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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의 비밀 - 인류 최후의 개척지와 일론 머스크의 마스터플랜
브래드 버건 지음, 김민경 옮김 / 미디어숲 / 2024년 4월
평점 :
창백한 푸른 점에 사는 작은 생명체는 밤하늘의 반짝이는 것에 대한 동경과 두려움을 동시에 가지고 살아왔다. 하지만 무수한 세월이 흐른 지금 그 동경은 별과 그들의 세상에 대한 궁금증으로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은 인류 자체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바뀌었다. 그 결과 미지의 세계 탐험에 대지의 자원과 생명까지 모든 것을 아끼지 않고 투자하고 있다. 스페이스X의 비밀은 이들의 발자취를 되짚어 앞으로의 행보를 예측, 그리고 당면할 과제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주는 어떤 이유에서든지 한 번씩은 관심을 가져본 공간이다. 상상력의 섹터든지 과학적 영역이든지 경제학적 관점에서든지 말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 이유들은 서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는 영역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최근에 이쪽으로 관심을 가진 이유는 투자 목적이었다. 우주항공과 투자가 무슨 관계냐고 할 수도 있지만 이쪽에 관련된 회사가 의외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곳이 많다. 가장 단적인 예로 우주항공에 민간 기업이 처음 투자한 곳이 페이팔이 있으니 말이다.
처음 우주항공은 냉전체제의 경쟁에서 시작하였다. 미국과 러시아의 경쟁이었고 닐 암스트롱과 유리 가가린의 대결이었던 달 탐험. 즉, 국가 주도산업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금액을 세금으로만 충당하기 어려워 결국은 민간 우주항공 기업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그 첫걸음이 페이팔이며 현재 주도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기업이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이다. 그 외에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블루 오리진, 방위 산업체인 록히트 마틴, 지금은 한걸음 물러났지만 한때 주식 시장을 뒤흔들었던 버진갤럭틴까지.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제목과 같이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딱히 이 기업을 찬양하려는 의도보다는 미국의 항공 우주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온 곳이기에 이들의 발자취가 많기 때문이다. 이 산업의 첫걸음은 달이며 중간 단계는 화성으로의 이주이며 마지막 단계는 인류의 다행성 종족화이다. 이것을 위하여 매일 지치지도 않고 20년 가까이를 달려온 일론 머스크. 그리고 눈치가 빠른 분은 벌써 아시겠지만, 성공 사례보다 실패 사례가 훨씬 많다. 사례들 중에는 무인 로켓이어서 금전적 손실만 있을 때도 있었지만, 유인선이어서 인명 피해로 이어진 때도 여러 차례 소개되고 있어 읽는 동안 이들에 대한 존경심이 절로 든다.
우리가 직접 촉감을 이용하여 경험할 수 없는 공간, 물리학, 재료공학, 우주공학 등 상상도 하지 못할 만큼 어려운 학문의 집결체인 영역은 읽으면서 안개 속을 걷는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다. 브래드 버건은 이런 점을 잘 알았을까? 책이 풀 컬러 이미지로 우리가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해 놓았다. 실제 사진부터 상상도까지 200장이 넘는 사진 덕분에 읽는 내도록 눈이 즐거운 책이었다.
사실, 이 책을 접하기 전까지 일론 머스크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그러나 페이지가 넘어가면서 단순한 기업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만일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지 않는다면, 화성에 인류가 당도하기 전에 저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겁니다. 최초의 인간을 궤도에 보낼 준비를 하는 데만 18년이 걸렸다면, 우리는 앞으로 혁신에 더욱 속도를 내야만 합니다."
스페이스X의 비밀 브래드 버건 p.296
물론 이 산업에는 현실적인 큰 이익과 더불어 가능성의 이익까지 경제적인 요소가 당연하게 존재한다. 그러나 수십 차례의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계속 시도하는 모습은 어지간한 신념으로는 어렵지 않을까? 게다가 본인은 밟아 보지도 못할 공간에 대한 개발이라니. 하나의 냉정한 기업가에게 인간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부분이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개발 과정과 결과에 따른 문제점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이미 우리의 머리 위에는 이들이 쏘아 올린 엄청나게 많은 위성이 떠 있으며 앞으로 지금 띄운 것의 몇 배는 더 하늘의 별로 만들 것이라고 한다. 단순하게 정보성 목적이 아닌 인류의 다행성 종족화를 위하여 말이다. 그러나 이 위성들이 반사하는 빛과 수명이 다 했을 때의 처리 곤란이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더 나아가 인류가 화성을 정복하고 이주했을 때의 이념적인 부분과 법률적 문제까지 다루고 있어 여러모로 생각의 확장을 시도할 수 있는 책이었다.
그러면 인류의 화성 이주선은 현재 어디까지 와 있을까? 그리고 매번 뉴스를 장식하는 로켓에는 과연 몇 명의 인간과 어느 정도의 물품을 실을 수 있을까? 브래드 버건의 스페이스X의 비밀은 현재 인류의 위치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길잡이 책이다. 단순하게 우주과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이 산업의 현주소와 전망을 알고 싶은 투자자가 보면 좋을 것이다. 즉, 경계가 없는 책이라는 뜻. 심지어 자신의 꿈을 위해 도전하면서 좌절하는 사람이 읽었을 때는 자기 계발서 같은 느낌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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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아 읽은 후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