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의 역사 - 인간의 숨겨진 욕망과 권력 관계를 숨김없이 보여주는 데이터에 관한 진실!
크리스 위긴스.매튜 L. 존스 지음, 노태복 옮김 / 씨마스21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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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우리는 AI라는 것을 모르는 상태일 때도 미래의 로봇에 관하여 유토피아적인 이미지보다는 디스토피아적인 이미지를 상상했었다. 지구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억하는 터미네이터가 그 대표적인 산물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어느 정도 그 이면에 데이터가 존재하고 있음을 이제 우리는 안다. 그럼 이것의 역사와 그것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하여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는 크리스 위긴스, 매튜 L. 존스의 데이터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보자.



크리스 위긴스, 매튜 L. 존스의 데이터의 역사는 목차가 상당히 흥미롭다. 일반적인 역사서처럼 시발점에서 시작하여 현대로 넘어오는 구조가 아니라 독자의 호기심을 최대한 끌어당겨 집중하게 만든 후 역사를 시작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아마도 이런 구조는 작가들이 이미 일반인이 수많은 기업들이 인터넷을 이용하여 일반인에게 만들어 놓은 문제점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챕터 2로 넘어가면서 본격적인 데이터의 역사가 서술된다.



사실 처음에 데이터라고 불릴만한 것을 만든 이유는 권력자들의 불투명한 제약을 파헤치기 위하여 만들어졌다. 실제로 이것으로 인하여 은행이 인종 차별적인 업무를 꽤 오랫동안 지속해 온 것이 드러나 시정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오히려 권력 기관들이 일반인을 발가벗기기 시작했다. 이는 꽤 현대적인 이야기이며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17세기 잉글랜드에서 실시되었다. 당시 교구 주민의 사망 원인을 기록한 문서가 수치 정보 수집의 초기 사례이다.



이후 18세기로 넘어오며 통계학은 국가와 국가가 소유한 자원에 관한 지식의 관점으로 바뀌었으며 그 내용도 정량적 탐구 방향이나 예측 같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통계적 측면이 강조된 학문은 아니었다. 19세기로 넘어오면서 순수한 통계학이 정립되기 시작하였다. 당시 런던 통계 학회에서는 탈곡은 다른 사람이 한다는 '알리스 엑스테레움'이라는 모토를 내걸며 통계학자들은 단지 사실만 모아서 다른 사람이 해석하는 것으로 발전시켜 나갔다.



오늘날의 통계학에 첫발을 내디딜 수 있도록 만든 사람이 아돌프 케틀레인데 이 사람이 바로 우리에게 익숙한 평균을 구한 사람이다. 죽음과 같은 인간의 의지와 무관한 도덕적인 영역을 주로 파헤쳤는데 열심히 파헤치다 보니 평균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 케이스이다. 20세기에 들어 맥주 회사 기네스에서 최대의 효율을 낼 수 있는 곡물을 찾기 위하여 조사하기 시작하면서 각각 세 방향으로 연구를 시작하였다. 통계학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 이 책을 읽는다면 기네스 맥주를 많이 마셔주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기여도가 상당했다.


알다시피 이런 정보에 대한 연구가 가장 활발했던 시기는 아이러니하게도 2차 세계대전이었다. 독일의 에니그마를 해독하기 위하여 영국에서 리들리 선장의 사냥 모임이라는 비밀 프로젝트를 하였다. 이때 활동한 사람이 전산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앨린 튜링이다. 이후 여기에 미국이 합세를 하였고 나중에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가 가세하여 첩보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가 구성된 후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때의 경험으로 미국은 우리에게 빅테이터가 유행하기도 전에 이미 정보 수집과 알고리즘 및 분석 기법을 제도화했다.



