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 노멀 - 10년 후에도 변하지 않을 글로벌 트렌드 HOT 30
로히트 바르가바.헨리 쿠티뉴-메이슨 지음, 김정혜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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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정희선 작가님의 도쿄 트렌트 인사이트를 읽으면서 세상이 스스로 감지하고 있는 것보다 빠르게 달려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것을 인지하면서 미래의 무지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요즘 미래와 관련된 책을 일부러 더 찾아서 읽는 편이다. 퓨처 노멀도 이런 맥락에서 선택하였는데, 그 내용은 상상했던 것과 달리 바로 앞의 미래가 아니라 좀 더 먼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책의 소개에는 10년 후에도 변하지 않을 글로벌 트렌드 HOT 30이라고 나오지만, 이 문구는 책 내용을 제대로 반영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현재의 문제와 이를 대하는 인간과 기업의 방향에 파격적인 미래의 기술을 입힌 변화를 말하고 있어 내용의 스케일이 매우 큰 편이기 때문이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의 상상력과 인지력의 폭이 좁아서인지, 작가가 너무 파격적인 결과를 설명해서인지 어떤 부분은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고, 어떤 부분은 정말 그렇게 될 것 같다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도 있었다. 책 전반에는 저자의 주장과 이런 흐름을 걷고 있는 기업들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어 무려 먼 미래의 예상이지만, 생각보다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러면 이런 두루뭉술한 설명보다는 30개의 내용 중 동의의 유무를 설명할 수 있는 2가지를 소개해 보려고 한다.

먼저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다. 7챕터에 나오는 사이키델릭 웰니스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이키델릭이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인간의 정신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환각제 약물을 말하며 특히 치료용 정신 치료 약물을 가리킨다. 저자는 여기에서 현재 임상실험에 성공했거나 성공해서 합법화가 되었거나 임상시험 중인 예시들을 보여준다. 몇 가지 약물 중 미국은 실로시빈을, 이스라엘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치료를 위한 MDMA-일명 엑스터시-의 임상 실험을 승인, 싱가포르는 주요 우울장애에 클럽 마약으로 불리는 케타민-동물 전신마취제로 사용 중-사용을 합법화했다. 이런 약물들은 1회 성 사용만으로 그 효과가 굉장히 좋다고 나오며 이런 목적으로 사이키델릭을 합법화하고 정신 질환에 사용하기 위하여 수많은 기업들이 개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이런 사이키델릭을 널리 사용하게 될 가능성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그러나 처방을 통하여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수익에 의존하는 제약 산업의 반대로 성공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사이키델릭에서 두 가지 문제가 보였다. 먼저 현재도 정신 질환 치료를 위한 약물의 남용과 환각성 마약의 사용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단적인 예로 뉴스나 미디어에 자주 나오는 미국의 펜타닐의 문제점만 봐도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이런 사이키델릭 화합물이 합법화된다면 경제와 정치력과 기술을 가진 상위 1%가 지구상의 모든 인간 99%를 조종 가능하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 영화 The Giver가 극단적인 예시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또 다른 하나는 제약 회사의 반대라는 부분이다. 현재까지 제약회사의 교묘함은 일반인이 알지 못할 정도로였다. 처방전의 반복성이 사라진다고 저자는 말하지만, 오히려 중독에 의한 처방전의 반복성이 끊임없이 발생하도록 약을 만든다면 오히려 제약회사는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사안이 아닐까 한다. 법을 공부해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의외로 법은 범죄 규정에 대하여 단순한 편이고 지구상의 수많은 변호사는 이 단순함에서 틈을 찾아 언제나 승소하고 있다. 과연 거대 제약회사들이 일반인을 상대로 이런 행위를 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을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사이키델릭에 관한 파트는 암이나 특정 상황에서 효과가 있다고 하여 함부로 승인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음으로 매우 동의하지만, 두려움이 엄습하는 파트인 날씨 만들기 섹션이다. 여기에서는 지구 온난화의 범인이 탄소만이라고 규정하고 있지 않다. 바로 북극의 해빙이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흰 눈과 얼음은 빛을 반사하는 성질이 강한데 현재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반사되는 햇빛이 줄어들어 지구가 흡수해야 하는 태양열이 더 많아지는 것을 하나의 예로 든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하여 북극을 재빙하여 햇빛을 우주로 다시 반사시켜 지구의 온도를 낮추는 것을 말하며 이것이 지나치게 성공하게 되면 영화 설국열차가 현실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제기하고 있다. 뭐가 되었건 의도를 벗어난 결과는 인류의 멸종을 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 흥미를 가지고 읽으면서도 소름이 끼쳤다.

작가도 이런 예상하지 못한 결과에 대한 경고로 환상 산호섬들이 흩어져 있는 중앙 태평양의 도서국인 키리바시의 대통령을 역임한 아노테 통의 말을 인용한다.

"지구 공학은 우리가 기술의 힘을 빌려 자연을 우리 입맛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우리의 오만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죠. 지구공학이 지금껏 우리가 자초해 놓고서는 이제 와서 치유법을 찾고 싶어 하는 재양에 대한 답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지구 공학이냐 전멸이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시점이 있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지구 공학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다'

퓨처 노멀 p.300

그 외에 이 파트에서는 구름 파종을 직접 사용한 예도 나온다. 구름 파종은 구름에 특정 화학물질을 사용하여 비를 내리게 하는 것인데 가장 최근에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것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때 비가 내리지 않게 하기 위하여 이 구름 파종을 역으로 사용한 것이다. 물론, 구름 파종을 사용한 예는 이것보다 더 많이 나온다. 처음 사용한 것은 당연하게 좋은 목적으로 사용한 것은 아니어서 꽤 유감이었다. 결과를 떠나 이 섹션을 읽으면서 애니메이션 원피스가 생각날 정도로 신기였다. 매 챕터에서 상상력이 발동되지만, 특히 이 챕터는 더 인상깊었다.

마지막에 작가의 나오며에서는 미래란 예측할 수 없다는 통념이 완전한 진리는 아니라는 깨달음이라고 하며 퓨처 노멀에서의 주인공은 얼핏 보면 테크놀로지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우리의 독창성과 우리가 함께 힘을 합칠 때 이룰 수 있는 성취가 주인공이라고 한다. 한 해나 몇 해 후의 구체적인 트렌드를 말하는 책은 찾아보니 생각보다 많다. 하지만, 퓨처 노멀처럼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어렵지만 한 걸음씩 발전하고 있으며 이것이 10년 후에는 어떻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책은 많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사업에 손을 댈 생각은 없기에 투자자의 마음으로 한 장 한 장 꼼꼼하게 읽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보니 이 책은 미래의 사업가나 투자자에게도 중요하지만, 지구에 발바닥을 대고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보아야 할 책이 아닐까 한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인용해 놓은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의 말을 인용하면서 서평을 마치려고 한다.

"앞으로 10년 동안 무엇이 변할지 묻는 사람이 아주 많아요. 10년 후에도 무엇이 변하지 '않을지' 묻는 사람은 거의 없죠. 사실을 말하면 두 번째 질문이 더 중요합니다.

퓨처 노멀 p.318

여기에서 변하는 것은 기술일 것이며 변하지 않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지 않을까?

***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아 읽은 후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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