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쉬운 과학 수업 : 반입자 - 미적분의 역사부터 디랙 방정식까지 노벨상 수상자들의 오리지널 논문으로 배우는 과학 8
정완상 지음 / 성림원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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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론에 관심이 많아 이 책 저책 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양자역학과 연결이 되었다. 물론 이 책들을 처음에 읽을 때 정말 네이버에 폭풍 검색을 했더랬다. 한글로 쓰여 있어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고, 전혀 연상이 되지 않을 때는 유튜브 영상까지 꼼꼼하게 찾아서 몇 시간이면 읽을 책을 며칠에 걸쳐서 읽곤 했다. 덕분에 어렴풋하지만 상대성이론이나 양자역학에 대하여 알게 되었고, 점점 흥미를 얻어 가고 있었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쉬운 과학 수업 반입자도 나의 노력을 들이면 한층 과학 지식을 넓힐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했다.


​하지만, 책을 처음 받고 처음부터 끝까지 전반적인 분위기를 보려고 넘겼을 때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미분, 적분으로 시작하여 각종 수식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수학을 손 놓은지 오래된 나로서는 도대체 왜 이런 책이 교양 과학 서적으로 분류가 되는지 이해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래서 저자의 기획 의도를 차근차근 살펴보았다. 저자는 요즘 독자는 수많은 과학 서적을 접하여 과거와 달리 수준이 많이 올라왔기에 제대로 과학을 이해하기 위하여 필요한 수식을 굳이 제거하기보다는 이해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수식을 제외하지 않았다고 하였다. 


​그래서 작가에 대하여 찾아보았다. 정말 괴짜 같은 이력을 가진 작가라면 책을 읽지 않을 것이라는 뾰족한 마음으로. 하지만, 직접 찾아본 작가는 오히려 존경받아 마땅할 정도로 물리학을 사랑하고 이를 초등학생부터 일반인까지 물리학의 즐거움을 전파하려고 노력하는 분이었다. 전문적인 이력보다 내게는 어린아이에게 전하는 물리학을 하신다는 부분이 마음을 움직였다. 이런 분이라면 수식을 이해하지 못해도 책 자체에서 얻는 부분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는 신뢰감에 책장을 넘기기 시작하였다.


​내용은 정교수님과 물리군의 대화체이며 대부분 물리군의 질문에 정교수의 답변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총 다섯 번의 만남으로 되어 있으며 만남이 늘어날수록 미적분, 양자물리에 대한 지식이 쌓이면서 마지막은 책의 제목인 반입자로 마감을 한다. 이는 단순한 순서가 아니라 뒷부분을 설명하기 위한 이론적 토대 순서이다. 또한 각 장에서 각종 이론과 수식을 발견한 수학자와 과학자의 일생과 일화를 소개하고 있어서 수식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전반적인 내용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효과가 있었다.


​첫 장이 미적분인데 학창 시절 가장 어렵게 느껴진 부분이었지만 역사부터 시작하니 흥미가 생기기 시작하였다. 적분을 처음 생각한 라이프니츠는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라 포도주를 담그는 오크통의 부피를 재기 위함이었다고 하는 부분에서 뭔가 긴장감이 탁 풀렸다. 개인적으로 2장의 라플라스라는 수학자의 이력이 가장 독특하게 느껴졌다. 나폴레옹 시대의 인물인데 내무부 장관에 임명되었지만 단 43일 만에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그 이유를 나폴레옹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라플라스는 수학자로는 일류이지만 관리 능력은 평균 이하이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과학 수업 반입자 P.67


더 재미있는 것은 해고된 후에도 둘의 관계는 나쁘지 않았고, 최초의 천체물리학 교과서인 천체역학을 나폴레옹에게 헌정했다고 한다. 


세 번째 만남에서부터는 우리가 흔히 양자역학이나 우주론에서 자주 보던 내용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이를 위한 가장 기본 내용으로 선스펙트럼이 나온다. 수소 원자, 수소 원자에 자기장이나 전기장을 쏘았을 때 각각의 선스펙트럼과 이들의 현상을 발견한 사람들. 단순한 발견과 이것의 이론을 정립한 사람이 다 다르다는 것을 꽤 섬세하게 설명하고 있어 기존의 교양 과학 서적에서 보지 못한 부분까지 얻을 수 있었다. 심지어 우리가 양자역학에 대하여 알고 있는 슈뢰딩거보다 훨씬 이전에 이것을 주장한 이가 있다는 부분을 읽을 때는 처음 독서를 시작할 때의 두려움이 모두 사라졌다. 


​"말보다 조금 작은 노새라는 동물이 있어. 노새는 본래 유순하지만 불만이 있으면 주인이 앞으로 가자고 끌어도 뒷걸음질 치지. 디랙은 음의 에너지를 가진 전자가 노새처럼 운동 방향으로 에너지를 주어도 오히려 속도가 작아지는 행동을 보이기 때문에 '노새 전자'라고 이름을 붙였네. 즉, 같은 정지질량에 대해 두 개의 입자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지. 하나는 양의 에너지를, 다른 하나는 음의 에너지를."


-세상에서 가장 쉬운 과학 수업 반입자 P.215


​이런 발견 역사의 빌드업은 수식을 알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일반적으로 우주와 관련된 천문학 관련 서적은 기본적으로 이론 물리학이다. 묘하게 실험 물리학과에 대한 공간의 구멍이 남아 있었달까? 이 책은 실험 물리학과 이론 물리학의 연결을 잘 보여주고 있어 그간 알고 있던 지식에 하나의 고리를 만들어준 부분이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나의 짧은 지식으로 책 제목의 세상에서 가장 쉬운 과학 수업 반입자이라는 말에는 적극적으로 동의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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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아 읽은 후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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