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 식료품점
제임스 맥브라이드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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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타이타닉이 개봉할 당시 이 작품과 맞먹을 정도의 스티븐 스필버그의 노예 무역을 다룬 대작이 함께 오픈을 했다. 결과는 참패로 이어졌지만 당시 무슨 이유에서인지 만인이 선택한 타이타닉이 아닌 아미스타드를 먼저 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아미스타드에 점수를 더 주고 싶었다. 인종 차별에 관하여 겪어 보지 않은 사람조차 피부로 고통을 느끼게 만드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본토 유색 인종 차별을 다룬 제임스 맥브라이드의 하늘과 땅 식료품점을 영화 원작으로 선택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영화 확정 원작인 제임스 맥브라이드의 하늘과 땅 식료품점은 1972년 여름 우물에서 시체가 발견되면서 시작한다. 경찰이 수사를 시작하려고 하였으나 허리케인이 그곳을 휩쓸고 마지막 남은 용의자마저 종적을 감춰버려 그대로 수사는 끝난 듯하며 갑자기 47년 전으로 이야기는 넘어간다. 치킨힐에는 백인, 온갖 국가의 이름을 단 유대인, 이탈리아인, 헝가리인, 루마니아인 등을 비롯하여 흑인까지 모여사는 마을이다.



1930년대에서 1940년대가 배경인 이야기 속 치킨힐은 대외적으로는 세계대전이 휩쓸고 있는 시기이기에 꽤 여러 나라에서 망명을 와 혼잡하였다. 덕분에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고 미워하는 상태이다. 등장인물은 유대인 모셰의 사촌 이삭, 모셰와 초나, 이들의 단짝인 흑인 네이트 러브와 에디 부부, 스눅스라는 굉장히 이상한 목사, 네이트의 조카 도도, 위대한 춤꾼 말라기, 초나의 아버지인 야코브와 회당을 이룩한 샤드와 아내 룰루 그리고 이들의 아이들인 패티와 버니스, 백인 의사 얼 로버츠 등이다.



얼과 초나는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의 길이가 다른 신체적 장애인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성향은 아주 달랐다. 얼은 자신의 아픔에 주눅이 드는 성향이었고 그것의 분노를 유색 인종에게 퍼붓는 쪽이었지만, 초나는 자신의 아픔에 당당하게 맞서 온 마을 사람들에게 선행을 베푸는 사람이었다. 얼은 어린 시절 초나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였으나 대차게 까이고 난 후 무척 그녀를 싫어했고, 초나는 모종의 이유로 얼을 벌레보듯 했다. 서로 미워하고 사랑하는 가운데 마을은 점점 발전을 하며 각자 살아갔다.



도도의 엄마가 죽고 네이트와 에디가 그를 대신 키우게 되었다. 그런데 누가 신고를 했는지 사고로 청력을 잃은 도도를 정신병자로 신고하여 주정부에서 그를 찾아 나선다. 이에 초나는 그를 자신의 집에 숨기고 그곳으로 누군가가 찾아오면 이웃집 버니스의 수많은 아이들 중 하나로 둔갑하여 감춘다. 그러던 어느 날 이곳에 얼이 찾아오게 되고, 그녀는 도도에게 지하에 숨어 있으라고 신호를 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뇌종양을 앓고 있던 초나는 경련을 일으키게 되고 얼은 그녀를 성추행하게 된다.


이에 초나를 구하기 위하여 도도가 밖으로 나와 얼을 공격하고 그는 경찰을 불러 도도를 붙잡아가게 만든다. 탈출하려다가 추락을 한 도도는 온몸의 뼈가 부서진 채 정신병원에 갇히게 된다. 동네 사람들은 그를 구출하기 위하여 각자 자신이 맡은 일을 하기 시작한다. 과연 그들은 도도를 무사히 구출하게 될까? 구출하지 못한다면 도도는 어떻게 될까? 만약 구출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구출하게 될 것이며 첫 페이지에 나온 시체는 왜 거기에 들어가 있었을까? 그리고 누구의 소행일까?


제임스 맥브라이드의 하늘과 땅 식료품점은 한마을에서 발생하는 백인과 나머지 인종 간의 대립을 나타내는 작품이다. 읽다가 보면 자유와 평등이라는 이념 아래 생긴 미국이라는 나라의 병폐를 엿볼 수 있으며 가슴이 아릴 정도로 안타까움을 느낄 때도 있다. 한 줄의 소개만으로도 이런 감정적인 공감은 충분히 불러일으킬 수 있으리라 믿으며 이 부분을 제외하고 읽으면서 재미를 극대화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하여 몇 가지 논하고자 한다.


