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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할 것, 이기적일 것, 흔들릴 것 - 정말 나를 위해서만 살고 싶다면, 반드시 알아야 할 3가지 행복의 비밀
송정섭 지음 / 센세이션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스스로를 ‘조금은 여유롭게, 그리고 멍청하게 살아가는 행복주의자’로 표현한 이가 있다. 그가 제시한 세 가지 키워드, 멍청할 것, 이기적일 것, 흔들릴 것.
‘행복하고 싶다’는 표현을 자주 들어본 기억은 없는데,
어떤 목표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왜를 반복하면 ‘행복?’이라고, 물음표와 함께 던져지는 모습들은 종종 봤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행복이 무엇인지, 정확히 정의 내릴 수는 있는 건가부터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행복?’이 맞나까지......
알게 모르게 행복은 궁금증으로 자리해 있었다.
행복에 너무 집중돼있나 싶은 지금, 책 속에 나와있던 파랑새 이야기를 남겨두면,
모리스 마테를링크(Maurice Maeterlinck)가 희곡 <파랑새>를 발표한 이후,
자신이 몸담고 있는 현실에 안주하지 못한 채, 진정한 행복만을 찾아다니는 파랑새 증후군이 생기기도 했다고 한다.
/ 초라한 오두막에 사는 틸틸과 미틸에게 요술쟁이 할머니가 찾아왔다. 그녀는 아픈 딸을 위해 파랑새를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
부탁을 받은 아이들은 어떻게 했을까?
무언가를 찾아 떠났지 않았을까?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있듯, 우리는 무언가 중요한 걸 찾을 때, 이걸 크게 보고 거대한 장소, 플롯에서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파랑새 증후군과 같은 선례를 접해서 주변에 있겠지 하고 답한 사람도 있겠지만,
막상 파랑새가 아닌 상황에 처하면, 이 상황과 무관한 때에 갑자기 닥치면 여정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지 않을까.
이 이야기는 멍청한 것도, 이기적인 것도, 흔들린 것도 아니다.
그저 행복이 거대하고, 멀-리 있는 게 아니라는 점. 그 점이 담겨있었다.
멍청함에서는
‘그래~ 내가 이 정도쯤은 봐줄게~는 아니고... 이건 제가 할게요’도 아닌 그냥 행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이 담겨있는 듯한 여유,
오늘 아침에도 작성했던 to do list와 마감일, 그리고 이걸 아직 안 했네 하며 느꼈던 초조함까지. 단순히 플래너 위가 아닌 내 삶에도 적용되고 있던 그 초조함.
포기할 수 있는 사람, 정확히는 포기를 action으로 옮길 수 있는 사람에 대해 담겨있었다.
주위에 본인 건 못 챙기고, 그저 헤헤 웃으며 다른 사람 좋은 건 다 해주시는 분이 계신다. 위에 적어둔 1번, 2번, 그리고 3번까지 어느 하나 빼지 않고, 다 지니고 계시는. 눈이 오면 옆집 대문 앞, 도로 할 것 없이 묵묵히 쓸어 내려가셨다. 시간도 시간인데, 무엇보다 힘들어 왜 이걸 하나. 우리 집만 하면 되지...는 그 여유를 보지 못했었다. 호수에 잔잔함은 보지 못한 채 작은 돌들만 통통 던졌었나 보다. 그렇게 돌을 던지던 아이는 초조함을 경험했고, 스스로를 돌아본다. 게으르다며, 다시 한번 쥐어짠다. 이건 아직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삶이 팍팍하다는 말이 덜 나왔었는데. 하며 아쉬움도 남는다. 포기할 수 있는 사람은 여유를 지닌 자들에게는 더 쉽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저 하루빨리 배워서 내 것으로 활용해야지 하던 아이는 아직 멀었구나 하고 제3자의 시각으로 드디어 인정한다. 이 또한 포기 중 하나인 것 같기도 하다.
이기적에서는 ‘너’를 위한 삶에서 ‘나’를 위한 삶으로는 부제가 와닿았었다. 이기적이라는 표현이 좋게 사용되지는 않는 사회에 살아가다 보니, 나의 것을 지키고 주장함과 그저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마인드 사이에서 1년 반에서 2년은 족히 고민을 반복했으니 말이다. ‘너’를 위한 삶이 아닌 스스로를 위한 삶을 택한다는 부제를 보았더라면, 더 단축시킬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밀가루가 있다. ‘이 밀가루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하고 쿠킹 경험이 전혀 없는 4살 아이, 쿠킹을 해본 4살 아이, 그리고 7살, 마지막으로는 베이킹 전문가에게 여쭈어본다고 해보자.
어떤 답이 나올까.
원래 질문은 ‘이 밀가루로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요?’였지만,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로 수정했는데,
난 쿠킹 경험이 전혀 없는 4살 아이의 대답이 가장 기대되기 때문이다.
밀가루의 정확한 사용도를 알면, 밀가루 종류에 따라 어떤 베이킹을 할 수 있는지 혹은 세척 용품으로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가 정도일 텐데
이 아이의 질문은 내가 감히 예측해 적어놓을 수 없을 정도로 무궁무진하다.
<멍청할 것, 이기적일 것, 흔들릴 것>의 작가가 30살 청춘에 이때 만끽할 수 있는 행복, 더욱 멍청하게, 이기적이게, 그리고 흔들리며 사는 삶을 위해 조기 은퇴했다. 그런 그가 알려준 이기적에는 ‘아직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에 무엇이든 될 수 있습니다.’라는 희망 부여 같지만, 정확한 멘트가 담겨있다.
마지막으로 흔들림에서는 행복을 위한 가장 큰 조건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소소하지만 내게 일어나면 좋겠고 나도 누군가의 행복에 한 스푼 얹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 ‘신세는 갚으라고 있는 것’이 있었다. 이 이야기는 내가 기록해두지 않아도 내 머릿속에 아니 마음속에서 새겨지고, 또 새겨지며 남아있길 바라며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무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