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슬픔의 거울 오르부아르 3부작 3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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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본적으로 프랑스 영화를 좋아한다. 학부시절부터 종종 챙겨 보던 영화들이 프랑스 블랙코미디로 그 유머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최근에 보게 된 사랑하는 당신에게<원제:라스트 댄스> 또한 얼마나 재미있게 보았는지 모른다. 프랑스인들의 섬세한 유머는 늘 은은하게 스며들곤 했다. 그중에 프랑스 소설에 빠져들게 된 계기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타나토노트에서부터였다. 그 놀라운 상상력과 말도 안 되는 구성은 나로 하여금 눈앞에 번개가 치는듯한 놀라움을 선사했다.


이번 우리 슬픔의 거울 또한 프랑스 작가가 쓴 책이다. 2020년에 발표한 이 책은 이미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출간을 한다고 하였으니 얼마나 반가웠던지 모르겠다. 작가인 피에르 르메트르는 55세에 나이에 뒤늦게 소설을 발표하여 등단을 하였다고 했다. 55세의 나이라니... 정말 열정과 그 끊기에 박수를 치고 싶다.


누군가는 20대에 직업을 선택하여 차근차근 밟아올라가지만 누군가는 55세에 글을 쓰고 누군가는 80세 그림을 발표했다. 삶에서 무언가를 시작하는 나이는 어느 때건 늦음이 없다는 걸 요즘 들어 더욱 강하게 느낀다. 나 또한 글 쓰는 걸 40대에 이르러 시작을 했다. 다른 작가님들과 비교했을 때 10~15년은 늦게 시작했다고 생각했었다. 과연 요즘 사람들의 감각을 따라갈 수 있을까...라는 고민도 많았다. 글 쓰는 게 괴로울 때도 있었고. 하지만 느지막이 무언가를 시작하여 활발하게 활동하는 분들 덕분에 힘을 얻는다. 그들을 보면 경의롭기까지 하다.


자, 이제 우리 슬픔의 거울에 관한 이야기를 해야겠다.

이 책의 첫인상은 상당히 두껍구나...였다. 하지만 한 손에 쏙 들어가는 사이즈라 들고 다니기 부담은 없었다.( 무게의 압박은 둘째치고... ㅎ) 두툼한 감각은 책의 질감과 무게를 여실히 드러내기에 요즘 자주 읽는 E-BOOK 과는 완연히 다른 감각이다. 살아있다??는 느낌이라고 할까. 실존하고 있다는 감각이라고 할까. 그래서 나는 종이 책을 더 선호한다.


자세한 소개는 여기저기 널려있으니 간단히 소감만 적어보자면,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블랙코미디라고 할 수 있다.


이 이야기는 1940년 4월 6일/ 전쟁이 터진 후의 1940년 6월 6일~13까지의 짧은 기간의 여정을 600페이지라는 엄청난 두께의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하지만 앞전에 이미 만만치 않은 두께의 책 따르는 사람들을 본 터라 진이 빠져있던 터였다. 이걸 또 언제 보나 싶었지만, 놀랍게도 가독성이 좋다고 해야 하나, 작가님의 필력이 미쳤다고 해야 하나... 하여튼 글이 술술 읽히는 마법을 경험했다.


제2차 세계 대전을 앞둔 시기, 카페의 사람들은 전쟁이 진짜 일어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주인공인 루이즈 또한 그 사실을 믿지 않는다. 전쟁을 대비한 방독면은 찬장 한구석에 처박혀 먼지만 쌓이고 만평의 조롱거리가 될 뿐이다. 심지어 적들조차 목숨을 걸고 싸움에 뛰어들 생각이 없다. 심지어 참모부는 전선의 병사들에게 채소밭을 가꿔도 된다고 허가를 내린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한없이 늘어질 뿐이다. 그때 등장한 단골손님에게서 듣는 이상한 제안을 받게 된 루이즈의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이야기는 3명의 개성 강한 인물들로부터 중심이 되어 뒤얽히며 진행된다. 위에서 말했듯 당혹스러운 제안을 받은 루이스, 전쟁을 앞둔 군인이었으나 가브리엘과 라울, 수많은 직업을 가지고 있었지만 결국 군사기밀을 검열하며 군의 대변인이 된 데지레. 부인과 헤어진 기동 헌병대원 페르낭, 일당백이라도 거뜬할 것인 양 굴다가 막상 전쟁이 나자 꽁지가 빠져라 도망가는 지휘관들,


적이 목전에 왔는데도 파리의 최고급 호텔을 본부로 삼아 조직의 안위를 위해 <히틀러는 매독 환자이고 동성애자이며 성 불능증을 앓고 있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공보부, 1천 명에 달하는 죄수들을 피란민들과 함께 이동시키겠다는 무모한 계획을 세우는 군인들……. 이 외에도 이 소설에 등장하는 황당하기 짝이 없는 수많은 사건들은, 대부분 당시 프랑스에서 일어났던 일을 각색한 것이다.(뒤에 보면 작가가 이를 위해 자료로 활용한 책들이 나열되는데 어마어마한 분량이 입이 떡 벌어진다.)


