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매스 - 세상을 바꾼 천재 지식인의 역사
피터 버크 지음, 최이현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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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바다, 정보의 홍수라고 불리는 세상을 사는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다른 누구보다 많은 지식을 습득하여 그것들로부터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가지길 원한다. 왜냐하면 요즘은 그 유니크하고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바로 경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누구나 쉽게 할 수 없는 일이기에 많은 이가 갈망하는 부분이다. 이 책에서는 이런 지식의 욕망과 그것을 거미줄처럼 연결하여 업적을 이뤄 현대에까지 이름을 알린 이들에 대한 소개와 그들의 공통점과 방법에 대하여 알려준다.

먼저 책의 제목이기도 한 폴리매스가 무엇인지부터 알아보자.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뭔가 특별한 사람, 영재를 넘어 범접할 수 없는 천재의 범주에 속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저자는 폴리매스라고 하는 단어로 묶어서 설명하였다. 사실, 폴리매스라는 단어는 생소할지 모르지만, 아마 그 개념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용어 뜻을 단순하게 박식한 사람, 많이 아는 사람을 뜻할 수도 있지만, 이 책에서 저자는 많은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배우는 사람으로 정의하였다.

처음 책을 읽을 때에는 나와는 결이 매우 달라 관계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느껴지지만, 읽다가 보면 스스로 혹은 자녀의 교육 방법에 대하여 생각하면서 자신의 문제로 서서히 넘어가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먼저 고대부터 현대까지 시대를 앞서간 융합형 인재인 폴리매스들을 소개한다. 우리가 아는 피타고라스, 아리스토텔레스, 레오나르도 다빈치, 다윈, 괴테, 파스칼에 이어 현대인들에게 매우 유명한 경제학의 대가 케인스, 사랑의 기술로 유명한 에리히 프롬, 장미의 이름의 움베르토 에코까지 고대부터 현대까지 약 500명의 폴리 매스들이 나온다. 사실, 여기에 읽을 때 조금은 부끄러웠다. 정말 유명하고 나의 전공이나 관심사와 관련이 있는 사람은 이름만 들어도 아! 그 사람!!이라고 외쳤지만, 들어도 모르는 이름을 볼 때면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두뇌라는 것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지막에 부록으로 500인의 이름을 다시 나열해 주는데 이름을 하나씩 검색하면서 뭘 했던 사람인지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였다. 사실, 이름은 생소해도 업적을 읽고 나면 어디선가 한 번 이상은 들었던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저자는 폴리매스로 알려진 사람을 소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이 책을 저술한 것이 아니다. 본격적으로 저자가 하고 싶은 얘기는 6장부터라고 볼 수 있다. 과연 폴리매스는 어떤 사람인지, 그들은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길러졌는지, AI 시대를 걷고 있는 현대를 비롯하여 먼 미래까지 폴리매스는 존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사실, 폴리매스라는 단어를 알고 나면 6장과 7장에 가장 관심이 갈 것 같다. 책을 읽으면 항상 초반부터 후반으로 넘어가면서 어떤 내용을 말하기 위하여 이런 얘기를 시작했을까에 대한 추측을 하면서 읽는다. 이번에도 동일했는데 저자가 폴리매스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니 누구나 노력에 의하여 될 수 있다고 기술하여 부모에게는 말도 안 되는 희망의 불씨를, 양육의 과정을 거치고 있는 자녀에겐 미래에 대한 자유를 빼앗는 고통을 선사하는 글을 써놓지 않았을까 했는데 의외로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에 대하여 객관적으로 기술해 놓은 것을 보고 신선함과 안도감을 느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고슴도치와 여우에 관련된 얘기와 전 세계인의 찬사를 받고 있는 레오나르도 증후군에 관한 것이었다. 먼저 고슴도치와 여우는 지식의 폭이 깊고 좁은 것과 넓고 얕은 것을 비유한 말이다. 물론, 책 처음 시작부터 이 얘기가 나오는데 책을 끝까지 읽고 나면 초반에 나온 얘기에 대한 반전이 나온다. 그리고 레오나르도 증후군이라는 것은 왕성한 호기심과 열정으로 인하여 수많은 일을 벌이지만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이 책을 읽은 후 주변에 굉장히 똑똑하고 이것저것 많이 하면서 열정은 많은데 시작만 있고 끝이 없는 사람을 보는 시각이 좀 달라질 것 같다. 평소엔 맨날 말 뿐인 사람으로 인식했다면 이젠 폴리매스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사람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할 것 같다.

마지막에 저자는 앞으로도 폴리매스는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책은 마무리된다. 모든 것이 전문화가 되면서 폴리매스의 의미가 퇴색해진 현대에 과연 폴리매스는 어떻게 될지 궁금해지게 만드는 질문이다. 물론 이것에 대하여 저자는 자신만의 답을 주긴 한다. 그러나 각자가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물론 정보의 바다를 속속 들여 알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 넓게 많이 아는 것은 이 세상에 도움이 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서평을 마친다.

***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아 읽은 후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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