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의 숲 20 - 신장판
이시키 마코토 지음, 손희정 옮김 / 삼양출판사(만화)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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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 콩쿨에서 고배를 마신 슈우헤이. 애써 평상심을 유지하려하지만 결국 쓰디쓴 패배감을 극복할 수 없었다. 19권에서 슈우헤이의 탈락을 모르고 파이널 진출을 축하했버렸던 카이가 다가온다. 그런 카이에게 슈우헤이는 말하고 만다.'나는 네가 싫었어 초등학교때부터. 너와 만나지만 않았더라면. 카이와 만날 때 마다 나는 네 자신이 얼마나 쓰레기인지 불쌍한 인간인지 알게되버려'

자기가 가장 좋아했던 슈우헤이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부터 뿜어져 나온 검은 진흙을 뒤집어쓴 카이는 눈물을 흘리면서 황망히 자리를 뜬다. 슈우헤이 역시 자제하지 못하고 자신의 나약함을 한껏 들어내버린 자신에 대한 경멸과 패배감에 밤거리를 떠돈다.

 

슈우헤이의 아버지 요우이찌로. 결코 아지노에 대한 자신의 열등감 때문에 슈우헤이에게 콩쿨에 나가라고 한 것은 아니라고 끝끝내 부정해왔던 그. 결국 쇼팽 기일을 기념하여 울려퍼지는 레퀴엠을 들으며 정말은 자기 대신 슈우헤이를 시켜 카이와 대리전을 시켜온 것, 그리고 음악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기만의 음악 세계를 만들어가는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늘 카이에 대한 열등감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슈우헤이 역시 바르샤바의 밤길을 걸으며 카이 덕분에 자기가 이토록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을, 음악에서 승패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다음날 아침 집으로 돌아온 슈우헤이와 父 요우이치로는 밤새 깨달은 일로 할말이 많았을 거다.

 

장장 십수년 만에 카이에 대한 집착에서 해방된 슈우헤이. 자기가 던진 진흙에 맞아 비틀거리는 카이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며 20권이 종료된다. 과연 파이널 무대에서 카이는 또 어떤 놀라운 연주를 들려줄지. 20권 말미에서 흥미로운 행보를 보여준 카이의 라이벌 팡웨이는 또 어떨지 21권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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