이런 전후 활동이나 21세기에 보여준 경제적 영향으로 과학 쪽에 있던 통계학을 수학의 한 분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가 조금 재미있어서 검색을 해 보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통계학을 처음 들여온 사람들이 경제학자들이다. 그래서 어떤 대학은 경제학과와 동일 선상에 두고 문과로 규정해 놓았고, 어떤 대학은 미적분 등의 수학이 필수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이과로 분류해 놓았다. 본인이 통계학과를 가고 싶다면 이러한 부분을 미리 인지하고 있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은 현대 사회로 넘어와 인간의 지능 원리를 찾아 인공지능의 탄생과 그로 인한 빅데이터, 신경망, 딥러닝 등을 깊이 있게 다룬다. 3장으로 넘어오면 1장 처음에서 말했던 윤리적인 부분으로 넘어온다. 용어들을 보면 상당히 소름 끼치는데 대표적인 하나만 소개하자면 '인간 실험 대상자'라는 말이 나온다. 점점 뒤로 넘어가면 각 기업들이 돈을 벌기 위하여 우리의 주의력을 어떻게 훔치는지와 그 미흡한 해결책까지 등장하는데 해결책은 앞으로 그 과정이 녹록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크리스 위긴스, 매튜 L. 존스의 데이터의 역사를 읽으면서 과연 지금 내 생각이 과연 내 생각일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정보 수집의 가장 문제는 수집가의 편향이 무조건 실리는 것이다. 이런 예시는 아마 끝도 없이 나열할 수 있다. 표본의 편향, 생존 편향, 상관관계와 인과 관계 오류, 선택적 통계 사용, 작은 표본 크기 오류, 설문조사의 무응답 오류 등 우리 일상에서도 많이 접하는 일들이다. 만약 이런 편향에 따른 결과를 근거 자료를 저명한 대학교수가 들이밀며 강력하게 주장하면 이것에 반기를 들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이런 부분에 휩쓸려 타인이 원하는 결과대로 자신의 생각이 쏠리는 것을 극단적으로 말하면 양몰이 개에게 몰이를 당하는 양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몸도 내 것이고 스스로 생각하여 논리적으로 판단을 한다고 하지만 결과는 전혀 그렇지 않은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생각난 것은 디스토피아 소설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1984와 화씨 451이 생각났다. 그리고 한동안 서점가를 휩쓸었던 도둑맞은 집중력도.



조금 재미있었던 부분은 신경망에서 딥러닝으로 넘어가 이제 스스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볼 때 죽기 직전까지 컴퓨터 속에 생명체를 만들려고 노력했던 존 폰 노이만이 생각났다. 그가 만약 유령의 존재로 현대의 AI를 본다면 꽤 만족스러워하지 않을까 하면서. 아직 오늘날 용량을 가진 컴퓨터가 나오기 전에 이것을 시도한 그는 진정한 천재인 것 같아 묘하게 존경심이 들었다. 그것을 위해 다른 사람의 연구까지 빼앗은 그였기에 더 상상이 되었다.



아마 오늘 책 소개에서 한 이야기 중 문제점에 관해서는 이미 많은 분이 인지는 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만 아직 정보와 스킬이 부족하여 그 위험도를 느끼는 크기가 다를 뿐. 이번 기회에 데이터의 시작부터 발전 과정 그리고 이것이 무기가 되고 하나의 권력으로 자리 잡으며 우리를 위협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어떤 여정을 거쳤는지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 책은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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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교시에 너를 기다려 보름달문고 94
성욱현 지음, 모루토리 그림 / 문학동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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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어린이들과 대화를 하다가 보면 성인의 머리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언어 구사 능력을 보여줄 때가 많다. 조금만 주의 깊게 들어보면 세상의 그 어떤 시인보다 시인이 우리들의 아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분명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을 텐데 기억조차 나지 않아 그렇게 순수하고 맑은 어린이들의 언어와 섞이지 못할 때는 속상하기까지 하다. 문학동네 보름달문고 성욱현 작가의 6교시에 너를 기다려를 보면서 상상력 가득한 어린이들의 모습을 보며 잠시 그 시절로 추억여행을 떠나 동화되길 바라며 소개해 본다.