이 작품은 농담 하나마저도 기독교 성경 책에 기인하고 있다. 가장 먼저 숫자 12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이는 야곱의 아들 12지파를 뜻하는 듯하다. 물론 예수의 12사도를 뜻할 수도 있지만 등장인물을 각각 대입했을 때 어느 정도 흠결이 있는 사람이 꽤 존재했다. 또한 당시 미국은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로 정착을 한 것이 아니라 아직 만들어지고 있는 과정에 있었기에 오히려 야곱의 아들 12지파에 대입하는 것이 더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주인공 중에 이름이 말라기가 있다. 이는 구약 성경의 마지막 예언자의 이름과 동일하다. 이런 그가 작품의 맨 마지막 페이지에 등장한다. 심지어 치킨힐의 모든 비밀을 알고 있는 마지막 사람이었기에 더욱 성경 속 인물과 매치가 잘 되었달까? 물론 그가 치킨힐의 비밀을 누군가에게 발설하였다는 내용은 없다. 그러나 조금 더 확장적으로 생각해 보자면 마을의 비밀을 작가에게 알려준 이가 그라는 것을 우리는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이 작품이 허구이기는 하지만.



세 번째로 '사람의 아들'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사람의 아들은 다른 마을 어딘가에서 주님의 이름을 팔아먹으며 나쁜 짓을 했다는 이유로 마을 밖으로 쫓겨난 남자를 말한다. 책을 읽으면서 아마 많은 분이 한 명을 지목하리라 생각하는데 그 대상은 허를 찌르는 인물로 나중에 드러난다. 이런 그는 정의, 연대, 사랑과 대비되며, 예수와 대치점에 있다. 커뮤니티의 진정한 도덕적 힘은 이러한 위선적인 권위자들이 아니라 약자를 보호하려는 이들의 행동에서 나온다는 작가의 메시지를 더욱 잘 드러나보이게 만드는 인물이다.


마지막으로 네이트 러브와 그의 아내는 아이를 가질 수 없다. 이유는 정확하게 나오지 않지만 50이 넘은 그들은 아이가 없었기에 모셰 부부와 더 잘 지낸다. 그러나 작품의 마지막에 가면 러브의 대는 끊어지지 않고 이어졌다고 나온다. 이는 작가가 말하는 하나님의 사랑 혹은 평등한 인류애가 여러 압박 속에서도 끊어지지 않고 이어졌음을 암시한다. 그 외에 등장인물들에게 권선징악으로 나타나는 결과 또한 하나님의 뜻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기에 종교적인 개념을 가지고 책을 읽으면 다가오는 내용이 더욱 풍성해진다.



제목의 하늘과 땅 식료품점은 단순한 상점이 아니라 모든 사랑이 샘솟는 원천 같은 개념이기에 점점 사는 게 팍팍해져 가는 세상에서 따뜻한 인류애를 느끼고 싶은 분이나, 1930년대에서 1940년대 미국의 문화가 궁금하신 분, 추리 소설 좋아하시는 분, 향후 나올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원작이 궁금하신 분들께 제임스 맥브라이드의 하늘과 땅 식료품점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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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 없는 삶 -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불온한 자유 arte(아르테) 에쎄 시리즈 2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김용준 옮김, 박혜윤 기획 / arte(아르테)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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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책은 유명하여 다들 한 권 이상은 가지고 있지만 내용이 어려워 읽히지 않는 활자의 무덤의 전형적인 예이다. 보이지 않는 사슬을 깨뜨리기 위하여 이번에 아르떼에서 출간한 원칙 없는 삶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소로가 쓴 수많은 글 중 불온한 자유를 사유하는 그의 글을 모아 엮은 것이다. 명성에 걸맞게 한 줄 한 줄이 명언이었으며 꽤 깊은 고찰을 해야만 이해가 되는 부분도 많았다. 그러면 제목의 의미와 그 내용을 살펴보자.




아르테에서 출간한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원칙 없는 삶은 총 6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5부까지는 총 28개 챕터는 소로가 마지막 6부는 3개 챕터는 에머슨의 추도사로 구성되어 있다. 제목의 원칙 없는 삶은 말 그대로의 뜻이 아닌 본질과 비본질을 나누자는 의미이다. 즉,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가면을 쓴 규칙이 아닌 자신의 본질에 대하여 사색한 후 스스로가 만든 그것에 따라 진정한 삶의 가치를 찾아서 살라는 말이다. SNS의 발달로 점점 스스로의 가치를 잃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중요한 지침서가 아닐까 한다.




