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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하나로 월 매출 10배 차이 나는 상권의 정석
정양주 지음 / 라온북 / 2020년 8월
평점 :
품절
내게 상가는 참새가 방앗간 들리듯 가는 곳이었다. 그만큼 방앗간이 어떤 곳인지는 모르지만 발자국은 여러 번 찍고 나왔었다. 그렇게 영영 내 관심 밖일 줄 알았던 상가가 주거지 주변에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고 '임대', '분양'이라는 문구가 많아지면서 공실에 대해 관심이 갔다. 신도시였는데 사람 유입률을 따지지 않고 상가만 만드는 건가 싶었다. 수요를 조사하고 상가를 세우면 되는데 왜 그렇지 않는거야라는 나름의 반짝하고 끝났던 답답함을 지녔었다. 우연히 듣게 된, 팟캐스트를 통해 우리나라의 경우 건물을 먼저 계약하고 그 이후 일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되어있었던 거 같다. 막상 누군가 이 글을 읽고 내용을 접할 수도 있는데 전하려고 하니 귀에서 흘러 나갔던 내용이라 정확히 적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내 의문은 부질없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때부터 상가에 대해 조금, 아주 조금이지만 관심이 생겼었다. 이번에 읽었던 <상권의 정석>이 1층이 가장 좋을 거라는 생각과 도로 주변의 마트(물론 차가 쌩쌩 다니는 고속도로와 같은 도로를 제외하고)가 잘 될 거라는 당연한 마음을 정확한 정보로 잡아주었다.
1층. 말 그대로 당연히 좋을 줄 알았다. 가까우면 더 편하지 않은가. 나와 같은 참새들의 방문율도 학원 높아지고 말이지. 학원과 같은 공부 하는 공간을 제외하고는 병원도 일층이 접근성이 더 좋다고 생각했었다. 접근성=고객 방문 수니까 매출도 당연 높으리라고. 그런데 참새들의 방앗간 방문 목적을 살펴보라고 한다. 그 자가 참새와 같이 충동적으로 방문할 수도 있지만 목적형 방문도 있음을 간과했던 내게 병원, 학원은 목적형 방문에 포함되고 병원은 주변에 메디컬 센터처럼 구성된 곳에서 전문성이 돋보이고, 학원은 어차피 입소문이니 도로보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오갈 수 있는 공간으로 잡으라고 한다. 더불어 부쩍 많이 보이는 일층에는 계산대와 계단/에스컬레이터를 두고 이층과 삼층을 매장으로 사용하는 다이소 형태가 있었다. 참새일 때는 별생각 없이 이용했었는데, 작가님 도움을 받으니 안 보이던 요소가 조금씩 보였다. 코로나만 아니면 길을 걸으며 전에 보이지 않던 상권을 파악해보고 싶었는데 지금은 각종 로드맵과 같은 인터넷 지도는 물론이고 사이트를 통해 아파트 거주자 수 등까지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도 직접 보는 거랑 다르겠지라며 다음 산책 때 새로워진 눈을 기대 중이다.
도로도 비슷한 맥락이었는데, 다른 부분과 결합해서 기록해두면 유동인구는 말 그대로 흘러가는 인구이다. 그러니 사람들이 모이는 저지대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 그 외에도 경쟁점을 파악하는 게 상당히 중요했다. 앞으로 주변에 나와 비슷한 종류의 매장이 입점할 가능성이 있는지 파악하는 것, 내가 중간에 가로챌 수 있는지도 파악해서 입점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건 물론이고 큰 아파트일수록, 그 안에 들어있으면 그쪽 사람들을 다 잡을 수 있을 거 같지만 실제는 아파트가 클수록 정문, 후문 이외에도 단지 바깥으로 향하는 출입구가 많기 때문에 밖으로의 유입이 더 크다는 것도 새로웠던 정보였는데 아파트 지하에 있는 걸 사용하기 편할 거 같았는데 내가 그 단지의 거주민이었어도 앞에 크게 있는 이마트로 갈 거 같았다. 중간을 차지하라는 것도 처음에는 얍삽빠르다고 생각했지만, 이내 중간을 누군가에게 뺏기지 않게, 혹은 중간을 사용해야 한다면 내가 쓸 수 있게 유입 여부를 잘 체크해야 한다는 걸로 생각이 바뀌기도 했다. 이렇게 앞뒤 분야를 왔다 갔다 하며 정리할 수 있었던 건 여러 사례를 들어주신 덕이었는데 아직도 미흡할 정도여서 이번 책을 다 이해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읽기 전보다는 재미있는 시야를 얻었다고 말할 수 있던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