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세 시의 사람
최옥정 지음, 최영진 사진 / 삼인행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http://blog.naver.com/gingerna/221161557404

제 블로그에 사진과 함께 잘 정리되어있어요

알라딘 리뷰는 글만 옮겨서 작성됩니다.

 

<서평> 오후 세 시의 사람
최영진 작가님 (사진) & 최옥정 작가님 (글)
삼인행 출판사
추천도 _ ★★★★★
추천 까닭 _ 편안하게 펼쳐보고는 밀려오는 잔잔한 감동에 흐뭇한 미소를 짓는 당신을 만날 수 있기에
당신에게 '감동 보따리'를 추천한다.


 


새의 유전자는
자신을 비우는 것

비우고 또 비워
마침내 텅 빈 몸으로 하늘을 나는 것

날개를 노 저어
멀리멀리 날아가는 것

날면서
추락을 걱정하지 않는 것


 포근함을 주는 듯한 둥근 지붕이 아닌 찬 바람이 오가는 곳인 둥근 지붕이 놓여있어서
후회에 관한 글이 나올까...?하고 생각되었던 사진이었다. 그런데 작가님은 이 사진에 '새'라는 시를 접목시키셨더라.
암울한 분위기의 글이 나올 것이라 생각되었는데

'새' 중, '날면서 추락을 걱정하지 않는 것'의 부분에서 잠시 생각을 멈춘 채 한참을 바라보고는 히죽 웃고는 넘어갔다. 부럽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날면서 추락을 걱정하지 않는 그들의 대담함에 박수보다는 감동과 부러움이 앞선다.

 

여행
여행은 낯선 공기를 마시러 가는 게 아니라
내가 낯선 공기가 되기 위해 가는 거란다
여행하는 자들은 길 위에서 모두 신이 되거든

항상 새로움에서 즐거움을 느꼈다.
그 중 하나가 여행인데
여행은 누군가에게는 일탈이, 되돌아봄이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이 될 것이다. 여행은 무엇이다. 라고 정의하는 건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 글은 낯선 공기를 마시러 가는 게 아니라 '낯선 공기가 되기 위해 간다'라고 표현하는 부분이 마음에 들어 담아왔다.

우는 소녀
병원 복도에서 한 소녀가 슬피 운다
저리 자연스럽게 눈물을 흘리며 슬픔을 드러내는 모습 오랜만에 본다
맘껏 울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슬픔 말고
다른 불순물이 섞이지 않은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시절은 잠깐이다
슬픔과 함께 따라 나올 온갖 감정, 그게 나를 거꾸러트린다
이제 그만 자야지
저 아이도 그만 울고 잠자리에 들기를
아픈 사람을 지켜보는 사람도 아픈 사람만큼 고통스럽겠지
고통도 살아 있어서 느끼는 거다

'고통도 살아 있어서 느끼는 거다'라는 표현과 마지막 잎새와 같은 느낌의 마지막 꽃이자 얇디 얇은 외가지에 꿈틀거리며 힘겹게 피어나 화려함의 끝인 꽃이 된 모습이 조화를 이뤄 또 하나의 감동을 선물했다. 고통도 살아서 느끼는 거지. 고통을 느끼고 싶다기보다는 기피하고 싶고 힘든 일보다는 행복한 일만 있으면 좋겠지만 우리가 살아있기에 이런 감정들도 느낄 수 있음을 한 번 더 깨닫는다.
안락사를 택하는 해외 사례를 보면 고통을 덜기 위해서도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고통을 던다. 이 말은 고통을 느낄 수 없다라는 뜻인데 즉, 목숨과 고통을 맞바꾸는 행위이자 어쩌면 편안함으로 가는 선택이다.

불망 (不忘)
모든 나무가 처음에는 씨앗이었음을
모든 미움이 사랑에서 태어났음을

잊지 마세요
나비도 한때는 벌레였음을

 본 서평을 작성하기 전 이 책을 접하며 이 글을 소개하고자 마음먹은 문구는 마지막에 위치한 '나비도 한때는 벌레였음을'이었다. 그런데 서평을 작성하며 다시 보니 '모든 미움이 사랑에서 태어났음을'이 더 와닿는다. 사람간에 발생되는 미움의 근원지가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이고 그 밑에 서로에대한 인지와 사랑이 있었음을 당연하지만 너무 당연해서 잊고있었나보다. 이 중요하고도 별로 중요하지 않아보이는 사실을...

어쩌다보니 포토에세이인데 글을 중심으로 다룬 느낌이 있어서 사진 작가님의 작품도 소개하려 한다.
파트로 분류되어있는 <오후 세 시의 사람>은 초반에는 흑백사진이 주를 이루고 후반부에 색감이 살아있는 사진으로 또 다른 감동을 선물한다. 이 책은 '감동 보따리'라고 칭하면 딱인 듯 하다.

º 본 포스팅은 삼인행 출판사로부터 '오후 세 시의 사람'을 서평단으로 지원받아 거짓없이 gingerna가 느낀 감동으로 추천드리는 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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