그의 주장을 몇 가지로 나누어서 살펴보자면 진정으로 배우려 하지 않는 사람들, 돈의 노예로 살아가는 문명, 진정한 소통을 하지 않는 사회, 자연과의 연결 등에 관하여 언급하고 있다. 먼저 진정으로 배우려 하지 않는 부분부터 살펴보자. 그는 단순하게 있었던 사실이나 진리를 배우는 것은 배우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객관적인 사실을 배우고 이해한 후 그것을 현재의 나의 삶에 관계 연결을 시켰을 때 비로소 우리는 찬란하고 아름답다고 말한다. 이렇게 연결되지 않은 역사는 어둠의 시대일 뿐 헛된 일이라고 한다.




다음으로 소통에 관한 부분이다. 호메로스가 붙여 준 '말하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자격을 증명한다는 말로. 그냥 아는 사람과 지인의 만남에 차이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은 똑같이 행동한다면서. 사교가 성찰을 통한 내면 소통이 아닌 오로지 물리적 접촉만을 목적으로 하며 만났을 때에도 스스로를 과장하고 중요한 존재인 척하기에 급급할 뿐이라고 말한다. '말하는 인간'은 말과 이성을 가진 존재이며 이것은 인간만이 가진 특성이라고 한다. 이를 굳이 증명하려는 행위를 하는 게 이미 단순하게 모였을 뿐 진정으로 연계되지 않았다고.




그는 고독과 침묵에 관하여 꽤 자주 언급한다. 침묵은 의식이 있는 영혼이 자기 자신과 교감하는 행위라고 정의한다. 사실, 고독과 침묵에 관해서는 꽤 많은 철학자들이 중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오로지 고독과 침묵만이 좋다고 말하지 않는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사람과 함께 살아가야 하며 침묵은 소리가 있을 때 비로소 그 진가를 발휘한다고. 이를 위하여 매미에게 바치는 아나크레온의 송가를 인용한다. 모든 선율은 침묵을 방해하는 게 아니라 동맹 관계라고 하면서.




다음으로 돈을 숭배하는 것 또한 신랄하게 비꼰다. 돈을 벌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기 위해 돈을 번다는 소로의 말은 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여기에서 돈은 직업과 물질주의를 나타낸다. 소로는 직업이 단순히 돈을 버는 것 이상으로 자신의 영혼을 고양시켜야 한다고 한다. 또한 물질주의의 허영심은 너무나 작금의 현실을 잘 설명하고 있어 누구라도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타인을 상대할 때 혹은 반대의 경우에도 그 사람의 본질보다는 재산을 가지고 가치 판단하는 것에 대한 질타이다.




마지막은 자연과의 연결이다. 그는 자연을 단순한 자원의 집합체가 아닌 인간의 도덕적, 영적 성장의 동반자로 바라본다. 자연은 인간에게 진리와 아름다움을 가르치는 스승이며, 우리가 현대 사회에서 잃어버린 조화로운 삶의 원칙을 상기시킨다. 자연과의 연결은 쉴 공간으로서의 의미가 아니라 인간의 정신과 도덕성을 고양시키는 것을 말한다. 현실은 자연의 일부로서 살아가는 인간이 아닌 자연의 우위에서 그것을 다루려는 삶이기에 그가 시사하는 바가 더 크게 다가온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부분인 인디언 조 폴리스의 마지막 인사를 살펴보려고 한다. 먼저 그가 공동체에게 필요한 학교를 지키는 과정이다. 이들도 시위라는 방법을 택했지만 매우 평화적으로 진행한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조가 그 상대자인 신부의 성향을 미리 파악하여 지능적으로 대처했기 때문이다. 즉, 책임감과 지혜가 겸비된 시위로 조는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고 학교도 지켜낸다. 얼마 전 모 여대에서 사회적 이슈가 되도록 진행한 시위와 비교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조와 함께 소로는 그의 집으로 배를 타고 간다. 꽤 자연 깊숙이 살고 있던 조였는데 그의 집 근처에 오자 소로가 묻는다.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기쁘냐고. 이때 조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어디에 있든 똑같아요.'라고. 이렇게 장소에 따라 흔들림이 없는 그의 모습은 내면의 안정성과 자족의 자긍심을 잘 드러내었다. 게다가 그의 삶을 살펴보면 스스로가 정한 원칙에 의거하여 잘 살아가고 있었기에 더욱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조의 가정 환경에 대하여 묘사하는 부분이다.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할 정도의 지역에 살지만 그의 집에는 상태가 만족스러운 면도날, 아내의 가슴에 달린 은색 브로치, 대형 지도, 시계 그리고 신문이 있다. 이는 자연 속에서 철저히 자연인으로 살고 있는 그이지만 필요한 문명은 받아들이는 모습으로 비친다. 다시 말하자면 전통적 가치관을 지키면서 현대 문명을 자신들의 삶에 공존시키는 자세를 그대로 보여주는 묘사이기에 점차 과학이 더 급속도로 발전하여 혼란스러운 현대인들이 안정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하는 듯하였다.




