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 한 구가 더 있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 2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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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의 사건, 인물, 지역이라는 배경으로 인하여 단순하게 추리소설을 읽지만 당시의 역사적 배경까지 알게 되는 일석이조의 작품이 역사추리소설 장르이다. 특히 영국의 중세라고 하면 우리는 대부분 스캔들의 대가인 헨리 8세의 이야기로 국한될 때가 많다. 스토리도 풍부하고, 아침 드라마로 삼기에도 뒤지지 않을 자극적인 요소들 때문이다. 덕분에 천일의 앤, 블러드 메리, 튜더 왕조 등등 드라마, 영화, 연극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쉽게 접할 수 있었다. 덕분에 우리는 그가 통치하던 시대적 상황에는 많이 익숙해져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시기를 벗어난 중세에는 생각보다 무지한 것이 사실이다.



작품 중에 등장하는 시기와 맞물리는 시대의 소설로 우리가 잘 아는 것은 로빈 후드의 모험이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홍길동과 같은 인물인데 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캐드펠 수사 시리즈 바로 다음 시대이다. 헨리 1세-스티븐 왕-헨리 2세-헨리 왕-리처드 1세로 이어지는 계보에서 본문의 작품은 스티븐 왕과 헨리 1세의 딸 마틸다가 싸우는 상태이며 로빈 후드는 리처드 1세 때의 일이다. 이런 짧디짧은 계보 정도만 알고 있어도 역사소설을 통하여 얻는 정보가 꽤 많아지며 재미가 배가되니 읽기 전 5분 정도만 할애하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 땅의 길이란 길이 모두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냐만, 지금의 무정부 상태에서 감히 그렇다고 주장할 수가 없구려."

-p.115


자 그럼 영국 BBC에서 드라마로 방영된 적이 있는 북하우스에서 출간한 엘리스 피터스의 역사추리소설 캐드펠 수사 시리즈 Ⅱ『시체 한 구가 더 있다』를 소개해 본다. 시리즈 Ⅰ에서 다시 원래 있던 슈루즈베리에 있는 수도원으로 돌아온 캐드펠. 한숨 돌리나 싶었는데 왕위 찬탈을 두고 온 나라가 난리가 났다. 전 국왕 헨리 1세가 죽을 때 자신의 딸인 마틸다 공주 즉 모드 왕후에게 왕위를 물려주기로 하였으나 그 과정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으로 인하여 외조카인 스티븐이 왕위를 찬탈했다. 여기서 모드 왕후가 깔끔하게 물러섰으면 좋았겠지만, 자신의 자리라고 생각한 왕위를 되찾아오기 위하여 국민을 둘로 쪼개 스티븐과 전쟁을 벌인다.



"이런 험난한 시대에는 그 누구도 양심에 따라 자기 길을 선택하고, 그 선택에 따른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 이상은 할 수 없어요."

-p.213


당시 시대 상황은 왕과 영주가 존재하는 봉건주의였기에 끊임없이 영주들이 적통을 문제삼아 왕에게 반기를 들었으며 스티븐 왕은 이들을 찍어 누르기 위하여 전쟁을 하러 다닌다. 그래서 이 시기를 무정부 시대라고 부른다. 이번에 스티븐 왕은 우리들의 주인공이 거주하고 있는 슈루즈베리를 치러 왔다. 이곳은 왕후의 편에 서서 그녀에게 재정과 군사를 지원하기 위하여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영주들이 많았던 것. 모종의 사건으로 인하여 원래 시작하려던 것보다 더 이르게 전투를 시작하여 슈루즈베리를 점령하고 반대파의 사람들을 포로로 잡아와 모두 처형시킨다.



"인간에게 권능라는 게 있다면 이를 오용한 최악의 사례가 바로 이것이겠지."

-p.88


다수의 주검은 결국 수도원의 캐드펠 수사가 처리하게 되었다. 그러나 분명 처형자는 94명이었으나 한 구의 시신이 더 존재하는 것을 캐드펠은 알게 된다. 다들 처형 전 인원을 잘못 센 것이라며 쉽게 넘어가려고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은 그가 죽게 된 방식이 처형이 아님을 논리 정연하게 설명하여 결국 왕에게 보고가 된다. 왕은 자신의 일에 범죄의 숟가락이 얹어지는 것을 원치 않아 그에게 사건 수사를 명령한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피해자의 이름조차 알아내기가 어려워진다.



"공정한 승리와 공정한 패배는 어느 누구의 마음도 상하게 하지 않는 법이죠. 동의하나요?"

-p.285


당시 수도원에는 지금으로 말하자면 난민 비슷한 이들도 함께 살았다. 딱히 난민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그 이유는 돈이 있는 이들이나 도망자가 신분을 숨기고 1년간 묵을 비용을 미리 내고 조금 더 안전한 곳인 수도원에 머물기도 하였고,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하루 이틀 쉬어가는 곳으로 이용하기도 하였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수도원이 철저하게 중립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스티븐 왕의 편도, 모드 왕후의 편도 모두 들어와서 살았을 정도로 말이다. 당연하게 본문에는 세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가 이곳으로 들어온다.



"정의에 대해 하는 말인데, 정의는 전체 이야기의 절반도 채 안 되기 마련이오."

p.367


그들 중 두 명은 왕의 그리고, 두 명은 왕후의 편이다. 당연하게 지금 이곳은 스티븐 왕이 점령하고 있으니 불리한 것은 후자이다. 이런 가운데 신원을 알 수 없는 시신이 나타났고, 마을 사람들이 와서 봐도 그의 이름조차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왕후의 편에 있던 한 남자가 피해자를 알아보면서 드디어 사건의 실마리가 보이는 듯하지만 아직은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안갯속이다. 과연 수도원에서 나뉘어 있는 이들은 서로 사이좋게 지냈을까 잡아먹지 못해서 안달이었을까? 이들이 발견한 이는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고 왜 이곳에 생명이 꺼진 모습으로 누워 있는 것일까? 그리고 누가 이런 끔찍한 짓을 저지르고 왕의 포로 처형장에 몰래 옮겨 놓았을까?



캐드펠 수사 시리즈 2권은 1권과는 또 다른 묘미가 있었다. 1권이 주인공의 독무대였다면, 2권은 투 탑 체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두 남자의 활약이 도드라졌다. 아마 2권을 읽고 나면 주인공보다 이 남자에게 반하는 이들이 많을 듯하다. 개인적으로 현대 사회에 이런 사람이 있다면 연예인 하기에는 아까운 인물이고 정치인이나 대기업 총수를 하면 천하무적의 인물이 되지 않을까? 게다가 1권보다 다수의 인물이 등장하는데도 불구하고 짜임새 면에서 훨씬 촘촘했다. 마지막에 뒤통수를 세게 맞게 될 테니 정말 기대하고 봐도 좋을 책이다.






북하우스에서 순차적으로 다섯 권씩 출간할 예정이며 첫 번째로 출간한 역사추리소설 엘리스 피터스 캐드펠 수사 시리즈 Ⅱ『시체 한 구가 더 있다』의 소개를 마친다. 일반적으로 작가는 책을 쓰면 쓸수록 실력이 는다고 한다. 엘리스 피터스의 시리즈 두 번째 작품임에도 첫 번째 작품보다 확연하게 필력이 좋아진 것이 보인다. 음모와 음모와 음모와 음모가 우연히 겹쳐져서 나오는 결과가 상상조차 하지 못하여 책장을 덮고도 감탄을 하게 만드는 2권이었다. 3권 수사의 두건은 얼마나 더 좋아져서 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풀어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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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아 읽은 후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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