이 거대 권력의 황당하고 무책임한 행동은 피란 길에서 고통받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과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그럼으로써 평범한 시민의 삶을 통제하고 제약하려 드는 권력과 시스템이 실은 얼마나 실체 없고 허술한지를 드러낸다.


그중 번역가가 센스가 좋다고 느꼈던 부분이 있는데, 병사들이 부모에게 보내는 편지를 검열하는 부분이었다. 우리말로 번역했기에 한글의 파괴일지 모르겠지만 나름 신선한 시도였기에 나는 무척이나 만족을 하며 읽었다.

『우리 슬픔의 거울』은 풍자극이나 블랙 코미디처럼 펼쳐지며 삶의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그 독특한 분위기는 마치 폭풍의 전야를 떠올리게 하고 국가라는 권력과 사회시스템이 얼마나 모순적으로 작동하는지 보여 주며 희화화한다. 이 소설은 끊임없이 코미디나 시트콤 같은 상황을 보여 주며 두꺼운 책에서 벗어날 여유를 주지 않고 멱살을 끌고 끝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말을 한다. 우리는 거대한 권력의 포로며 선택권이 없다고. 하지만 이런 힘든 상황에서조차 돌파구는 있다고 역설한다.

<선의> 자신이 베풀었던 선의는 돌아오고 작은 선의를 통해 사건의 실마리가 풀려간다.

요즘 같은 혼란한 세상, 우리는 사람을 중히 여겨야 할 것이다. 나는 사실 두렵다. 답 없는 독재자의 탐욕으로 벌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그로 인해 고통받는 수많은 사람들뿐 아니라 그 여파로 전 세계가 휘청거리며 도덕적 양심을 버린 모습에 필요한 것이 바로 저것이 아닐까 싶다. 비극 속에서 희망을 품을 수 있다면 바로 사람들이 가진 선의이며 그 용기와 선의를 베풀 수 있는 사람이라는 존재를 말이다.

**이 글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 200%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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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읽는 러시아 로마노프 역사 역사가 흐르는 미술관 4
나카노 교코 지음, 이유라 옮김 / 한경arte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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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명화로 읽는 역사 시리즈 중 네 번째 도서로 지난번에 우연치 않게 읽게 된 《명화로 읽는 영국 역사》를 너무 재미있게 읽은 기억에 선택하게 되었다.

러시아의 역사라고는 무지했던 내가 처음으로 러시아를 인식하게 된게 이케다리요코 선생의 '올훼스의 창' 이라는 만화에서 부터였다.

정확히는 오르페우스의 창이라는 명칭의 만화는 러시아 혁명을 다루고있다.(사실은 오르페우스의 전설을 가지고 있는 창을 통해 처음 눈이 마주친 상대와 운명적인 사랑을 한다는 이야기를 사진 역사 로맨스 만화이다.)

만화는 러일 전쟁에서 러시아가 패하자 제정 러시아는 혁명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되는 배경을가지고 있다. 그곳에서 세르비아의 사라예보에서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처가 암살 되고 1차 대전이 반발하는데, 독일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핀란드로 떠난 남자 주인공 크라우스를 찾아 여자 주인공인 유리우스가 핀란드와 러시아로 다니는 대 서사시이다.

어린 마음에 어찌나 감동적이게 보았던 지. 혹시 처음 느껴본 러시아의 역사에 열광했던 기억이 있다. 그 기억을 더듬어 가며 나는 《명화로 있는 러시아 로마노프의 역사》를 다시 한 번 펼쳤다.

첫 장에는 로마노프가의 문장인 쌍두 독수리가 보인다. 러시아 황김그의 상징이라더니 어디서 많이 보았던 멋진 문장이다.