소로는 이 에피소드 마지막에 이렇게 말한다. '이것이 내가 본 조 폴리스의 마지막 모습이다'라고. 이를 단순한 이별로 받아들일 수 없었던 이유는 책의 뒤로 가면서 조의 말을 인용하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즉, 자신만의 규칙과 자율성을 지키면서 현대 문명을 효율적으로 받아들이는 인간의 모습은 지속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듯했다. 만약 이것이 조와의 만남에 대한 끝 즉 단절을 말하는 것이라면 이후에 조의 삶을 언급하며 그의 삶에 적용시키지 않았을 테니까.




조 폴리스의 마지막 인사는 겨우 3장 분량의 에피소드이다. 각각의 에피소드마다 이렇게 스스로 사고하여 쓰인 사건과 단어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힘이 지닌 도서였다. 다만 스스로에게 아쉬웠던 점은 신화에 무지했기에 은유적으로 끌어온 신화의 의미를 다 몰랐던 부분이다. 아르테에서 출간한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원칙 없는 삶은 어느 날 각 잡고 후루룩 읽을 도서가 아니라 한 챕터씩 매일 읽고 성찰을 해야 하는 삶의 지침서이다. 청소년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연령에 관계없이 누구나 꼭 읽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적극 추천하며 별 다섯 개가 부족한 작품이다.


#원칙없는삶 #헨리데이비드소로 #아르테 #에세이 #철학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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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정세가 한눈에 읽히는 부의 지정학 - 앞으로 5년, 글로벌 경제 질서는 어떻게 재편될 것인가
이재준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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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투자를 위하여 경제 공부를 할 때 간과하기 쉬운 것이 지정학적 경제 나아가 거시 경제이다. 관심 있는 하나의 산업군과 차트에 관한 공부를 잊어버리는 사람은 없는데 이 부분은 뉴스에 나오는 내용으로 간단하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모든 뉴스에는 이면이 있으며 그것의 숨은 의미를 채우는 것이 지정학이다. 오늘 소개하는 비즈니스북스에서 출간한 이재준 작가의 세계정세가 한눈에 읽히는 부의 지정학을 소개해 보려고 한다. 이 도서는 투자자 기본서라고 할 수 있다.



이 도서는 총 10장이며 각 장마다 경제 신문에서 언제나 언급하는 국가들에 관한 내용과 그들 간의 역학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첫 번째 장을 읽으면서 한동안 휩쓸리기 쉬웠던 정치 테마주와 정치 리스크주를 구분하는 법과 정치적 리스크 발생 요인에 대하여 상세하게 설명한다. 사실 책을 읽어보면 이 두 주는 서로 구분하기 굉장히 쉽지만 의외로 눈앞에 닥쳤을 때 견고한 이성적 판단으로 선택하기 쉽지 않아 읽으면서 꽤 인상적이었다.



두 번째 장은 미국 대선의 결과에 따른 전망이 나온다. 1차 트럼프 집권기와 바이든 집권기 그리고 이어질 2차 트럼프 집권기를 비교하면서 분석한다. 이 과정에서 단순히 현재 산업군에 쏠려 있던 일반인의 시야를 미래의 경제 현상으로 끌어다 놓는다. 고율 관세, 불법 이민자 추방, 연준의 금리 인하 등은 결국 소비자 물가 상승, 화폐 가치의 하락으로 이어져 현재는 비트코인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되고 있지만 더 시간이 흐른 후에는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네 번째 장은 미중 무역 전쟁에 관하여 분석한 글이다. 흥미로웠던 점은 이들이 처음에 사이좋게 지낼 수밖에 없었던 이유부터 지금 갈라설 수밖에 없는 원인까지 설명하는 과정이다. 온갖 어려운 말로 점철시키려면 얼마든지 가능한 파트가 경제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들을 치킨집을 운영하는 부부로 비유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꽤 직관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게 하였다. 주방을 꽉 잡고 있던 아내와 영업과 배달을 맡고 있는 남편. 그러나 수익의 대부분은 남편의 차지이다.



