에 심히 우려를 가졌던 프로이트라면 이런 나를 무척이나 못마땅하게 여기지 않았을까.

 

요즘 많은 평전들을 접하다보면, 너무나도 근엄해보이던 모습으로 나를 바라보던 초상화의 인물들이 젊은 시절에는 그야 말로 난봉꾼 중에서도 상 난봉꾼임이 까발려진다. 그러나 프로이트는 달랐다. 어린 시절부터 프로이트는 돋보이는 모범생이었고,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숨을 거두는 그 순간까지도 그는 모범생과 같이 살았다.

 

'정신분석학과 정치'파트에서 내가 모르던 프로이트의 모습을 많이 보았다. 인간과 이성에 대한 신뢰를 전복한 그라면 '플라톤도 위대하지만 진리는 더 위대하다'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언을 몸소 실천하며 살았을 거라 생각해왔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자신이 낳은 정신분석학에서 조금이라도 엇나가는 이론을 내놓으면(가령 융이나 아들러) 정신분석학은 무시무시한 무기로 돌변해 오이디푸스 증후군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신경증 환자들을 비판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추방해버렸다. 과학과 진리의 신봉자라는 내가 갖고 있던 이미지에 정말 큰 충격을 준 모습들이었다.

 

'프로이트 평전'은 프로이트의 이러한 삶의 흔적을 나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20C 가장 위대한 발견으로 손꼽히는 그의 학문적 성과들을 쉽고 체계적으로 배열해 나간다. 그 사람이 좋아지면 그 사람의 학문도 좋아지는 법이다. 평소라면 읽고 졸기 바빴을 어려운 이론들도 프로이트의 삶의 궤적과 함께 엮여 서술되면 정말 흥미로운 얘기들도 탈바꿈한다.

 

프로이트의 생애를 조명해가면서 그의 이론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소개해주는 좋은 평전이었다. 신나간 범성애자, 시대착오적 남성우월주의자와 같은 오명이 늘 그의 뒤를 따라붙지만 무의식의 발견자라는 위대한 업적 앞에 그 목소리는 한없이 작게들린다. 정신의학, 심리학에서 정신분석학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사회, 문화면에서 프로이트의 족적은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다. 그러한 그의 삶을 본 평전을 통해 접해 보는 것은 분명 의미있는 일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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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의 숲 20 - 신장판
이시키 마코토 지음, 손희정 옮김 / 삼양출판사(만화)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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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 콩쿨에서 고배를 마신 슈우헤이. 애써 평상심을 유지하려하지만 결국 쓰디쓴 패배감을 극복할 수 없었다. 19권에서 슈우헤이의 탈락을 모르고 파이널 진출을 축하했버렸던 카이가 다가온다. 그런 카이에게 슈우헤이는 말하고 만다.'나는 네가 싫었어 초등학교때부터. 너와 만나지만 않았더라면. 카이와 만날 때 마다 나는 네 자신이 얼마나 쓰레기인지 불쌍한 인간인지 알게되버려'

자기가 가장 좋아했던 슈우헤이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부터 뿜어져 나온 검은 진흙을 뒤집어쓴 카이는 눈물을 흘리면서 황망히 자리를 뜬다. 슈우헤이 역시 자제하지 못하고 자신의 나약함을 한껏 들어내버린 자신에 대한 경멸과 패배감에 밤거리를 떠돈다.

 

슈우헤이의 아버지 요우이찌로. 결코 아지노에 대한 자신의 열등감 때문에 슈우헤이에게 콩쿨에 나가라고 한 것은 아니라고 끝끝내 부정해왔던 그. 결국 쇼팽 기일을 기념하여 울려퍼지는 레퀴엠을 들으며 정말은 자기 대신 슈우헤이를 시켜 카이와 대리전을 시켜온 것, 그리고 음악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기만의 음악 세계를 만들어가는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늘 카이에 대한 열등감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슈우헤이 역시 바르샤바의 밤길을 걸으며 카이 덕분에 자기가 이토록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을, 음악에서 승패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다음날 아침 집으로 돌아온 슈우헤이와 父 요우이치로는 밤새 깨달은 일로 할말이 많았을 거다.

 

장장 십수년 만에 카이에 대한 집착에서 해방된 슈우헤이. 자기가 던진 진흙에 맞아 비틀거리는 카이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며 20권이 종료된다. 과연 파이널 무대에서 카이는 또 어떤 놀라운 연주를 들려줄지. 20권 말미에서 흥미로운 행보를 보여준 카이의 라이벌 팡웨이는 또 어떨지 21권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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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 - 유럽 변방의 작은 섬나라 영국이 어떻게 역사상 가장 큰 제국을 만들었는가
니얼 퍼거슨 지음, 김종원 옮김 / 민음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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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제국의 경제사, 사회사에 관해서는 많이 접해봤지만 대영제국의 정치, 군사에 관한 책은 처음 접해봤고 새로운 사실을 많이 배웠다.

 

객관성이 못내 아쉽다.객관적인체 하면서 대영제국의 죄악을 지적하지만 항상 각 장의 결론은 따지고보면 영국은 잘못없다로 귀결된다.

 

그래도 우리나라 식민통치기에 식민지들이 더 잘살았다라는 어디서 많이 들어본 얘기로 시작하더니, '일본식민통치'에 비하면 우리는 얼마나 자비로운가? 하고 자화자찬하는 것 하며, '히틀러의 침공에 굴복하지 않은 것 만으로 우리는 죄를 다씼었다'라는 최종적 자뻑에는 정말 기가막힐 노릇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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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요시키 형사 시리즈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엮음 / 시공사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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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는 있었다. 그러나 추리소설로는 실격이다. 우연이 4개 겹쳐야 완성되는 너무나 작위적인 트릭이라니. 단지 한국인에 대한 사과의 념이 나온다고해서 추천할만 한 추리소설은 아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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