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권력을 만났을 때 - 서로 협력하거나 함께 타락하거나
제프 멀건 지음, 조민호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동안 경제 신문 공부를 하면서 AI, 탄소제로, 원자력 개발, 식량 문제 해결, 지구 온난화, 백신의 문제, 유전자 가위, COVID19 백신, 우주여행 등 꽤 많은 과학적 문제에 대한 기사를 접하였다. 물론, 관점에 따라 인간에게 유익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인류의 종말을 야기할 수도 있어 항상 찬반의 문제가 팽팽하던 사안들이다. 특히, 이것들이 국가적 이익과 직결될 경우 윤리적 관점이 가뿐히 무시되는 것을 자주 봐왔다. 그래서 과학이 권력을 만났을 때를 통하여 이런 문제에 관하여 조금 더 깊이 있게 이해해 보고자 책장을 펼쳤다.



​제프 멀건의 사회 혁신 교수라는 이력을 보고 권력보다 과학을 옹호하는 글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했으나 이런 나의 예측은 깔끔하게 깨질 정도로 객관적 시각에서 과학과 권력의 장점과 문제점에 대하여 서술해 놓았다. 저자는 순수 학문이 과학이 발전하기 위하여 권력에 어떻게 편승했으며, 권력 또한 자신의 힘을 존속시키기 위하여 과학을 어떻게 이용했는지를 역사의 흐름에 따라 설명했다. 과거에 단순히 공학적 기술만을 이용할 때에의 문제점보다 과학의 분야가 넓어지고 사회가 확장되면서 발생하는 문제의 크기는 우리의 상상력을 초월한다.



​이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 바로 권력 즉 정치이지만, 현재 정치는 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을 헤겔의 저서인 정신현상학에서 주인과 하인의 관계를 끌고 와 직관적으로 독자들을 이해시킨다. 처음 주인이 하인을 고용할 때의 역학 관계는 명확하지만, 하인이 점점 일을 잘 하면서 주인의 하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 나중에는 권력의 역학 관계가 반대로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주인은 정치이며 하인은 과학을 의미한다. 과학이 성장한 만큼 정치가 성장하지 못하였기에 과학에 대한 통제성도 힘들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저자는 해결책으로 '융합'이라는 단어를 꺼내든다. 다만, 과정에서 단순히 과학과 정치적인 지식만이 아니라 위계 구조나 상위 이론의 개념을 가지지 않고 서로 다른 각종 지식을 메타인지를 통하여 지혜와 융합하여야 한다고 결론을 낸다. 물론, 이 모든 과정에서 반드시 가치와 윤리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함을 강조하면서. 한 장 한 장 읽으면서 우리가 미디어에서 제시하던 문제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과학과 권력이 소극적 의미가 아니라 전체적 사회 문제와 직결되어 있는 현대를 살고 있다면 누구나 한 번쯤은 위기감을 가지고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닐까 한다. 



너무 무거운 내용만 말한 것 같아 잠시 재미있는 내용을 하나 소개하려고 한다.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판다 푸바오가 어제 한국에서 중국의 쓰촨성 판다 기지로 떠났다. 과학이 권력을 만났을 때 본문에 이 쓰촨성 얘기가 나온다. 중국의 한 지명으로만 알고 있던 두장옌에 이렇게 긴 역사와 공학이 합쳐졌다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오랫동안 과학은 국가 권력에 봉사하는 

공학으로서 관계를 형성했다. 

좋은 사례가 중국 서부 쓰촨 지역에서 

지금도 쓰이고 있는 유구한 역사의 

관개 수로 '두장옌'이다.

이 시설은 기원전 3세기 중반 

이빙이 1만 명의 인부를 동원해 건설했다."


과학이 권력을 만났을 때 BY 제프 멀건 P.74



#과학이권력을만났을때 #제프멀건 #매일경제신문사 #에릭슈미트


***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아 읽은 후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