이때 아내는 슬그머니 화가 나기 시작한다. 분명 나도 고생을 했고, 맛은 내가 내는데 왜 수익은 저 인간이 더 많이 가져가는 거야! 결국 아내는 혼자서 독립할 것을 결심하였고, 이를 알게 된 남편은 그간 주방에서 사용하던 모든 것에 대하여 제한을 걸어버린다. 이것이 지금 미국(남편)과 중국(아내)의 관계이다. 이런 예시 후 본격적으로 무역, 소재, 인력, 기술, 국가 안보로 넘어가기에 그동안 경제 서적을 단 한 번도 읽지 않은 사람도 매우 이해하기 쉬운 것이 이 도서의 장점이다. 순간 드는 생각으로 칼로 물 베기가 부부 싸움의 또 다른 명칭인데 이들의 관계는 어떻게 될지 무척 궁금해진다.



그 외에 해양 패권이 걸려 있는 인도양, 태평양,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대만 상황, 이제 좀 끝냈으면 하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북한과 일본까지 우리나라와 밀접하게 연관된 국가들에 대하여 분석한다. 이 분석은 현재에 국한되지 않고 과거에서부터 미래까지 이어서 진행하기에 읽기 전후의 시야 차이를 독자가 바로 인식할 수 있다. 또한 이 분석을 토대로 우리나라의 어떤 산업군에 어떤 영향을 받는지와 이에 따라 투자자는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상세하게 설명한다. 



이재준 작가의 세계정세가 한눈에 읽히는 부의 지정학을 투자자 기본서라고 명명한 이유가 쉽기 때문이다. 중간중간 도표가 적절하게 포함되어 있으며 어려운 경제 용어는 바로바로 별도로 옆에 설명되어 있다. 그래서 초보일지라도 검색하는 수고를 들이지 않고 공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경제 서적을 읽으며 단 한 번도 검색하지 않은 적이 처음이다. 물론 그간 공부한 효과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책만큼 빠른 속도로 읽으면서 이해가 되었다는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도대체 각국은 왜 이렇게 서로 잡아먹지 못하여 안달이 났는지, 그러면서도 왜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이는지 잘 모르는 분이거나, 왜 미국에서 기침을 했는데 우리나라는 폐렴에 걸려 죽어나가는지 감이 안 잡히는 분께 강력 추천한다. 아! 물론 그동안 열심히 공부하신 분도 향후 5년의 국제 정세가 어떻게 재편될지 궁금하다면 추천한다. 그리고 투자자의 길로 들어선지 얼마 되지 않은 분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도서이다. 거시 경제에 관심이 많은 개인적인 입장에서 이 도서는 별 다섯 개를 주고 싶다. 



#세계정세가한눈에읽히는부의지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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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 할머니의 인생 수업
전영애 지음, 최경은 정리 / 문학동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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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문학동네에서 출간한 전영애 작가의 괴테 할머니의 인생 수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목과 달리 괴테뿐만 아니라 헤르만 헤세, 프리드리히 니체, 프리드리히 실러, 프란츠 카프카, 그림 형제까지 독일 문학의 큰 획을 그은 여러 인물들을 함께 만날 수 있다. 1장과 2장은 작가의 어린 시절부터 독일 문학을 번역하게 된 과정과 그에 따른 삶의 지혜를 전한다. 개인적으로 1장에서 등장한 요한 하인리히 마이어라는 스위스 화가의 이야기는 다른 도서에서 괴테와의 우정에 관하여 다룬 것을 본 것이 생각나 반가웠다.






3장은 아이를 둔 부모라면 반드시 읽었으면 할 정도로 어린아이부터 질풍노도의 시절을 겪는 자녀를 양육하는 지혜가 등장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4장이다. 그녀가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을 번역하는 과정을 그렸는데 거기에서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그가 본 것을 그대로 따라가며 그 현장에서 바로 번역할 수 있음이 축복이었다고. 독자로서 괴테가 그리고 그녀가 걸어간 그곳을 그대로 여행하며 이탈리아 기행을 읽는 느낌이 어떨까 상당히 궁금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책 소개를 보고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그 연령대가 아닌 더 많은 세월이 쌓여 축적된 지혜에 대한 호기심에 책이 오자마자 열었다. 촌철살인 같은 문장이 난무하리라는 예상과 달리 상당히 부드럽고 조심스럽고 겸손한 문장 하나하나에 첫 장을 펼치던 마음과 달리 읽는 나도 페이지 한 장 한 장을 무척 조심스럽게 넘기게 되었다. 어느 문장 하나도 이렇게 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담기지 않아 스스로도 열린 마음을 활짝 유지할 수 있었다고나 할까.