6교시에 너를 기다려는 나는 것에 대한 동경이 있는 어린이들의 상상력 커튼 뒤편에서, 새해 첫 학기 새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 가득한 아이의 이야기가 담긴 교문 사이에서, 소리에 민감한 아이가 그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복도 아래에서, 친구와 1초도 떨어지기 싫었던 어린이의 서랍 안에서, 짝꿍과 매일 싸우다가 정이 든 운동장의 끝에서, 양말을 짝짝으로 신고 등교한 아이를 놀리던 친구들의 변화가 담긴 칠판 너머에서까지 총 여섯 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마지막 이야기였다. 어른들도 자신의 어린 시절을 생각해 보면 한 번쯤은 겪었을 이야기이기에 더 쉽게 다가올 수도 있다. 줄거리를 살펴보자면 한 어린이가 양말을 짝짝으로 신고 온다. 그날따라 선생님이 잠시  자리를 비우게 되고 반장에게 말썽 피우는 사람의 이름을 적으라고 한다. 반장은 어떤 경우에 이름을 적어야 할지 몰라 고민을 하게 되고 아이들은 이름이 적힐까 봐 두려워 반장이 노트에 낙서하는 것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게 된다.



급기야 모두 반장에게 자신들이 모르는 사이에 이름이 적히는 것이 싫으니 이름을 칠판에 적어주길 원한다. 반장은 반장 나름대로 고민이 많다. 연필을 떨어뜨리는 친구는 잘못이 아니니 넘어가고, 일부러 지우개를 떨어뜨려도 증거가 없으니 넘어간다. 이렇게 하나씩 넘어가기 시작하니 아이들의 장난이 점차 커지기 시작한다. 반장한테 이름만 안 적힐 정도로만. 그러나 혜림이는 달랐다. 자신이 짝짝이 양말을 신고 온 것을 놀리는 친구들을 혼내주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던 것.








결국 혜림이는 칠판에 이름이 적힌다. 혜림이는 자신을 놀린 친구들 이름도 다 적으라고 하지만 그들의 변명에 딱히 정당성을 찾지 못하는 반장. 반장은 혜림이를 도와주고 싶은데 방법이 없어 고민을 한다. 그때 누군가 외친다. "억지를 부린 혜림이의 이름에 동그라미를 쳐" 그들 말이 그럴듯하여 반장은 동그라미를 친다. 그러다가 그만 혜림이가 이 동그라미 안으로 빠지고 만다. 깊고도 어두운 곳으로. 그러나 혜림이는 너무나 즐거워한다. 친구들이 부러워할 만큼.









아이들은 궁금하긴 하지만 결코 그 미지의 구멍으로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래서 친구들은 그녀를 멋지다고 생각하기에 이르고 그녀를 멋진 모험가 대접을 해준다. 어떤 이들은 그런 혜림이를 따라 일부러 양말을 짝짝으로 신고 온다. 그러면서 말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무늬의 양말을 한 번에 두 개 다 신을 수 있어서 좋다고. 어른이 보기에 말은 안 되는 이야기이지만 허구적인 이야기만 쏙 빼면 한 번쯤 겪은 일이기에 마음이 따스해지기도 한다.









문학동네 보름달문고 성욱현 작가의 6교시에 너를 기다려는 어린이들에는 상상의 나래를 현실에 적용시킬 때 주의점, 친구와 친해지고 그 관계를 유지시키는 방법, 호기심으로 인한 관찰력과 자신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방법 등등 각 에피소드마다 다양한 교훈을 준다. 그러나 어른에게는 추억 여행을 하는 재미도 있긴 하지만 의외로 반성할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다. 수업 시간을 지루해 하는 학생를 대하는 모습이나 하루아침에 생긴 큰 나무를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학교의 실제 목적을 잃어버리는 모습.








사는 게 바빠 아이 혼자 매일 집에 긴 시간을 보내게 하는 일, 한창 뛰어놀아야 하는 어린이들이지만 어른처럼 얌전하면서 조용하기만을 바라는 모습 등등. 더 아찔했던 모습은 아이들이 이런 어른의 생각을 다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어린아이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 또래들을 가르치는 직업을 가진 것도 아니지만 세상을 먼저 살아온 어른으로서 마음이 뜨끔뜨끔 한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어린이는 어린이다울 때 세상이 올바르게 돌아간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준 작품이었다.









