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란드 사가 Vinland Saga 3
유키무라 마코토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스토리에를 연상시키는 만화다. 진지한 역사물이며, 전란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재 속도가 느리다는 점도 쏙 빼닮은 듯하다.

  만 닮은 건 아니다. 속도 닮았다. 생생하게 전쟁과 주인공의 여정을 그려 내는 솜씨는 히스토리에 못지 않다. 우리나라에선 놀이 기구 이름으로나 널리 알려진 바이킹이라는 생소한 이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것도 독특하다. 광포하고 야만적인 이들의 소박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는 것은 색다른 느낌이었다. '버서커'로 돌변하여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죽이고 마을을 약탈하는 모습이 너무도 담담하게 그려진 것이 오히려 인상적이기도 했다.

  다른 건 다 모르겠지만 스칸디나비아와 영국을 아우르는 대 바이킹 제국을 건설한 크누트 왕은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이 사람이 나오는 걸 보아하니 앞으로의 전개가 결코 심심하지 않을 듯하다. 그리고 전설속 그 분의 후계자라는 아셰라트의 얘기도 어떻게 될런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너스 버서스 바이러스 1
스즈미 아츠시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래봬도 만화책 고르는 데는 제법 까다로운 편이다. 작화, 제목으로 대략적으로 고르고 해당 만화의 리뷰를 몇 편씩 읽어보고 망설이다 본다. 그러나 간혹 이 까다로운 검증을 거치지 않고 단지 '감'으로 고르는 경우가 있다. 희안하게도 '감'으로 고른 만화는 대부분 재미있다. 깜짝 놀랄 만큼 좋은 명작을 발견할 때도 있다.

이 비너스 버서스 바이러스는 그림체를 보고 '감'을 느꼈고, 결국 그냥 충동적으로 보기 시작했다.(사실 며칠 망설이긴 했다.) 이미 내 '감'이란 이유없는 변덕이 아니라, 직관 비슷한 것으로 발전했는지 비너스 버서스 바이러스는 꽤나 괜찮은 수작이었다.

  비너스 버서스 바이러스의 최고의 매력이라면 단연 그림체. 고딕로리 차림의 인형같은 루치아, 오버 니삭스 담당 스미레. 예쁘장한 옷차림을 입고 등장하는 소녀는 정말 인형처럼 귀엽다. 그녀들 외에도 악당들이나 단역들마저 예쁘장하다.

이 예쁘장한 캐릭터들은 소위 '모에요소'를 겸비한 매력적인 캐릭터이기도 하다. 고딕로리로도 성이 안차 츤데레라는 양대 모에 요소를 겸비한 루치아양. 오버 니삭스에 플러스 옵션으로 청순을 부인 스미레양. 하앍하앍.... 절로 숨이 가빠진다.

악마와 비슷한 존재인 '바이러스'와 싸우는 줄거리도 나쁘지 않다. 흔히 말하는 그림체로만 먹고 사는 만화는 아닌셈이다. 루치아의 왼쪽눈과 스미레의 버서커 모드에는 비밀이 숨겨져있다. 루치아의 과거사에는 무언가 깊은 사연이 있는 듯하다. 비단 예쁘장한 그림체 뿐 아니라 이 흥미진진한 줄거리 만으로도 뒷 권이 기대된다.

 '감'으로 고른 만화가 좋은 만화였으니 기분이 괜찮다. 문제는 이 '감'이 올 때가 매우 드문게 문제니. 시간과 돈은 어찌되도 좋으니 감이 팍팍 꽂치는 이러한 만화를 무한히 발견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고! 흡사 스미레 처럼 내눈에도 명작 만화를 발견하는 특수 기능이라도 달려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벡 Beck 31
사쿠이시 해럴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BECK은 참 신기한 만화다. 아무리 쳐다봐도 주인공들의 연주가 들릴리가 없는데도, 나에게는 들리는 듯하다. 그리고 전율을 느낀다. 내가 이상한 걸까, BECK이 지닌 마력일까?

예상대로 31권에선 에디리가 남긴 최후의 곡을 유키오가 노래한다. 아쉬운 것은 그저 간단한 회상씬으로 이 클라이막스를 처리해 버린다는 거다! '지금까지 중의 최고의 곡'을 묘사하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었을까?

