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의 순간, 치트키 독서 - 실패의 순간에 나를 일으켜준 것은 언제나 ‘책’
이혜주 지음 / 모모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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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주 작가는 우아한 밍블이라는 닉네임의 도서 인플루언서로 19년 차 블로그 활동을 하고 있었다. 독서 모임이나 스터디도 꾸준하게 하고 있었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시간을 쏟기 위하여 공무원이었지만 퇴사를 선택한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었다. 완독 후 작가에 대하여 찾아보았을 정도로 나에게는 생소한 작가였다. 그리고 실패의 순간, 치트키 독서는 언제나 도서 결산을 할 때마다 반성하는 카테고리인 에세이였다. 마음을 강단지게 먹지 않는 이상 몇 달이 지나도 손을 대지 않는 파트.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하게 된 이유는 실패의 순간에 언제나 나를 일으켜 준 것은 책이라는 소개 문구 때문이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지난 4월 번아웃으로 인하여 너무나도 힘이 든 시기에 이를 이겨내기 위하여 스스로 책 속으로 도피를 했던 경험이 이번 선택의 가장 큰 이유였다. 나보다 먼저 같은 선택을 한 사람의 여정을 보고 싶은 마음이 커서. 이런 이유로 책을 선택한 것은 나로서도 처음이어서 조금은 설레고 조금은 걱정을 하며 첫 페이지를 열었다.


[느린 시간에 마음 쓰지 않고 나만의 악보대로 연주하기 시작했다. 반드시 내가 연주할 수 있는 나만의 곡이 완성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말이다.]

- 실패의 순간, 치트키 독서 이혜주 P.15


총 4개 파트로 되어 있었으며 첫 번째는 작가가 읽기라는 취미를 넘어서서 직접 책을 쓰게 되기까지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전형적인 여성의 삶을 살았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일 것이다. 취업, 결혼, 출산, 복직, 육아, 사라져 가는 자아 정체성 및 삶의 자신감. 한 단계씩 관례적인 삶의 과정을 거치면서 스스로 느끼는 마음의 상실감, 무너진 자존감, 이것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더 내세우는 자존심을 모두 치유하고 누구의 와이프, 누구의 엄마,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당당하게 '나'라는 존재를 찾아가는 과정이 아릿하면서도 벅차서 어느 순간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수많은 의심과 자기 비하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8번이나 도서 인플루언서에 지원할 수 있었던 것은 책이 정말 나를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힘들 때마다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일이 독서였기에 실패의 순간마다 책을 집었다.]

- 실패의 순간, 치트키 독서 이혜주 P.86


두 번째 파트는 도서 인플루언서의 읽기와 기록 법, 세 번째는 독서 모임, 마지막 파트는 퇴사 후 좋아하는 일로 어엿하게 자리를 잡는 책으로 주도적인 삶을 사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사람은 누구나 타인의 성공을 보면서 그 뒷면의 그림자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편이다. 작가의 도서 인플루언서가 되는 과정을 보면서 힘든 것을 넘어서서 처절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렇다고 작가가 도서 인플루언서를 목적으로 읽기를 한 것은 아니었다. 아마도 좋아하는 책 읽기와 기록이라는 방법을 선택했기에 지치지 않고 도전을 해서 성공을 거두었을 것이다. 


[하지만 곰은 걱정이 돼요.

"어쩌면 처음부터 내 집을 떠나지 말았어야 하는 걸지도 몰라. 내가 끔찍한 실수를 저지른 거라면 어쩌지?"]

- 실패의 순간, 치트키 독서 이혜주 P.252 곰과 바람의 속삭임 BY 마르안느 뒤비크


각 파트마다 소제목이 있으며 그 소제목이 끝날 때마다 작가가 힘을 얻었던 다른 서적들을 소개하는 코너가 이어진다. 류시화 시인의 시집부터 에세이, 소설, 경제, 인문까지 매우 다양하여 자신의 취향에 맞게 골라 읽을 수 있는 장점까지 있다. 개인적으로 위에 소개한 약 66페이지의 그림책인 곰과 바람의 속삭임이라는 것이 가장 마음에 남았다. 모든 사람이 안정적인 직업이라고 여기는 공무원을 스스로 퇴사한 후 불안에 떨던 작가에게 동료가 추천한 도서라고 한다. 조만간 읽고 후기를 남길 예정이다. 



[어…… 그냥, 지금은 …… 아직은 ……. 지금 시작하지 못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 실패의 순간, 치트키 독서 이혜주 P.166


세 번째 챕터에는 도서 모임에 관한 얘기가 나온다. 처음에 독서 모임에 지원한 작가의 이야기는 스스로 오만하다고 여기는 것과 달리 조금은 귀여운 구석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모임을 열어보고 싶은 분야의 도서가 있다. 주제는 그리스·로마 신화와 관련된 영웅전이다. 일리아스, 오뒷세이아,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변신 이야기, 아이네이스 등등. 하지만, 한 번도 주관한 적이 없는 독서 모임이기에 지금 참여 중인 모임 리더에게 요청하고 있지만, 안 될 것을 안다. 이유는 이 시리즈로 1년 이상 나 하나만을 위한 모임을 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얼른 자신감이 생겨서 스스로 오픈하는 날이 오기를 바랄 뿐이다.


이혜주 작가의 실패의 순간, 치트키 독서를 보면서 어제 블로그에 올린 모순의 안진진의 엄마가 생각났다. 모순 속 무식함의 대명사였던 안진진의 엄마도 삶에서 닥쳐온 파도 중 가장 험난한 것이 왔을 때는 책에서 답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동안 책은 힘든 일이 닥쳐올 때 나를 안전하게 보호해 줄 도피처로 알고 있었는데, 그 너머에 다른 출구가 있다는 것을 알려준 소중한 도서로 남을 것 같다. 사는 것이 고되어 삶의 지팡이가 필요하신 분,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으신 분, 나만의 컬러를 넣은 기록을 하고 싶은 분, 하루하루 퇴보가 아닌 성장을 하면서 정체성 확립을 하고 싶은 분께 추천하고 싶은 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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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아 읽은 후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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