문학동네 보름달문고 성욱현 작가의 6교시에 너를 기다려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어서 초등학생 어린이가 보기에 좋은 작품이다. 판타지 요소만 강조되지도 않았으며 현실적인 요소만 강조되지도 않아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면서도 현실을 직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들보다 영어나 수학, 음악을 조금 더 잘하는 것보다 그 나이 대에만 경험할 수 있는 것을 경험하는 것이 이제는 노력을 해야 하는 시대라는 것이 씁쓸하지만 어른이기에 반드시 노력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6교시에너를기다려

#성욱현

#문학동네

#보름달문고

#어린이동화

#초등학생동화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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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의 진찰실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박수현 옮김 / 알토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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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일본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이 글을 잘 쓰지 못해서라기 보다 글 속에 녹아든 특유의 정서가 적응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오해하지 마시길. 여기에 다른 나라도 많이 포함되니까) 이번 책도 제목의 독특함이 아니었다면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도서 중 하나였을 것이다. 그러나 어렴풋하게 아는 철학자는 의료계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인물이었는데 제목에 버젓하게 동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왜 이런 타이틀을 달고 출간되었는지 밀리언셀러 작가 나쓰카와 소스케의 스피노자의 진찰실 속으로 들어가 보자.



대학병원에서 능력이 좋아 교수로 임명을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내과의 마치 데쓰로.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사고로 남편을 잃은 그의 여동생이 암 투병 중 사망하게 된다. 그의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치매 환자여서 여동생이 낳은 아들 류노스케를 어쩔 수 없이 맡아야 한다. 마치는 대학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초등학생 조카를 키우기는 어려워 과감히 그만두고 한적한 병원으로 이동한다. 이곳에는 그를 포함하여 의사가 총 다섯 명 정도 되는 작은 병원이지만 암 수술까지 할 정도의 실력 있는 인물들이 근무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이곳을 찾는 환자들이다. 젊은 사람이 거의 없으며 대부분은 나이가 많은 노인들이며 병 자체도 말기 암, 치매, 뇌경색으로 인한 뇌출혈 등 불치병에 가까운 편이다. 그러니 이 병원에서는 잘 치료하는 것이 아닌 고통을 덜어주고 죽음에 편안하게 이르게 해 주는 것이 목적이다. 마치 데쓰로는 학창 시절부터 의사이면서 책상에 각종 철학서적이 빼곡한 독특한 인물이었다. 이런 그가 여동생의 죽음을 목격하고 이곳으로 온 후 더욱더 자신이 타인에게 행복하게 해 주는 것에 집착한다.



어느 날 이곳에 자신이 근무하던 대학 병원에서 마치에게 내시경을 배우기 위해 의사가 파견된다. 사람 자체보다 빠르고 정확한 치료에 중점을 두던 곳에 근무하던 그녀는 도무지 마치의 의료 행위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로 인해 충돌이 일어나기도 한다. 모두가 앞을 향해 달려갈 때 후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또한 자신들과 같은 방향으로 질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사건을 계기로 마치가 환자를 가볍게 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넓고 깊게 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더 적극적으로 배우려고 한다.



나쓰카와 소스케의 스피노자의 진찰실은 극적인 클라이맥스도 없고, 가슴 두근거리게 만드는 로맨스도 없다. 어떻게 보면 그날이 그날 같은 호수에 가끔 바람이 다녀가는 정도의 흔들림만 있는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감동에 휩쓸려 가슴이 뜨거워지지도 다음 페이지가 궁금하여 손에 땀을 쥐게 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한번 손에 잡으면 결코 놓을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나는 그것을 특별한 이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너무나도 평범하여 등장인물 중 하나를 나로 교체하여도 큰 문제가 없는 일상적이라고 명명하고 싶다.



이 병원의 환자들은 대부분 우리가 언젠가는 도달할 고령자이며 성격 또한 각양각색이다. 더는 치료가 어려운 말기 암 환자인 남편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하여 묵묵하게 집에서 병수발을 드는 아내, 뇌출혈로 쓰러져 거동이 어려운 아버지를 돌보는 마음은 따뜻하지만 말은 거친 아들,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며 술로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식도 정맥출혈로 매번 실려오는 가난한 일용직 아저씨는 사회보장제도는 자신 같은 사람이 이용하면 민폐라며 항상 자신이 가진 돈 안에서만 치료를 받고 도망가 버린다.