에디리의 유곡도 연주했겠다, 최고의 무대에 설 기회도 얻었으니 이제 여한 없이 끝내도 좋겠다. 다음권, 다다음권이 완결이라도 놀라지 않을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NHK에 어서 오세요 8 - 완결
타키모토 타츠히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NHK는 국영방송국이 아니라 방구석 폐인을 양성해 내는 기관이다!'. 이 독특한 케치프라이즈로 NHK에 어서 오세요는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후 실감나는 오타쿠 묘사와 '저렇게는 되지 말아야겠다'라는 반면교사의 교훈을 주는 만화로 그럭저럭 괜찮은 만화였다.

  반 쯤 넘어가니 소재가 떨어졌는지 주인공들을 갈때 까지 간 정신병자로 묘사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주인공들이 오타쿠로 묘사되지만, 비약이 너무 심했다. '이건 어때? 이건 어때?' 라며 무한 자학을 하는 NHK에는 많은 팬들이 실망했고 고개를 돌려버렸다. 결국 영문 모를 급 전개를 거치며 NHK는 막을 내린다. 오타쿠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 대안등을 보여주리라 기대했건만... 혐오스러운 오타쿠 이미지를 가지고 장난친 만화로 끝나버렸다.

  을 한 바가지 쏟아내고 다시 만화를 들쳐 본다. 만화는 둘째 치고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니 역시 무섭다. 왠지 나와 겹쳐보이기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올리버 트위스트 1 - 개정판
찰스 디킨스 지음, 윤혜준 옮김 / 창비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들 그랬듯, 나도 어릴 적에 올리버 트위스트를 한 번 읽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 올리버 트위스트를 인용한 글을 처음 접했다.'소매치기 꼬마 나오는 아동용 소설' 정도의 단편적인 기억 밖에 떠오르질 않았고, 그런가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데 왠걸, 이 아동용 소설의 제목을 그 후 에도 몇 차례나 발견했다. 아동용 동화 따위가 아닌 19C 산업 혁명기의 빈부 격차 문제를 다룬 사회 소설로. 결국 자본론 해설서에 까지 올리버 트위스트가 등장하는 것을 보며, '아동용 소설'을 다시 한 번 읽어야 겠다 결심했다.

  전에 읽은 동화책은 올리버의 모험과 행운에 대해서만 그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제목은 같아도 이 원전 번역은 대영제국의 뒷골목과 수많은 등장인물들의 드라마에도 초점을 두고 있는 완전히 다른 내용의 작품이었다.

사람을 서서히 말려 죽이는 구빈원의 처참한 실상. 그 불쌍하고 의지할 데 없는 인간들을 무자비하게 다루는 범블씨와 자비로운 이사님들. 더럽고 비참한 '세계의 수도' 런던의 뒷골목. 그 추악한 곳에 어울리는 페이긴스와 싸익스의 무리들. 내가 좋아하는 화려한 19C 배경만화의 무대 뒤 실상은 이러했다. 교과서에서 지리하게 언급되는 19C 야경국가와 빈부 격차에 대한 설명에서는 아무런 감흥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너무도 실감나는 올리버 트위스트의 19C를 보면서는, 그 시대가 하류층에게 얼마나 잔인했는지, 지금의 내가 누리는 것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뼈저리게 느꼈다.

올리버가 몇 번이고 악의 손아귀에 넘어가 고난을 겪다, 참 행복을 찾는 다는 이야기는 지극히 전형적이다. 그러나 디킨즈는 이 전형적인 이야기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너무도 재미있는 재담으로 바꾸어놓는다. 유치한 아동용이라고 얍잡아 보았던 것에서, 여느 소설에서도 맛보기 힘든 긴장과 카타르시스를 맛보았다.

올리버 트위스트라는 제목답게 주인공이 올리버고, 전체적인 전개가 그에게 맞춰져 있는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내가 읽었던 동화버전과는 달리 원전 번역에서는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도 비중있게 다루어졌다. 범블씨, 노어, 코오니 부인등의 구빈원 동아리 이야기, 페이긴스, 미꾸라지, 베이킨스, 싸익스등의 런던 뒷골목 동아리 이야기, 로즈와 헤리의 사랑이야기, 올리버의 은인인 브로드무어씨등의 이야기. 올리버 이야기 중간중간에 삽입되는 이들의 이야기들은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르주아, 귀족들의 화려한 연회로 연상되는 19C 뒷 무대의 실상은 어떠했는지, 교과서에서 보다 올리버 트위스트에서 훨씬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또한 아동용 동화로만 여겼던 책이 실은 얼마나 수준 높고 재미있는 작품인지 발견했다. 올리버 트위스트를 다시 읽은 것은 나에게 너무도 많은 선물을 안겨주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