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생도 알아두면 쓸모있는 반도체 지식 - 세상에서 가장 작은 정보의 바다를 탐험하다
이노우에 노부오.구라모토 다카후미 지음, 김지예 옮김, 박완재 감수 / 동아엠앤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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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신문 기사를 공부하면서 가장 많이 접한 것이 반도체와 2차 전지였습니다. 주식 좀 해보겠다고 나름 이것저것 공부한다고 끄적여 보기는 하였으나 문과생인 저에게는 꽤 허들이 높은 파트였습니다. 사실, 신문기사와 인터넷 검색으로 알 수 있는 것으로는 머리가 나쁜 탓인지 100% 이해하기가 쉽지 않아서 항상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특히 반도체에도 종류가 있고, 종류에 따라 쓰임새가 다르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것이 정확하게 어떻게 나누어지고 각각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인지 좀처럼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시중에 나와 있는 책으로 공부를 좀 해보려고 시도하였으나 생각보다 비전공자가 보니

"이게 뭔 말이지? 반도체는 그냥 반도체 아니야? 어휴 복잡하다. 이 수많은 공식은 또 뭐람..... 하암~"

으로 루틴이 잡혀버렸습니다. 한번은 파운드리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에 관련된 기사를 보면서 공부를 해보았는데 메모리 반도체 가격만으로는 삼성의 주가를 판단하기에 역부족이라는 내용으로 귀결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왜!!!"

이리저리 찾아보니 파운드리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를 치킨과 치킨무에 비교해서 설명해 놓은 것도 보았지만 여전히 그 안개가 가득 껴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걷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문과생도알아두면쓸모있는반도체지식 서평단 모집 글을 보게 되었고 '문과생'이라는 말에 홀린 듯이 신청을 하게 되어 이렇게 서평을 작성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처음 책을 받아들고 프롤로그를 읽으면서 위에서 말하는 파운드리와 메모리 반도체의 차이를 바로 알 수 있었고, 치킨과 치킨무에 비교하면서 설명해 놓으신 블로거분이 얼마나 머리를 짜내어서 쉽게 설명을 해 놓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파운드리는 치킨, 메모리는 치킨무. 그러니 치킨을 시키지 않고 치킨무만 시키는 사람은 없으니 단순히 치킨무 가격이 올랐다, 내렸다 하는 것으로 메모리 반도체의 강자인 우리나라 반도체 업체인 삼성과 하이닉스의 미래를 알 수 없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읽는 내도록 느낀 것은 내가 아는 반도체를 아는 것은 아는 축이 아니라 반도체 겉면도 핥은 적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될 정도의 제 무지였습니다. 그리고 가장 놀라운 점은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전자 제품에는 매우 매우 작은 것이어도 반도체가 들어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미중 무역전쟁에서 미국이 반도체를 중국에 허용하지 않으려고 하는 움직임을 보면서 4차 산업의 점유에 관련된 부분만으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책을 한 장 한 장 읽으면서 미국이 시도한 것은 단순히 반도체 전쟁이 아니라 아예 중국의 생산 경제를 말려 죽이려고 한 것이라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역시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을 이번에 다시 한번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다시 본문으로 돌아와 책을 살펴보자면 과학의 집적 체인 반도체를 설명하면서 일상어처럼 쉬울 것이라는 생각은 일단 접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인 #이노우에노부오 는 최대한 일상적인 언어로 책을 써 놓았습니다. 게다가 단순하게 과학적 원리만 설명하여 딱딱함의 극치를 달리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발명의 역사, 원리, 구성, 과정에 대한 삽화, 양쪽을 비교하는 도표까지 시각적인 부분을 굉장히 많이 도입하였더군요. 말 그대로 소설책처럼 쉬운 책은 아니지만, 문과생이 보더라도 이해가 되도록 고심한 흔적이 곳곳에서 보였습니다. 게다가 용어 자체가 계산하는 반도체, 기억하는 반도체, 빛·무선·파워 반도체 등 실질적 과학 법칙을 제외하고는 최대한 직관적인 단어를 사용하여 오히려 읽으면서 피식거리기도 하였죠. 100% 무조건 쉽다고는 말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제가 본 반도체 관련 책 중에서는 가장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눈 뜬 장님으로 힘들게 모은 돈을 지레짐작으로 뿌리는 것을 그만하고 이제 제대로 알면서 주도적으로 투자를 하고 싶으신 분이라면 이 책이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읽다가 보면 평소에 이런 걸로는 반도체를 만들 수 없을까? 하던 궁금증도 작가님이 해결해 주십니다. 가령 예를 들자면 다이아몬드가 대표적인 예가 되겠습니다. 물론, 이쪽 부분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라면 이 다이아몬드를 어디서 저렴하게 수급해 올 것인가에 대한 상상력도 자연스럽게 진행될 것입니다. 물론, 작가님은 다이아몬드의 경우 아직 기술력 부족으로 반도체로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전공자가 공부하더라도 미치도록 지루하고 딱딱한 내용을 문과생이 졸지 않고 읽을 수 있게 써 놓으셔서 저는 좀 쉽게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아! 그리고 이 책은 한번 후루룩 읽고 덮을 책은 아니고 지속적으로 공부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즉, 가볍게 뇌 근처만 스치는 책은 아니라 알맹이도 탄탄한 책이라는 얘기이죠. 저처럼 반도체를 공부하려고 해도 어려워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우물쭈물하신 분이라면 속는 셈 치고 한번 도전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아 읽은 후 개인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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