혈압 160이면 몸 상태가 가장 좋다며 180은 아주 조금 높을 뿐이니 기존의 약에서 더 복용량을 늘릴 필요가 없다며 매번 의사와 실랑이를 벌이는 아저씨 등등 모두 어딘가 꽤 고집스럽지만 미워할 수 없는 환자들이다. 이런 그들을 매일 상대해야 하는 마치 선생이다. 즉, 몸의 치료도 완벽하게 할 수 없는데 그들의 가진 재산과 마음까지 봐가면서 치료에 임해야 한다. 병원 내부 일에 왕진에 이제 중학생이 된 조카까지 키워야 하는 고난도 임무를 가진 의사라고 해야 할까.



제목에 대한 궁금증은 거의 마지막에 가서 풀린다. 마치는 여동생의 죽음을 보며 의학의 힘이 굉장히 미미함을 느꼈다고 한다. 게다가 인간은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생물이어서 어찌할 수 없는 일을 바꿀 수는 없지만 그래서 더 서로 손을 잡아야 한다고. 이렇게 손을 잡아도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풍경은 바꿀 수 있으며 이런 행동이 어둠 속에 갇힌 누군가에게 작은 용기와 안심을 준다고. 이것을 그는 '어둠에서 얼어붙는 이웃에게 외투를 걸쳐 주는 일이야'라고 말한다.



어렴풋하게만 알고 있을 만큼 어려운 스피노자의 철학이기에 눈길조차 주지 않고 살았는데 이 책으로 인하여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즉흥성으로 말하자면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는 나이기에 어느 날 생각지 못한 시간에 '에티카'를 손에 들고 머리를 쥐어뜯고 있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 차갑고 냉혹한 세상에 작지만 은은한 온기를 가진 촛불로 살아가는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잔잔한 감동과 깨달음을 주는 밀리언셀러 작가 나쓰카와 소스케의 스피노자의 진찰실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가끔은 즐거움보다, 성공보다, 묵직한 무게감을 동반한 진지함은 없지만 삶의 방향을 비춰주는 작품을 읽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그것도 목덜미에 오소소 소름이 돋는 계절이면 더 마음이 더 추워지는 누군가에게 외투를 덮어줄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만드는 도서라면. 우리는 매일 행복을 찾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마치는 보여준다. 행복은 나의 것을 찾을 때보다 남의 것을 구할 때 나에게 다가온다고. 삶을 마감할 때 그와 같은 사람을 만나길 소망하며 오늘의 서평을 마친다.



#스피노자의진찰실 #나쓰가와소스케 #밀리언셀러작가 #알토북스 #일본소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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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독서 모임 호스트 - 지속 가능한 모임 운영 가이드
동네언니 지음 / 마음연결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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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꽤 많은 온라인 북클럽에 참여하였다. 한 달을 단위로 각자 읽고 싶은 도서를 읽는 완벽한 자유를 보장하여 자신이 읽고 싶은 것도 읽고, 타인이 읽은 도서를 간접적으로 느끼는 목적, 벽돌책만 격파하는 목적, 탐독을 하면서 스스로 빠져들고 싶은 문장을 필사하는 목적, 대량의 자료를 교환하며 읽으며 생각을 교류하는 목적으로 모인 미팅까지. 하지만 어느 쪽을 선택하든 언제나 아쉬움은 남았는데 이번에 마음 연결에서 출간한 동네언니의 어쩌다 독서 모임 호스트를 보면서 어느 정도 답을 찾았다






동네언니 작가님은 글을 아끼는 마음으로 책과 사람을 곁에 두며 성장하는 독서 모임 호스트이다. 5개월 만에 60명이 한 번에 모이는 대규모 독서 모임을 이끌고, 1년 만에 약 600명의 게스트와 300시간 이상을 함께 읽었다. 소셜링 플랫폼 ‘문토’의 셀렉티드 호스트. 책을 매개로 북토크와 강연을 기획하며 각종 출판사 및 단체와 협업하고 있다. 그녀에 대한 게스트들의 말을 들어보면 굉장한 친화력과 밝음, 넘치는 에너지가 트레이드 마크라고 한다.






저자는 사업 규모의 축소로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당하지만 그간 블로그에 독서 기록을 올린 것을 계기로 문토라는 곳에서 독서 모임 호스트 제의를 받았다고 한다. 즉, 이 도서는 작가가 아무런 경험도 없이 시작하여 현재는 60명이 모이는 대형 모임 '독서 파인 다이닝'을 이루기까지의 과정을 적은 성장 에세이이다. 소소한 규모를 목적으로 하는 분께는 그녀의 경험을 바탕으로 말하는 사람 대 사람 간의 관계 등의 팁을 얻을 수 있으며 유료화를 목적으로 하는 분들께는 사업 구상하기에 베이스를 깔 수 있는 내용이다. 