인상 깊었던 부분 몇 가지만 집어내서 이야기하자면 가장 먼저 괴테의 인생관이었다. 그는 파우스트에서 말한 것처럼 언제나 배우는 자세로 새로움을 접할 때 느끼는 전율 상태를 평생 유지하며 살았다. 짧게 정리하자면 법학자이면서 글을 쓰고 색채학을 20년간 공부하고 거기에 더불어 지질학, 해부학, 음향학 그리고 식물학을 죽을 때까지 공부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무엇인가를 스스로 찾아 평생 배우는 자세를 꽤 부러우면서 닮고 싶은 부분이다. 하지만 지금 말하려는 내용은 이것이 아니다.








그는 난간이 눈앞에 닥치면 그것을 부드럽게 넘어가거나 하는 등의 요령을 피울 줄 몰랐다. 어떻게 보면 우직하지만 어떻게 보면 좀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그는 대학을 두 번 입학한다. 한 번은 시인이 되기 위해 또 다른 한 번은 법학자로. 첫 번째 대학에서 그는 자신이 그동안 썼던 작품에 대하여 상당한 비판을 받았다. 그래서 정말 아깝게도 모든 작품을 불태웠다. 이후 그는 실의에 빠져 허우적거린 것이 아니라 자신이 비판받은 이유가 무엇인지 독일 문학을 있는 대로 다 읽었다고 한다. 







또 다른 예로는 그가 꼬마인 시절의 일화이다. 꼬마가 저녁마다 연극을 보러 가서 직접 쓴 희곡을 무대 위에 올려 달라고 청하게 된다. 결과는 당연히 올라가지 못했다. 꼬마가 이런 일에 거절을 당하면 울분에 차거나 잊을 법도 하지만 그는 프랑스 대극작가인 라신, 코르네유를 전부 읽었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거칠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해결 방안이었지만 다른 면으로 보면 이렇게 축적된 경험이 그를 독일의 대문호로 만들어 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은 대부분 쉽고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만 찾는 편이다. 나부터도 이렇게 많이 살았다. 그 결과는 자명했다. 문제가 발생하여 해결은 했지만 시간이 지났을 때 남는 것은 전혀 없었다. 괴테의 방법은 현대인이 보기에 미련하고 비효율적으로 보이지만, 어쩌면 자신의 미래를 위한 자양분은 미련하고 비효율적이어야 쌓이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나부터도 단순하게 문학을 읽은 것보다 역사적 배경, 작가의 일생과 성향을 공부하고 읽은 것은 기억이 꽤 오래가며 다른 곳에 활용도 많이 하는 편이니까.







다음으로 인상 깊었던 부분은 실러와 괴테의 우정이었다. 이들의 우정은 어린 시절부터 모든 것을 공유해온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더 눈길이 갔다.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윈윈을 한 관계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이 말이 정확한 표현이 아니었다. 주체가 완전히 달랐다고나 할까? 각자는 생긴 대로 그대로 있었지만 상대를 보면서 스스로 배워야 할 부분을 깨우쳐 발전했다는 것이 옳은 표현일 것이다. 이 말이 비슷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전자는 지속되기 어려운 관계이다. 



왜냐하면 한 쪽의 일방적인 희생의 크기가 같아야만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후자의 경우는 자유로운 관계에서 서로를 의지할 수 있어 더 깊고, 더 길게 관계를 지속할 수 있다. 이 현상의 바탕은 다름을 인정하고 철저하게 나에게 없는 것을 채워줄 수 있는 상대를 선택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깔려 있다. 사실상 현대 사회에서 이루어지기 굉장히 어려운 관계이지만, 조금만 시선을 달리 보자면 나이를 먹었기에 충분히 만들 수 있는 관계이지 않을까 한다.







마지막으로 괴테와 관계는 있지만, 그의 이야기가 아닌 그림 형제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그림 형제는 그림 동화로 유명하지만 독일에서는 이것보다 독일어 사전을 만든 것으로 더 유명하다는 말을 어딘가에서 들은 적이 있다. 이 책에도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사실 그 배경을 모르면 그냥 그 사람들이 이런 일을 했구나 하며 아무런 감흥 없이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다. 그래서 잠시 그들에게 그림 형제가 국민 영웅과 같은 대우를 받는 이유를 잠시 소개해 보려고 한다.







