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팔리는 글은 처음이라 - 한번 깨달으면 평생 써먹는 글쓰기 수업
제갈현열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5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과거에는 글쓰기는 작가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지만 이제는 삶의 기본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단순히 책을 쓰는 것 이외에도 자기소개서, 기획서, 이메일, 프레젠테이션, 유튜브 대본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글은 개인 간의 차별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런 트렌드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이제는 글쓰기 비법을 배워야 하는 시대이다. 그것도 이론보다 실전 중심으로. 이를 전문용어 없이 쉬운 말로 기초 관점부터 대가의 비법까지 설명한 글쓰기 기초서인 제갈현열의 팔리는 글은 처음이라 속으로 들어가 보자.
기초 관점부터 대가의 비법까지 설명한 글쓰기 기초서인 제갈현열의 팔리는 글은 처음이라에서 저자는 살아가는 것은 시장에서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판매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자신의 시간이든, 능력이든, 가진 것이든. 이런 자신을 좀 더 잘 팔 수 있는 도구가 바로 글쓰기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글을 쓴다는 행위 자체는 많은 이에게 동경의 대상이 되지만 막상 시작하기에는 허들이 높다. 그러나 저자는 말한다. 글쓰기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기에 이를 구분하면 그 허들이 매우 낮아진다고.
재능이 많은 부분을 좌지우지하는 문학적 글쓰기와 누구나 연습만으로 쓸 수 있는 기능적 글쓰기인 비문학적 글쓰기로 나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생산 수단의 뿌리는 비문학이다. 글을 쓰는 건 5:3:2의 비율로 만들어지는 칵테일과 같다. 원리, 구조, 표현. 비율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가장 강조하는 요소는 원리이며 그 중심에는 시장이 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자기만족형 작문이 아니다. 팔기 위해서 쓰기에 당연하게 시장이 요구하는 것을, 요구하는 방법대로 써야 한다.
이를 위해 저자가 제시한 방법은 질문이다. 시장은 단순히 자료를 얻기 위한 분석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문제점과 담아야 할 이야기의 틈을 찾기 위한 곳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때의 질문의 내용은 상관없다. 답을 듣기 위하여 하는 행위가 아닌 스스로 고백하게 만드는 무기로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질문의 결과로 수많은 칭찬을 들을 수도, 불평을 들을 수도, 당부를 들을 수도 있다. 다만 이 과정이 인위적이어서는 원하는 결과에 도달할 수 없으며 반드시 자연적이어야 함을 강조한다.
수많은 질문하기를 통하여 원리를 꿰뚫었으면 다음은 구조이다. 이 책이 말하는 구조는 기승전결이나 서론-본론-결론처럼 고전적 이론을 암기하는 방식이 아니다. 저자는 글쓰기의 구조 역시 체화되는 경험으로 익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직 손에 익지도 않은 채 남이 만든 특별한 구조를 배우는 건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글쓰기 강의 중엔 자기만의 구조를 비밀처럼 포장하며 수강료를 받는 경우가 많지만 자신의 경험치가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는 오히려 글을 망치는 길잡이라며 주의를 당부한다.
이 책이 권하는 방식은 오히려 그 반대다. 가장 익숙한 구조에서 시작해서 스스로 변형하고 확장해나가는 실전 중심의 접근. 처음부터 이상적인 형식을 좇기보다 읽는 사람이 편한 글, 내가 말할 수 있는 리듬으로부터 출발해서 경험을 쌓고 나만의 틀을 만들어가는 것. 이게 바로 팔리는 글쓰기에서 말하는 구조의 본질이다. 이것을 할 수 있는 첫걸음부터 확장하는 방식에 대하여 저자는 꽤 구체적이고 쉬운 방법을 제시한다. 마치 초등학생도 따라 할 수 있는 수준으로.
그럼 이렇게 연습하여 내가 만든 구조가 괜찮은지, 이 글이 잘 됐는지를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저자는 여기서도 복잡한 기준을 들이대지 않는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누군가에게 설명해 보는 것이다. 입 밖으로 말을 꺼내 봤을 때 자연스럽게 흘러간다면, 그리고 상대가 들어서 이해가 쉽게 된다면 그 글은 이미 좋은 구조를 갖춘 것이다. 반대로 머뭇거리면서 설명이 꼬이거나 상대의 주의가 흐트러지기 시작하면 그건 내가 쓴 글의 구조가 어딘가 불편하다는 증거이다.
너무 쉬워 보여 별것 아닌 것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이건 단순한 점검법이 아니라 글을 쓰고 다듬는 데 있어서 가장 실용적인 리듬 테스트이기도 하다. 내 글이 설득력을 갖췄는지 독자가 글의 맥락을 무리 없이 따라갈 수 있는지, 이 모든 건 입 밖으로 말해보기라는 아주 단순한 행위 하나로도 확인 가능하다. 저자는 이를 두고 커피 두 잔과 I 성향의 친구 한 명이면 가능하다고 위트 있게 던진다. 다만 글로 전달하는 것은 금물이며 꼭 말로 하라고 한다.
저자는 창의력이 무(無)에서 솟아나는 천재성이나 번뜩이는 직관이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창의력은 방대한 지식과 훈련된 사고력 위에서만 발현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뉴턴과 아르키메데스를 예로 든다. 뉴턴이 미적분이라는 수학적 기반이 없었다면 만유인력의 법칙에 도달할 수 없었을 것이며, 아르키메데스 역시 물리학적 지식이 없었다면 부력의 원리를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결국 창의력은 축적된 지식의 바닥 위에서만 점화된다고 말한다.
그 외에도 글쓰기에 익숙해지는 방법, 꼭 사람이 아니더라도 좋은 선생님을 고르는 방법, 새로운 것을 탄생시키는 법에 대하여 말한다. 마지막 장에 가면 각종 대가에게서 그들의 글에서 방법을 훔쳐 오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단순히 이렇게 가져온다는 1차원적인 설명이 아니라 작가 본인이 직접 사용하고 적용한 예시를 들어주기에 처음 자신의 글쓰기 토대를 만들려는 사람에게 꽤 좋은 자료가 된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에필로그에서 이 방법으로 공모전 수상을 시킨 제자들의 이야기였다. 의심되면 한번 시도해 보시길.
기초 관점부터 대가의 비법까지 설명한 글쓰기 기초서인 제갈현열의 팔리는 글은 처음이라는 이론만 제시하지 않는다. 각 챕터가 끝날 때마다 실전 편에서 직접 체크하면서 실행해야 할 목록이 나온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 누구나 시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글을 쓴다는 공포가 자신도 모르게 사라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작게는 자기소개서나 기획서를 크게는 자신만의 책을 내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은 한줄기 빛이 되어줄 것이다.
#팔리는글은처음이라 #제갈현열 #다산북스 #글쓰기기초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