마음 연결 출판사에서 출간한 동네언니 작가의 어쩌다 독서 모임 호스트에서 돋보이는 것은 책 이야기를 하러 만나는 미팅이지만 조금 더 신선하고 색다름을 제공하여 독서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었다. 북램핑, 게스트를 칭찬 감옥에 가두기, 유인물을 통한 독후감 쓰기, 원래의 목적에서 파생된 다른 목적의 모임 만들기, 콜라보 형식의 과감한 도전, 드라이브와 책을 연결하는 방법, 상장 도입, 리플릿 제작 등등 자세한 설명이 아니면 선뜻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는 것들이 꽤 많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북클럽 호스트가 반드시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안 된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어쩌면 굉장히 당연한 사항이기에 모두가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아닐까 한다. 스스로가 잘 하는 분야를 선택해야 오랫동안 이어갈 수 있다는 말은 언뜻 보면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다. 왜냐하면 책은 모르는 것을 알기 위해 읽는 것이 아닌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읽다가 보니 이 또한 나와 저자와의 차이임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편독이 심하며, 지식 전달에 약하고, 집중력이 약하고 덕후 기질이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이를 바탕으로 경제 경영, 과학 등의 파트가 아닌 인문과 에세이 카테고리를 선정했으며 미팅 시간을 최대 두 시간 반 정도로 제한했다고 한다. 놀라운 점은 지인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했다는 것이다. 글 속에 자주 등장하는 지인 S의 의견은 저자가 현재의 저자의 모습을 만들어가는 데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 읽기는 싫지만 모임은 하고 싶은 사람이라니. 독서계에서 가장 꺼리는 인물일 수도 있는데 이분의 의견을 수용하여 책 읽기가 어려운 초보들을 위해 만들다니 선생님을 했어도 좋을 인물이 아닌가!







처음 오프라인 독서 모임 호스트를 계획하는 분이라면 저자의 등골에 식은땀 줄줄 흘리던 일화에서 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저렴한 비용에 장소 선정하는 방법, 선정한 장소의 예약 방법, 각 게스트들의 특성에 따른 대처 방법 등등. 개인적으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지면에서 나름대로 배운 바가 있어 에티켓이 디폴트 값이라고 생각했으나 굉장한 착각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준 챕터였다. 자신의 의견과 다르면 난타전을 만드는 게스트, 제사보다 젯밥에 더 관심이 있는 게스트,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인 게스트 등등.







그 외에도 행사를 위한 저자의 사인이나 북토크 등의 협찬 요청, 대규모 서클을 하기 위한 준비 과정, 홍보 방법, 더 오랫동안 지속 가능한 동호회를 만들기 위한 저자의 콘텐츠 기획을 위한 아이디어 얻는 방법, 수익을 내는 방법 등 꽤 얇지만 꽤 다양한 내용이 담겨 있다. 개인적으로 성향이 달라 접목할 수 있는 방법은 몇 가지 없었지만 조심해야 할 부분은 꽤 꼼꼼하게 챙긴 기분이다. 스스로 오프라인 북클럽을 만들고자 하는 분께는 첫걸음을 나아가게 하는 실용서가 되지 않을까 한다. 






자주 내 블로그에 들어오는 분이라면 내년에 큰 마음을 먹고 준비하는 그리스·로마 신화 북클럽이 있다는 것을 아실 것이다. 사실, 단 권으로 된 책도 있지만 고전으로 알려진 도서는 꽤 다양하고 두꺼워 공부하겠다는 정신으로 읽지 않으면 계획한 것을 모두 읽기 어렵다. 개인적으로 나 스스로 준비가 되어서 읽겠다는 것보다 함께 공부하자는 취지인데 저자가 말하는 향방과는 꽤 다른 느낌이 되어 진행해도 되는가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하지만 저자가 스스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말에 그녀와 나의 차이점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공부하는 것이 목적이기에 호스트로서 모든 것을 다 알 필요도 없으며 더 많이 아는 이가 있다면 배우겠다는 마음으로 일단 부딪쳐 보기로 결심했다.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변신 이야기, 신들의 계보, 메데이아, 아르고호 이야기, 아이네이스, 플루타르고 영웅전, 아가멤논, 오이디푸스 등등의 이야기를 다 읽어본 전문가가 얼마나 되겠는가! 저자가 말하는 방향으로의 진행은 어렵겠지만 이것이 내 북클럽의 색깔이라고 정했다.







