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되돌릴 수 있을까 - 스티븐 호킹의 마지막 제자에게 듣는 교양 물리학 수업
다카미즈 유이치 지음, 김정환 옮김, 김범준 감수 / 북라이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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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같은 애니메이션에서부터 어바웃 타임, 이프 온니와 같은 멜로를 거쳐 인터스텔라 같은 거대 스케일까지 장르가 다양하여 타임슬립에 관련된 영화를 누구나 한 편씩은 보았을 것이다. 이 영화들의 기본 특징은 문제점을 과거에서 해결하려고 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그린 것이다. 미래를 기억하는 두뇌를 가지지 못한 인간으로서 감당하지 못할 결과에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면 누구나 시간의 되돌림에 대한 생각을 한 번씩은 했을 것이다. 사실, 이 책을 처음 선택한 이유는 몇 해 전에 읽었던 카를로 로벨리의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라는 책에서 받은 충격이 기억나게 하는 제목 때문이었다. 그리고 과학계의 거물 스티븐 호킹의 마지막 제자라는 다카미즈 유이치라는 저자에 대한 호기심도 한몫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제목의 수식어인 교양 물리학 수업이라는 말이 어설프지 않도록 쉽다는 것이다. 첫 페이지에 가볍게 3월 14일의 의미로 긴장한 마음을 훅 치고 들어온다. 이날은 우리가 아는 화이트데이를 넘어서 파이의 날, 아인슈타인이 빛을 본 날, 스티븐 호킹이 별이 된 날이라며 물리학이라고 하면 일단 어렵다고 인식하기 쉬운 허들을 가뿐하게 넘기며 첫발을 내딛는다.



"이 여행의 의도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느냐 없느냐를 가리기보다 시간에 관한 다양한 사고를 즐기면서 우주의 신비함을 생각해 보는 것이었다."


시간은 되돌릴 수 있을까 by 다카미즈 유이치 p.296



인류의 바람을 담은 타임슬립 영화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으며 인기가 식지 않는 이유는 물리학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도 시간을 되돌리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작가도 과학적으로 온갖 이론과 수식을 끌어와 자신의 관점을 설득시키는 글이 아닌 IF 절(만약 ~한다면)을 많이 사용하여 물리학적으로 시간과 공간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설명하는지에 더 중점을 두고 여행 가이드가 여행 장소를 위트 있게 설명하듯 책을 썼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책 전반에 걸쳐 설명하고 있는 엔트로피에 대한 개념이었다. 우주는 기본적으로 엔트로피가 증가하며 이 엔트로피의 증가가 시간의 방향성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단 하나. 생물은 특이하게 엔트로피를 감소시키고 있어 시간의 방향성이 반대라고 하였다. 즉, 이론적으로 보자면 그토록 인간이 꿈꾸던 시간의 역행은 먼 미래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가장 가까운 나 자신 안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물리적으로 보면 죽음이란 신체의 질서를 유지할 수 없어 엔트로피 증가에 저항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생물은 엔트로피가 지배하는 우주의 시간의 화살에 맞서 정반대 방향으로 독자적인 시간의 화살을 발사하고 있는 유일한 존재다(현시점 기준). 힘내라, 생물!"


시간은 되돌릴 수 있을까 by 다카미즈 유이치 p.54



다카미즈 유이치의 시간은 되돌릴 수 있을까는 부담스럽지 않는 두께에 청소년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쉬운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내용은 절대 얕지 않았다.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 엔트로피, 루프 양자중력 이론, 순환 우주, 허수 시간 우주까지 화려한 라인을 과학을 잘 알지 못하는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도록 썼다는 것에 존경의 마음이 절로 샘솟았다. 물리학적인 시간에서 인문학적 시간으로 사고하는 시간을 가지게 해준 책이었다. 자신의 존재에 대하여, 우주와 생명의 시작과 끝에 대하여 단 한 번이라도 고민을 해 본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무엇인가를 얻어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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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아 읽은 후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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