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그랩 - 내 정보를 훔치는 빅테크 기업들
울리세스 알리 메히아스.닉 콜드리 지음, 공경희 옮김 / 영림카디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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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수많은 책이나 영화에서 극단적으로 AI가 인류에게 악영향을 미칠 때는 자주 보았기에 그 위험성에 대하여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것에 관해서는 생각보다 크게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오늘 소개할 신간은 자신이 네트워크에 남긴 흔적들을 훔쳐서 이를 이용하여 개인의 자유를 박탈하는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경고와 대응책을 알려주는 울리세스 알리 메히아스와 닉 콜드리가 지은 데이터 그랩이다.


"디지털 플랫폼과 관계를 통해 확장된 신식민주의 체제가 구축된다는 점이다. 데이터 추출에 기반한 신식민주의 체제는 결국 대다수의 판단 능력을 빼앗을 것이다."

- 데이터 그랩 p.50


​데이터 그랩에서는 현재 빅테크 기업들의 행태가 과거 유럽이 세계적으로 뻗어나가면서 건설한 식민지를 토대로 자본주의의 근간을 만든 것에 비교한다. 이런 식민지를 만드는 행위를 본문에서는 식민주의라고 하며 모든 자본주의는 식민주의를 바탕에 깔고 있다고 정의한다. 또한 식민지로 전락한 국가의 그 영향은 독립을 하더라도 매우 긴 시간 영향을 끼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토지, 자원, 인력 등의 각종 수탈과 목적을 실행시키기 위하여 폭력이 동반되었다.


​이것을 현대의 데이터에 대입하면 당시 유럽은 현재의 빅테크 기업들이며 토지, 자원, 인력은 데이터, 개인의 판단 능력, 자율성 등으로 치환된다. 또한 과거의 신체적 폭력은 현재 약관에 동의한다는 문구로, 차별, 기회 박탈, 알고리즘의 악의적 카테고리 분류 등으로 대치한다. 이것을 본문에서는 신식민주의 체제라고 명명한다. 언뜻 생각하면 불편함을 아직은 느끼고 있지 못하여 너무 과한 주장이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책장이 넘어감에 따라 오히려 오싹하게 소름이 끼칠 정도로 우리는 부주의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빅테크 이야기를 상세히 살펴보면 데이터 식민주의 이야기이고, 주인공은 기업, 정부이다. 하지만 과거 식민주의처럼 개인 탐험가들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들도 정복자가 되어, 어느 작가의 표현처럼 '감시 개척주의'에 가담할 수 있다."

- 데이터 그랩 p.216


​며칠 전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인 스페이스 X에서 스타십의 성공적 귀환을 알리는 뉴스가 뜬 적이 있다. 스페이스 X에서는 우주선 외에 소형 인공위성인 스타링크를 현재 6000개 정도 쏘아 올렸습니다. 이것으로 인하여 바다 한가운데에서도 구조 요청을 하여 사람을 구출했다는 기사가 나와 스타링크의 장점을 매우 부각시켰던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브라질 대통령인 자이르 보우소나루와 머스크와의 계약에서 단순히 학생들과 환경을 돕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추출을 위함이었다고 드러났다.


​창백한 푸른 점 위에 향후 4만 2000개까지 한 기업이 쏘아 올린 인공위성이 떠다닌다면 지구에 사는 모든 것 즉 생명체와 무생물체의 정보는 모두 그들의 손에 들어간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저자는 데이터를 사용한 끔찍한 예시를 여러 가지 들고 있다. 그중 인상 깊은 것은 자율주행 차량과 개인의 건강 데이터 부문이었다. 당신이 어디를 가든 모두 관찰하고 있고, 당신의 건강 상태를 알고 있어 여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 우리는 등 뒤에 보이지 않는 총구를 언제나 들이대고 살고 있는 셈인 것이다.


"감시 카메라, 스마트 밴드, 스마트 가전, 디지털 비서, 피부 이식 칩 등 익숙한 데이터 추출 기술을 통한 식민화가 '우리의' 공간, 삶의 공간을 지속적인 수익을 위한 추출 영토로 바꾸었다. 또 우리가 상호작용하면서 개인 정보를 내줄 때 이 기술들은 시간을 식민화한다."

- 데이터 그랩 p.278


위와 같은 주장은 저자를 비롯한 소수의 의견이 아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AI를 이용하여 미래에 발생할 범죄 예측하는 수사를 금지하였으며 시애틀은 미국 전체 주에서 가장 강력한 감시 기술 금지안을 통과시켰다. 그 외에 시민 연대 단체도 세계적으로 결성되어 활동하고 있으며 기업의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결성하여 스스로를 보호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개인으로서 저항할 수 있는 방법도 깨알같이 꼼꼼하게 챙기고 있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저항을 위한 전략을 시스템 안에서, 시스템에 맞서서, 시스템을 넘어서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설명하며 저항하지 않을 때 우리가 맞게 되는 참담한 결과를 경고하며 책은 마무리가 된다. 


​아마 요한 하리의 도둑맞은 집중력을 읽어본 분이라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것이다. 도둑맞은 집중력이 우리의 현재 일상에서의 위험성을 말하는 책이라면 데이터 그랩은 현재를 비롯하여 조금 더 미래와 훨씬 더 먼 미래를 경고하고 있는 도서이다. 편리함을 간판으로 내세워 당신의 모든 것을 위협하는 빅테크들의 손에 놓인 당신의 데이터에 속수무책으로 당하지 않기 위한 방법이 궁금하다면 울리세스 알리 메히아스와 닉 콜드리가 쓴 데이터 그랩을 꼭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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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아 읽은 후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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