지금은 아니지만 과거에 독일은 같은 유럽이면서도 야만족이라는 프레임이 씌워져 있었다. 이게 길게 이어지다 보니 그들의 언어 또한 유럽에서 멸시받기 일쑤였다. 내용인즉슨 자신들의 언어는 모두 라틴어에서 왔지만 독일어는 아니라는 것. 이에 그림 형제가 연구를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사전이 나왔으며 그 결과 독일어도 라틴어의 한 분파라는 것을 증명했다고 한다. 덕분에 미개한 야만인의 언어에서 바로 귀족적 언어로 등극하게 되었고 그래서 그들은 성경 다음으로 그림 동화를 많이 읽는다고 한다.






전체를 다 읽은 것은 아니지만 그림 동화의 일부 내용을 보자면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야하기 그지없고, 노간주나무는 잔인하기가 입에 담을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작품에서 교훈이 깔려 있어 꽤 묘한 작품이다. 언젠가 이 작품을 단순히 읽는 것이 아닌 그 단어들을 파헤쳐 각각이 의미하는 은유의 대상이 무엇인지 공부해 보고 싶다는 욕구를 이 책을 읽으면서 진하게 느꼈다. 그리고 카프카의 우화집까지 챙겨보고 싶었달까.





작가의 인생과 독일의 대문호들의 작품과 삶을 섞어 우리가 살아가는데 자양분이 될 지혜를 전해주는 도서이다. 그리고 작품 속에 미래의 자신에 쓰는 편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1년 뒤, 3년 뒤, 10년 뒤, 30년 뒤의 자신에게 편지를 써 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았다. 칼날 같은 어투가 아니어서 편안한 마음에 읽을 수 있으며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모두 읽어도 좋을 책이다. 특히 학부모라면 필독서로 읽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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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의 역사 - 인간의 숨겨진 욕망과 권력 관계를 숨김없이 보여주는 데이터에 관한 진실!
크리스 위긴스.매튜 L. 존스 지음, 노태복 옮김 / 씨마스21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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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우리는 AI라는 것을 모르는 상태일 때도 미래의 로봇에 관하여 유토피아적인 이미지보다는 디스토피아적인 이미지를 상상했었다. 지구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억하는 터미네이터가 그 대표적인 산물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어느 정도 그 이면에 데이터가 존재하고 있음을 이제 우리는 안다. 그럼 이것의 역사와 그것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하여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는 크리스 위긴스, 매튜 L. 존스의 데이터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자.



크리스 위긴스, 매튜 L. 존스의 데이터의 역사는 목차가 상당히 흥미롭다. 일반적인 역사서처럼 시발점에서 시작하여 현대로 넘어오는 구조가 아니라 독자의 호기심을 최대한 끌어당겨 집중하게 만든 후 역사를 시작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아마도 이런 구조는 작가들이 이미 일반인이 수많은 기업들이 인터넷을 이용하여 일반인에게 만들어 놓은 문제점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챕터 2로 넘어가면서 본격적인 데이터의 역사가 서술된다.



사실 처음에 데이터라고 불릴만한 것을 만든 이유는 권력자들의 불투명한 제약을 파헤치기 위하여 만들어졌다. 실제로 이것으로 인하여 은행이 인종 차별적인 업무를 꽤 오랫동안 지속해 온 것이 드러나 시정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오히려 권력 기관들이 일반인을 발가벗기기 시작했다. 이는 꽤 현대적인 이야기이며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17세기 잉글랜드에서 실시되었다. 당시 교구 주민의 사망 원인을 기록한 문서가 수치 정보 수집의 초기 사례이다.



이후 18세기로 넘어오며 통계학은 국가와 국가가 소유한 자원에 관한 지식의 관점으로 바뀌었으며 그 내용도 정량적 탐구 방향이나 예측 같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통계적 측면이 강조된 학문은 아니었다. 19세기로 넘어오면서 순수한 통계학이 정립되기 시작하였다. 당시 런던 통계 학회에서는 탈곡은 다른 사람이 한다는 '알리스 엑스테레움'이라는 모토를 내걸며 통계학자들은 단지 사실만 모아서 다른 사람이 해석하는 것으로 발전시켜 나갔다.