책은 친절하게도 러시아 왕조의 가계도를 보여준다. 지난번 영국왕조의 가계도와 비슷하지만 훨신더 깔끔하다. 다만 역시 비슷비슷한 이름으로 책을 읽으면서도 무척이나 헷갈렸다. 하지만 책 흐름을 따라가며 읽을때 좋은 지표가 되는 자료이기도 했다.


 


제1장. 러시아의 황금기의 상징, 로마노프가

러시아 로마노프 가문의 시조는 러시아로 이주한 독일 귀족 코빌라 가문에서 시작된다. 그 5대손인 로만 유리예비치가 자신의 이름의 로만을 바탕으로 로마노프 가문이 되었다.그리고 류리크 왕조 이반 뇌제의 시대가온다.

이반은 다혈질의 남자였다.그는 사랑하는 부인인 아나스타시야가 죽자 복수심에 불타 폭군으로 변한다. 또한 어플이니 치니 나의 치안을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군대를 창설하여 러시아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이렇게 잔인한 이반4세는 심지어 자신의 아들 마저 본인의 손으로 죽이게 된다. 며느리의 옷차림이 단정하지 못하단 이유로 임신중일 그녀를 지팡이로 내렸고 그 충격으로 아이로 유선 하게 된다. 이 애아들인 황태자가 화가나서 아버지에게 항의를 했고 이 반사 제는 지팡이를 휘둘러 자신의 아들을 때려죽인다. 늦게 이성을 되찾은 이반 4세는 죽은 아들을 품에 안고 울부짖었다고 한다.

그 그림이 아래의 작품인데,



<폭군 이반과 그의 아들 이반>이라는 그림이다. 아버지인 이반4세가 자신의 아들인 왕자 이반을 지팡이로 때려죽인 모습을 상상해서 그린 그림으로 제목의 1581년 11월 16일은 진짜로 아들을 폭행해서 죽인 날짜라고 한다.

그 후 이 반은 죽고 남은 아들 표도로가 차르(왕)이 된다. 표도르 1세는 몸이 약하고 지적으로 어리숙하여 재위기간 내내 황후 이리나 고두노바의 오빠인 고두노프가 섭정으로 대신 통치하는 굴욕을 당한다. 또한 재위기간내내 발란이 많이 일어났으며, 후사없이 죽어 류리크 왕조가 단절되고 혼란의 시대를 시작하게 된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대귀족 모로조바로 부터 시작한다. 책에서는 이 고귀한 신분의 여자가 홀로 죄인처럼 끌려가는 모습을 상세히 설명한다. 그녀는 죄인으로 서 끌려가는와중에도 몹시 당당하다. 배경은 러시아 정교회의 둥근 양파모양의 지붕 쿠폴이보인다. 이는 이단이 주제임을 암시하는 그림으로 1672년 페오도시야 모로조바 공작부인이 체포되는 한장면이다. 그녀는 니콘의 개혁에 반대하다 탄압을 받았고 결국에는 수도원 지하실에 같혀 굶어죽는다. 이후 그녀는 순교자로서 받아들여진다.


표트르는 로마노프 왕조의 2대 차르인 알렉세이 미하일로비치와 두번째 황후 나탈리아 키릴로브나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앞서 이복형 표도르3세가 황제의 자리에 올랐으나 그또한 자식을 남기지 모샇고 6년만에 사망한다. 이때 표트르는 로마노프 왕조의 제 4대 황제가 된다.

이러한 로마노프 왕조는 1917년 러시아 혁명으로 종식되었다. 1917년 3월, 국민의 불만을 촉발한 국가적인 혼란이 발생하면서 니콜라이 2세가 퇴위하게 되었다. 이후 로마노프 왕가는 체포, 유배, 학살 등을 당하며, 로마노프 왕가의 종말은 러시아 역사에서 큰 사건으로 남았다

이책은 역사의 흐름을 따라 명화들을 등장시켜 이야기거리를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그중 대부분의 내용이 표트르 대제에 관한 이야기인데 표도르 1세는 이전의 이방국의 침략으로부터 러시아를 방어하고, 러시아의 국력을 강화하려고 노력했다. 또한 표도르 1세는 러시아에서 교육과 문화 발전을 촉진하며, 교회와 국가 간의 관계를 바탕으로 러시아의 교회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그는 독재적인 통치 방식으로 인해 국민들의 불만을 샀으며, 그의 사후 평가는 대체로 좋지 않다는걸 알게 되었다.

**이 글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 200%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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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니체를 읽는가 (올컬러 에디션) - 세상을 다르게 보는 니체의 인생수업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송동윤 엮음, 강동호 그림 / 스타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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