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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는 쿠데타 - 글로벌 기업 제국은 어떻게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가
클레어 프로보스트 외 지음, 윤종은 옮김 / 소소의책 / 2025년 4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
당신이 오늘 마주한 모든 것 중 진실이 얼마나 있을까? 진실과 거짓, 자유민주주의의 기준은 더 이상 명확하지 않다. #그림자권력쿠데타의실체고발 을 내용으로 쓴 #소소의책 에서 출간한 #클레어프로보스트 , #매트켄나드 의 #소리없는쿠데타 는 우리가 사는 현실에서 진실 찾기가 어려운 이유를 찾을 수 있는 키를 마련해 준다. 책을 읽고 나면 타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아니라 이익에 따른 권력 구조를 통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림자 권력 쿠데타의 실체 고발을 내용으로 쓴 소소의책 출간 도서 클레어 프로보스트와 매트 켄나드의 소리 없는 쿠데타는 초반엔 에세이 다큐 형식으로 다가와 친화적이지만 전문성이 부족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곧 소름 끼치는 사례들이 등장하고 멀게 느껴졌던 사건이 독자의 발밑 현실로 다가온다. 첫 장은 글로벌 기업과 개발도상국 간 분쟁에서 시작된다.
첫 데이터는 엘살바도르의 채굴권에 관한 이야기이다. 엘살바도르에서는 수질 오염, 자국민의 생명 위협 등을 이유고 채굴권에 대한 제재를 가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를 담당하고 있던 캐나다 기업 퍼시픽 림에서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제소를 한다. 수십 년을 싸운 이후 어렵게 엘살바도르는 세계 최초로 채굴권을 전면 금지하는 성과를 쟁취했으나 이런 결과는 매우 희귀한 경우에 속했다.
저자들은 개발 도상국가 국민의 안전성을 위협하며 이들 국가의 자율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통치하지 못하게 하는 국제투자분쟁이 어떻게 탄생했는지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 역사적인 사건을 바탕으로 꼼꼼하게 살펴본다. 이것을 처음에 만든 세력은 각국의 주요 은행들이었으며 초반 회의 때 아르헨티나, 인도, 태국 등 수많은 국가에서 이 제도가 식민지의 또 다른 이름으로 작동될 것을 우려하여 반대하였다. 그러나 힘 있는 선진국들의 찬성에 의하여 실시된다.
결과적으로 이 제도는 글로벌 기업들이 계약을 맺은 국가들의 자율적 통치에 칼날을 들이대는 도구로 전락했다. 예를 들자면 수질 오염을 방지하기 위하여 일정 농도 이상, 일정 온도 이상이 되면 하천으로 공장의 물을 방류하지 못하게 하는 법이 제정되었다면 해당 기업은 자신들의 이익에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에 제소한다. 이 과정은 외부로 공개되지도 않으며 이를 판단하는 중재자는 딱 세 명이다. 이 세명이 중진국 이하의 손을 들어줄 확률이 얼마나 될지는 개인의 판단에 맡긴다.
국제투자분쟁 전문 로펌, 자금을 대출하는 캐피털까지 소송에 얽히며 기업의 운용 자본을 당겨쓸 수 있는 구조로 변질된다. 이후로 넘어가면 드물지만 중진국의 손을 들어준 재판이 나온다. 그러나 실상을 보면 재판에선 이겼어도 이익은 기업이 챙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문제가 왜 지금까지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는데 갑자기 외부로 알려지게 되었을까? 바로 국가로 겨냥한 화살이 선진국으로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독일, 심지어 미국까지. 물론 그 이전에도 저자들과 같이 외부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생명의 위협을 받거나 실제로 고문을 당하여 죽은 이도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공공연하게 책으로 많은 이들을 찾을 수 있었던 것에는 이런 점도 적용하였으리라 생각한다.
2장으로 넘어가면 국제 원조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이 파트에선 트럼프가 WHO, UNHRC, UNRWA, 파리협정, ILO를 탈퇴하고 USAID를 축소한 배경이 드러난다. 또한 이 과정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딥 스테이트의 존재도 어렴풋하게 독자가 그릴 수 있다. 법으로 제정된 국제 원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내용이 완벽하게 달랐다.
오히려 실정은 많은 이가 손가락질하는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과 결이 비슷하달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국제 원조는 식량, 의약품, 기타 환경 부족으로 인한 교육의 부재를 해결하기 위하여 경제적인 원조를 생각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해당 국가에 이자와 함께 갚아야 하는 대출 형태를 띠거나 채무 감면을 해 준다거나, 상환 일정을 연기한다거나 하는 등의 원조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기타 원조 자금은 국제기구, NGO, 영리 목적의 계약 업체와 하청 업체를 통과하여 빈곤국에 도달하였다. 그러나 이마저도 선진국 기업의 물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쪽으로 이용되었다고 하니 이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이익을 본 것이 누구인지는 자명하다. 이런 행위의 최전선에는 기업이 있으며 이들을 지원사격하는 이들은 정치인이었다. 찬사를 받는 마거릿 대처조차 예시가 되니, 그렇지 못한 인물들은 어땠을까?
그럼 딥 스테이트로 명명된 집단에 대한 정의가 성립된다. 바로 세계은행과 이들과 손잡고 그림자 권력을 키워온 글로벌 기업들이다. 자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정책을 수립하면 국가가 파산할 정도의 소송을 걸고 내용은 비밀에 부친다. 세계 어떤 언론에서도 다루지 않으며 그 결과는 자국의 정치인과 국민이 고스란히 입는다. 이 과정이 무서운 국가는 글로벌 기업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내버려둔다. 지금까지 이런 행태는 중진국 이하에서만 일어났었는데 이제는 선진국을 향하고 있다. 자국을 위험에 빠뜨리게 만드는 것이다.
3~4장에서는 자국 통치자의 능력만으론 해결할 수 없는 거대한 쿠데타의 실체를 고발한다. 책 속에는 그동안 우리가 오른쪽 눈으로만 알고 있던 국제적 사안을 왼쪽 눈으로도 볼 수 있게 해 준다. 이런 상황에 자유민주주의는 점차 힘을 잃게 되고, 언론과 경제를 장악한 세력들에 의하여 세계의 시민은 불 피워 놓은 솥에 들어간 개구리가 되어가고 있다. 온몸이 익어서 죽는 줄도 모르고.
그림자 권력 쿠데타의 실체 고발을 내용으로 쓴 소소의책에서 출간한 클레어 프로보스트, 매트 켄나드의 소리 없는 쿠데타는 어느 하나의 진영을 비판하거나 옹호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오래도록 믿어온 국제 질서의 틀을 의심하게 만들며 세계를 움직이는 진짜 동력이 무엇인지 묻는다. 진짜 자유민주주의란 무엇인지, 우리는 과연 그 틀 안에서 스스로를 지키고 있는지, 책을 덮은 지금 그 질문은 독자의 몫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