동네언니의 어쩌다 독서 모임 호스트는 북클럽을 기획하는 사람에게 상세한 방법을 설명해 주는 매뉴얼은 아니다. 그녀가 좌충우돌하면서 두 명의 게스트에서 60명의 게스트까지 늘리면서 성장해 온 이야기이며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는 도서이다. 성장이 모여 성공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믿고 사는 그녀의 과정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입힌 북클럽을 만들고 싶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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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책을 협찬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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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을 위한 치유의 미술관 - 삶에 지친 마음을 어루만질 그림 속 심리학
윤현희 지음 / 다산초당 / 2024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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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때에 정여울 작가 추천작이라는 타이틀을 단 관련 서적이 있어 호기심이 생겨 읽기 시작했다. 사실 요즘 유행하는 나이 시리즈와 비슷한 결이면 중도 포기할 각오로 시작했지만 다행스럽게도 마지막까지 꽤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오늘 소개할 책은 다산초당에서 출판했으며 임상 심리학자이면서 미술관에 간 심리학을 저술한 윤현희 작가의 마흔을 위한 치유의 미술관이다. 이 제목에서 치유는 상상하는 것과 달리 중의적인 의미를 띠고 있어 공부하는 마음을 끝까지 버리지 않고 책과 마주할 수 있었다.






총 4부로 각 부마다 네 명의 유명한 미술가들에 대하여 말하고 있으며 각 챕터마다 상당히 많은 그림이 실려 있어 글뿐만 아니라 그림을 감상하는 재미까지 더하고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빈센트 반 고흐, 에드바르 뭉크, 에곤 실레, 파블로 피카소 등과 생소한 인물인 페더 세베린 크뢰위에르, 베르트 모리조, 그랜마 모지스 등 각 챕터에 해당하는 인물들의 삶과 작품에 관한 설명 및 그들의 정신 분석과 더불어 이를 현대인의 생활에 접목하여 기술한 부분은 많은 독자들로 하여금 공감을 가질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그러면 인상 깊었던 뭉크와 가장 좋아하는 인물인 바실리 칸딘스키의 자취를 한번 따라가보도록 하자. 우리에게 뭉크는 절규를 그린 작가라는 인식이 너무 강하여 그의 배경을 알아볼 엄두조차 내지 못한 인물이다. 그는 스스로 자신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의 천사가 따라다녔다고 말할 정도로 생에서 죽음이 매우 가까이에 있었다. 그의 나이 5세에 어머니와 13세에 누나를 결핵으로 잃고, 20세에 남동생과 아버지를 폐렴으로 잃는다. 게다가 여동생은 조현병으로 정신병원을 들락거렸다.






그의 아버지는 광신도적 기독교 근본주의에 빠져 있었다. 그래서 어머니의 죽음에 대하여 신의 처벌이라는 옷을 입혀 어린 아들에게 어머니의 유서를 반복적으로 읽게 하였다. 그야말로 신체적 정서적 학대의 연속이었다. 게다가 그는 세 번의 사랑을했는데 모두 실패했다. 마지막 연인의 경우는 그의 그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정도의 사건까지 안겨주었다. 그녀가 뭉크에게 결혼을 요구하였으나 뭉크가 대답을 회피하자 권총으로 스스로 생명을 끊으려고 한 것이다. 이를 말리다가 뭉크는 왼손 가운뎃손가락을 잃고 만다.







