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부의 세계사 - 자본주의 역사를 가장 쉽게 이해하는 31가지 이야기
한정엽 지음 / 다산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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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부터 한동안 경제신문 공부를 매일 한 적이 있다. 학교를 졸업하고 딱 뉴스만 보는 선만으로 유지하다가 깊게 공부를 하려고 하니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가장 큰 문제점은 흔히 말하는 경제용어는 어떻게든 외울 수 있지만, 거미줄같이 엮인 국제 정세는 어디에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감을 잡을 수가 없어서 답답했다. 한 꼭지의 기사를 공부하기 위하여 4시간 이상을 소요하던 당시 가장 많이 느낀 것은 경제는 우리 역사와 일상의 전부라는 것이었다.


간단히 예를 들어보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이 발발했을 때 우리는 전쟁 자체에만 눈이 쏠리게 된다. 그러면서 몇몇 산업 군으로 눈을 돌려 투자처를 찾으려고 노력하면서. 그러나 이런 방식을 계속 고수하는 것은 수학 공식의 원리를 모르면서 답만 외우는 것 같은 느낌이다. 왜 한쪽은 우리는 같은 민족이라고 하며, 한쪽은 우리와 너희는 다른 민족이며, 너희는 우리의 철천지원수이기에 목숨을 걸고 싸울 것이라고 말하는지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전쟁의 예측이 점점 더 어려워지게 된다.


개인적으로 한정엽 작가에 대하여 아는 바가 없어 처음 책을 선택할 때 고민을 많이 했다. 분명 예상대로라면 내가 원하는 도서이지만 저자에 대한 신뢰감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전에 너무 재미있게 우리나라 현대 경제사 책을 써주신 오건영님의 추천사를 보고 더는 고민하지 않고 읽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들어가기에 앞서라는 첫 파트부터 온전히 집중할 수 있어 이후 본문은 옛날이야기 읽듯이 너무나도 즐겁게 읽었다. 아! 이 도서는 미국 경제에 대하여 서술하고 있지만, 결국은 주제가 경제인 역사책이니 처음 경제서를 접하는 사람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총 31가지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것이 각각 다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어져 있어 부드럽게 다음 장으로 넘어갈 수 있다. 투자를 위한 공부를 많이 하시는 분들 중에 메르님이 운영하는 블로그의 글을 매일 차근차근 읽으시는 분들이 꽤 많은 것으로 안다. 메르님의 글을 흥미롭게 읽고, 따로 깊게 공부하지 않아도 이해가 정말 잘된다고 느낀 분이라면 이 책도 비슷하게 볼 것이다. 왜냐하면 책의 흐름이 메르님이 이야기하시는 것과 매우 비슷하게 흘러가기 때문이다. 즉, 결과만 있는 것이 아니라 누가 무엇 때문에 그런 일을 했는지, 그리고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지, 그 결과가 이후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하여 딱딱한 교과서가 아니라 학원의 일타 강사처럼 재미있게 들려준다.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던 부분은 연준의 탄생이었다. 지금 우리가 아는 연준을 보면 설립 때부터 자국의 사람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고 세워졌을 것으로 상상이 된다. 하지만, 의외로 연방정부보다 13개의 주가 힘이 더 센 시기였기에 은행도 주법 은행은 존재했다. 그러나 독립전쟁으로 빚이 상당했던 미국은 알렉산더 헤밀턴의 노력으로 미국의 중앙은행이자 연준의 모태인 제1미국은행을 등장시킨다. 처음에 인가 기간이 20년이었으며 이들을 연방파라고 한다. 여기에서 북동부의 상인 계측이 연방파를 지지하고 그 반대인 공화파는 남부 지역의 농민들에게 지지를 얻었다.


눈치가 빠른 분은 벌써 아실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남북 전쟁의 기본 베이스가 된 것이다. 물론 한참 뒤에. 이후 20년이 흐른 뒤 제1미국은행은 더 이상 승인 기간을 연장하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된다. 이후 영국과의 전쟁에서 중앙은행의 빈자리가 너무 커 전쟁이 끝나자마자 제2미국은행의 설립을 허가했다. 그런데 경제나 금융에 대한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중앙은행의 자리를 채우면서 미국에 첫 금융공황이 발생한다. 그 이후에도 중앙은행의 위치는 곤고하지 못하고 정치권의 의견에 따라 이리 저러 휘둘린다.


이후 남북 전쟁이 일어나며 국립은행법이 제정되었다. 법 제정 후에도 여러 진통을 겪은 후 현재의 연준이 생겨나게 된다. 이렇게 각종 전쟁과 혁명 등등을 통하여 중앙은행의 자리를 곤고히 한 다음 이제 남북 전쟁이 발발하고 그린백이라는 달러가 등장한다. 그린백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초록색으로 찍혔기 때문이며 이것이 달러의 모태가 되었다. 그린백으로 인해 미국에서 금본위제가 사라졌다. 남북전쟁이 끝나고 미국을 현재의 강대국으로 만든 세계대전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 과정이 재미있지만, 이 부분은 생략한다. 이후 몇 가지 큼직큼직한 사건들을 지나면서 달러가 기축통화가 된다는 것이 2장까지의 내용이다.


2장을 읽다가 보면 요즘 중국이 왜 그렇게 자신들의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하려고 하는지, 뉴스에 한동안 떠들어 대든 페트로 달러가 무엇이고 이것을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위안화로 왜 받겠다고 하는지도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하나하나 떨어져서 설명해 줘서 단기적으로 기억이 가능한 도서보다는 스토리텔링이 확실하여 자동으로 연상이 되는 책을 좋아한다. 오늘 소개하는 다산북스에서 출간된 한정엽 작가의 최소한의 부의 세계사는 스토리텔링이 매우 잘 되어 있어 그동안 봐왔던 딱딱한 경제서와는 차원이 다른 도서이다. 그리고 자극적인 내용이 없어 성인뿐만 아니라 청소년도 함께 읽을 수 있어 자녀들과 함께 경제공부를 시작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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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아 읽은 후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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