오늘날의 통계학에 첫발을 내디딜 수 있도록 만든 사람이 아돌프 케틀레인데 이 사람이 바로 우리에게 익숙한 평균을 구한 사람이다. 죽음과 같은 인간의 의지와 무관한 도덕적인 영역을 주로 파헤쳤는데 열심히 파헤치다 보니 평균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 케이스이다. 20세기에 들어 맥주 회사 기네스에서 최대의 효율을 낼 수 있는 곡물을 찾기 위하여 조사하기 시작하면서 각각 세 방향으로 연구를 시작하였다. 통계학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 이 책을 읽는다면 기네스 맥주를 많이 마셔주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기여도가 상당했다.


알다시피 이런 정보에 대한 연구가 가장 활발했던 시기는 아이러니하게도 2차 세계대전이었다. 독일의 에니그마를 해독하기 위하여 영국에서 리들리 선장의 사냥 모임이라는 비밀 프로젝트를 하였다. 이때 활동한 사람이 전산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앨린 튜링이다. 이후 여기에 미국이 합세를 하였고 나중에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가 가세하여 첩보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가 구성된 후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때의 경험으로 미국은 우리에게 빅테이터가 유행하기도 전에 이미 정보 수집과 알고리즘 및 분석 기법을 제도화했다.



이런 전후 활동이나 21세기에 보여준 경제적 영향으로 과학 쪽에 있던 통계학을 수학의 한 분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가 조금 재미있어서 검색을 해 보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통계학을 처음 들여온 사람들이 경제학자들이다. 그래서 어떤 대학은 경제학과와 동일 선상에 두고 문과로 규정해 놓았고, 어떤 대학은 미적분 등의 수학이 필수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이과로 분류해 놓았다. 본인이 통계학과를 가고 싶다면 이러한 부분을 미리 인지하고 있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은 현대 사회로 넘어와 인간의 지능 원리를 찾아 인공지능의 탄생과 그로 인한 빅데이터, 신경망, 딥러닝 등을 깊이 있게 다룬다. 3장으로 넘어오면 1장 처음에서 말했던 윤리적인 부분으로 넘어온다. 용어들을 보면 상당히 소름 끼치는데 대표적인 하나만 소개하자면 '인간 실험 대상자'라는 말이 나온다. 점점 뒤로 넘어가면 각 기업들이 돈을 벌기 위하여 우리의 주의력을 어떻게 훔치는지와 그 미흡한 해결책까지 등장하는데 해결책은 앞으로 그 과정이 녹록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크리스 위긴스, 매튜 L. 존스의 데이터의 역사를 읽으면서 과연 지금 내 생각이 과연 내 생각일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정보 수집의 가장 문제는 수집가의 편향이 무조건 실리는 것이다. 이런 예시는 아마 끝도 없이 나열할 수 있다. 표본의 편향, 생존 편향, 상관관계와 인과 관계 오류, 선택적 통계 사용, 작은 표본 크기 오류, 설문조사의 무응답 오류 등 우리 일상에서도 많이 접하는 일들이다. 만약 이런 편향에 따른 결과를 근거 자료를 저명한 대학교수가 들이밀며 강력하게 주장하면 이것에 반기를 들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이런 부분에 휩쓸려 타인이 원하는 결과대로 자신의 생각이 쏠리는 것을 극단적으로 말하면 양몰이 개에게 몰이를 당하는 양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몸도 내 것이고 스스로 생각하여 논리적으로 판단을 한다고 하지만 결과는 전혀 그렇지 않은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생각난 것은 디스토피아 소설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1984와 화씨 451이 생각났다. 그리고 한동안 서점가를 휩쓸었던 도둑맞은 집중력도.



조금 재미있었던 부분은 신경망에서 딥러닝으로 넘어가 이제 스스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볼 때 죽기 직전까지 컴퓨터 속에 생명체를 만들려고 노력했던 존 폰 노이만이 생각났다. 그가 만약 유령의 존재로 현대의 AI를 본다면 꽤 만족스러워하지 않을까 하면서. 아직 오늘날 용량을 가진 컴퓨터가 나오기 전에 이것을 시도한 그는 진정한 천재인 것 같아 묘하게 존경심이 들었다. 그것을 위해 다른 사람의 연구까지 빼앗은 그였기에 더 상상이 되었다.



아마 오늘 책 소개에서 한 이야기 중 문제점에 관해서는 이미 많은 분이 인지는 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만 아직 정보와 스킬이 부족하여 그 위험도를 느끼는 크기가 다를 뿐. 이번 기회에 데이터의 시작부터 발전 과정 그리고 이것이 무기가 되고 하나의 권력으로 자리 잡으며 우리를 위협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어떤 여정을 거쳤는지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 책은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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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L

#씨마스21

#데이터가바꿔놓은권력과사회구조

#데이터에관한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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