절규는 단순한 고통이나 공포를 의미하는 작품은 아니었다. 공황 발작이 일어나는 순간의 환각 경험을 기록한 것이다. 대표적인 이 작품 이외에도 여성들의 그림이 있는데 작품 속 여성은 대부분 흡혈귀로 표현되었다고 하니 그가 실패한 사랑에서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는지 알 수 있다. 이런 그가 정신병원에 입원 후 생의 마지막 20년간 그린 작품은 한결 편안해졌으며 태양이라는 작품은 초기의 절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밝고 희망적이다. 자신의 심리적 불안과 공포에 정면으로 승부 한 그의 모습은 독자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바실리 칸딘스키의 경우 어떤 면에서 보자면 인생이 굉장히 잘 풀렸다고 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자면 하는 일마다 이렇게 막힐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좌절을 겪을만한 일도 많았다. 어릴 때부터 미술을 접한 것이 아니라 원래는 러시아 모스크바대학교의 법학 교수로 재직 중이었다. 이런 그가 모네의 빛과 대기의 변화에 따라 시험적으로 그린 건초더미 연작을 보고 끌려 과감하게 교수직을 사직하고 미술학교에 다시 진학한다. 이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적극적으로 전시회도 열었다.







어느 날 오후 일과를 마치고 자신의 작업실로 들어선 그는 한쪽 벽에 세워진 아름다운 그림을 보고 호기심이 발동하여 가까이 다가갔다. 막상 확인해 보니 자신의 그림이 거꾸로 뒤집혀 있었던 것. 이것에 오후의 햇살이 반사되어 스스로 그린 그림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다르게 보인 것이다. 이 일을 계기로 형태의 외형을 버리고 선과 색채가 조화와 충돌을 이루는 추상화에 빠지게 된다. 한참 활동을 하던 중에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는 바람에 러시아로 귀국한다. 







러시아에서 미술 아카데미 교수직을 제안받지만 그의 화풍은 공산당의 정치적 지향과는 양립하기 어려웠고 권력 다툼에서도 불리해져 다시 독일로 건너온다. 독일에서 갓 설립된 바우하우스에서 교수로 일하지만 이 학교마저 나치당에 의해 폐교당하고 만다. 한 번도 되기 힘들다는 교수를 몇 번이나 되지만 자의와 타의로 인해 모두 그만둬야 하는 운명이라니. 칸딘스키는 공감각 소유자였다. 그래서 그의 그림 중 유명한 것은 음악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들이 여럿 있다. 







이 책의 제목의 치유에는 중의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 첫 번째 의미는 각 화가들의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인생 전반을 둘러보며 수많은 역경을 헤치고 우뚝 서는 과정에서 삶의 지혜를 얻는 방법의 치유이다. 또 다른 의미로는 각각의 인물을 세세하게 탐구함으로써 우리는 그들의 작품 세계를 조금 더 깊게 관찰하며 수 세기가 지난 작품과 감정적 교류를 하는 과정에 일어나는 치유이다. 게다가 덤으로 그들의 스승이나 교우 관계에서 언급된 인물 이외에도 시야의 폭을 넓히며 스스로의 자취를 돌아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앞서 상세히 소개한 인물 이외에도 76세의 나이로 그림을 시작한 그랜마 모지스, 사랑을 담아 그린 그림으로 자신부터 치유한 헤르만 헤세, 세상이 모두 예스라고 할 때 노를 외치며 자신의 길을 끝까지 밀고 나가 결국은 인정을 받은 앙리 루소, 언제나 자연에서 여유를 찾은 구스타프 클림트, 다시 눈앞에 나타난다면 사느라고 고생했다며 그리고 어려움을 이겨내서 대견하다며 안아주고 싶은 에곤 실레, 도시락을 싸 들고 다니면서 그와의 연애를 말리고 싶은 파블로 피카소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우리에게 삶의 지혜를 던져주고 있었다.






다산초당에서 출간한 윤현희 작가의 마흔을 위한 치유의 미술관은 사실 제목과 달리 꼭 마흔이 아니더라도 읽으면 좋을 책이다. 특히, 세상의 모든 사람이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홀로 무인도에 버려진 느낌을 받을 때, 스스로의 생각 안에 갇혀 고통을 느낄 때, 앞만 보며 미친 듯이 달려왔는데 막상 달려와서 보니 나의 알맹이가 온데간데없다고 느껴져 공허할 때,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느끼는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인하여 불안할 때 읽으면 좋을 책이다. 아! 책에서 콕 집어서 마흔이라고 한 이유는 나만 아는 비밀로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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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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