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드펠 수사의 참회 캐드펠 수사 시리즈 20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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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글로스터의 로버트 백작의 아들 필립은 스티븐 왕의 침입에 아버지인 로버트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아버지는 아들의 상황에 눈을 돌린다. 더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필립은 아버지를 배신하고 스티븐 왕에게 충성을 맹세한다. 필립의 아래에는 캐드펠의 아들인 올리비에가 있었다. 이 항복 때 자신의 지조를 버린 이들은 그대로 필립의 아래에서 스티븐 왕을 위해 싸웠으나 그렇지 못한 이들은 모두 포로가 되었다. 올리비에도 포로였다.



이때는 포로가 되면 가족이나 그가 충성하던 주인이 돈을 주고 포로에서 해방시켜주는 형식을 취했다. 따라서 모든 포로는 현재 누구에게 붙잡혀 있는지 알리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올리비에의 행방은 묘연했다. 이를 알게 된 캐드펠은 수도원장께 말하고 아들을 찾으러 나선다. 이때 수도원장은 돌아올 날짜를 지키지 않으면 더는 우리 수도회의 사람이 아니라고 못 박는다. 이렇게 도착한 회의장에서 아들의 소식은커녕 살인 사건을 맞이하게 된다. 심지어 가해자로 몰린 사람은 억울한 이브 위고넹이었는데...




<역사적 배경 설명>


모드 왕후가 마틸다 왕비와의 싸움에서 패하고 도망간다. 이때 마틸다 진영의 수장 로버트 오브 글로스터가 포로로 잡혔고, 1141년 말 스티븐과 로버트는 맞교환되며 스티븐 왕이 복권되었다. 곧 조프루아 5세가 노르망디를 침공하면서 마틸다 진영은 잉글랜드에 고립되었고 귀족들은 이탈하기 시작했다. 주화 통제권도 무너져 지역 주교와 영주들이 자체 화폐를 찍는 등 왕권이 극도로 약화되었다. 한편 제프리 드 맨더빌은 수도원을 점거하고 약탈을 일삼다 1144년 전사했다.



1144년 초 조프루아가 루앙에 입성해 노르망디 전역을 장악하고 프랑스 왕의 공인을 받자, 스티븐은 용병과 측근 의존도를 높이며 내전을 이어갔다. 1143년 모드 황후 진영의 핵심 장수 마일즈가 사고사하고, 1145년 스티븐은 패링던을 점령해 마틸다 세력을 서부 전선에서 고립시켰다. 같은 해 말, 글로스터의 로버트의 아들 필립 피츠로버트가 스티븐에게 귀순해 콘월 백작 부부를 생포해 넘겼으나, 스티븐은 명분을 위해 이들을 석방했다. 이에 감명받은 레지널드는 스티븐과 화해했고, 백작 작위를 공식 인정받았다. 


위 역사적 배경은 중세 잉글랜드의 상황을 11권 이후 20권 사이에 있었던 일을 짧게 요약한 것이다. 엘리스 피터스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12세기 영국의 무정부 시기의 역사를 그대로 품도 있어 역사 추리 소설이라고도 한다. 실제 사건과 실제 인물이 그대로 등장하기 때문에 첫 권부터 진득하게 읽기만 하여도 당시의 영국 상황을 모두 알 수 있다. 게다가 이 당시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왕가의 거듭된 배반은 한 치 앞을 모르는 스티븐 왕과 모드 황후의 싸움은 독자를 더욱 즐겁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캐드펠 수사의 참회에서는 그가 세상을 버리고 온전히 하나님의 사람이 되기로 맹세한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게 된다. 바로 아들의 생사를 알 수 없다는 소식 때문이다. 이에 지금까지 모든 사람에게 비밀로 하였던 아들의 존재를 라둘푸스 수도원장에게 털어놓고 올리비에를 찾으러 나선다. 이 과정에서 필립을 만나게 되면서 작품은 캐드펠과 올리비에, 글로스터의 로버트 백작과 필립의 구도로 자리를 잡아간다. 양쪽 다 부자지간이지만 각자의 행동이 매우 달라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달까?



먼저 백작과 필립의 경우에는 아버지의 도움 거부로 인해 스스로 버림받았다는 생각에 왕을 배반하고 스티븐 아래로 들어간다. 이후 둘은 냉각 상태를 맞이하고 서로에게 단 한 마디도 건네지 않은 채 완전히 멀어진다. 그런데 캐드펠은 다르다. 단 하루도 아들과 함께하지 못했지만 그 아들을 위해 생명의 위험을 감수하고 기꺼이 수도복을 벗을 각오를 한다. 이를 지켜본 필립은 자신에게는 단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아버지라는 개념과 처음 마주하게 된다. 그때부터 이야기는 단순한 수사극을 벗어나 전쟁과 혈연, 믿음과 후회가 얽힌 묵직한 이야기로 넘어한다.



범인은 마지막에 겨우 나타날 정도로 풀기 어려운 살인은 일어났고, 이브는 포로가 되었고, 올리비에는 실종되었다. 이번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권력을 위하여 싸움을 벌이는 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나쁜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각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모두 이해가 되며 안쓰럽기 그지없을 뿐이다. 심지어 살인자까지도. 게다가 단순한 배신자인 줄 알았던 필립에게는 생각보다 큰 대의가 존재했었기에 어떤 면에서는 이번 20권에서 가장 멋진 인물로 기억된다. 로맨스 소설의 남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그래서 이야기가 풀어나갈수록 독자의 감정 이입은 더욱 커지고 모두가 필립의 편에 서서 그를 응원하는 수준에 이르게 된다. 역사 추리 소설답게 모든 스토리를 알고 있지만 작가가 끼워 넣은 모종의 사건들과 그녀의 필력 덕분에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지는 아이러니를 느낀다. 과연 캐드펠은 이번 사건에서 아들도, 필립도, 이브도 구하고, 범인도 잡은 후 무사히 자신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까? 아니면 마지막 권이기에 작가는 그를 다시 속세로 돌려보냈을까? 



엘리스 피터스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 20권 캐드펠 수사의 참회는 지금까지 읽었던 열한 권의 이야기와 달리 정말 마음을 졸이면서 읽었다. 가운데 건너뛴 이야기들이 궁금하여 이번에 예스24에서 주간 우수 리뷰로 선정되어 받은 포인트에 조금 더 보태서 바로 캐드펠 수사 시리즈 로얄 컴플리트 에디션 박스 세트를 구매했다. 나머지 여덟 권은 조금 더 천천히 내용을 음미하면서 이번 여름 더위를 날려줄 친구로 함께 할 예정이다. 중복된 세 권은 조만간 블로그 이벤트로 나눔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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