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다 - 나다움을 찾는 확실한 방법
모종린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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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gingerna/222052408340


 골목을 좋아한다. 골목 특유의 한적함이 매력적이다. 이런 내게 골목길 문화를 연구하시는 분의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그중 탈물질의 라이프 스타일에 더 관심이 갔는데 책 소개에서 문장력에도 재미를 느껴 잔뜩 기대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들어가며'를 통해 코로나 19로 인한 소비 형태의 변화는 나의 손과 먹고자 하는 욕구만이 작용되었을 뿐 머리로 정리하지는 못했는데 작가님 덕분에 홈 어라운드로 바뀐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어쩌면 현재 거주하고 있는 곳이 바쁜 삶과는 거리가 있는 공간이라 코로나19 이전과 이후가 마스크 착용의 유무, 소중한 사람들과의 만남에 대한 제약을 제외하곤 별 차이가 없는 식주(의식주 중 '식'과 '주'를 의미함.)를 띄었는지도 모른다. 이 이야기는 뒤로하고 '탈물질'에 관해 궁금했던 내게 처음 다가온 이야기는 '부르주아'였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조르주 피에르 쇠라의 '그랑드자트섬의 일요일 오후'와 함께 문을 연 부르주아는 내가 생각했던 라이프스타일과 거리가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관심 있는 파트부터 읽을까 하다가 그래도 차례대로 읽어보자며 다시 돌아와 읽기 시작했는데 그들의 가치관이 나와 비슷한 부분에서 경제력을 제외하고 비슷하구나 싶기도 했다. 그래도 알고 싶었던 '탈물질 문화'에 관해 읽으면서 든 생각은 작가님의 의도대로 부르주아를 먼저 읽은 게 다행이다 싶었다. 결국 반문화로 시작된 문화이기에 기득권 층, 즉 주류 문화를 인지하고 넘어갔을 때 그 매력이 더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눈썹이 움직인 부분은 접어놓곤 했는데 부르주아에선 서 네 번 접힌 부분들이 2장부터는 극도로 많이 접히기 시작했다. 그중 당연 2장과 3장인 보헤미안과 히피가 주를 이루었었다. 보보는 우리나라에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데도 심드렁했는데 그들의 가치관에서는 신기하기도 했다. 노마드와 힙스터는 다른 라이프 스타일과 달리 더 많이 접할 수 있었는데 알지 못했던 이야기도 들었지만 그중 힙스터에 관한 잘못된 정보들을 깔끔하게 바로잡을 수 있었다.


 로컬 크리에이터가 힙스터라는 말에 물음표를 그렸었는데 힙스터의 어원을 보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같은 선택 상황에 검증된 걸 택하고 싶어 하는 우리의 심리가 그들을 따르게 만들었구나 싶으면서도 보헤미안의 반 자본주의와 자본의 필요 그 사이에 놓인 것과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 책을 읽으면서 또 하나 뜻깊었던 건, 반문화, 반자본주의인 줄만 알았던(그렇다고 나쁘게 보지는 않고 오히려 동경의 눈빛이었다.) 그룹들의 형성이 더 깊은 내용을 담고 있었음을 알게 된 거다. 일례로 보헤미안의 경우, 사람의 창의력을 억제하고 획일성을 추구하는 부르주아들의 물질주의에 반발한 것이라고 한다. 파리의 예술가들도 이에 포함되었었는데 가장 먼저 진압된데 아직도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작가님께서 언급하신 데로 역사에 가정이란 없으니 우린 순응하고 돌아볼 수밖에 없다. 그래도 아쉬움이라 한데는 이유가 있으니, 그들의 성과도 약간 담아내보면, 미국의 부유한 층들의 선택에 획일화된 형태로 대량 생산된 물품이 아닌 단순과 자연 친화를 담은 가구로 대체하기도 했다. 이 부분이 위에서 언급한 듯 물질과 반물질 그 사이인데 보헤미안이 아니어도 누구나 이 문제에 처하지 않을까 싶다. 19세기 말에 인상파가 유행했다고 생각해왔는데 정확히는 대중에게 소개하는 딜러와 수집가가 인상파 미술을 기획했다는 게 맞는다는 부분이 내게는 새로움으로 다가왔는데 이 파트를 보헤미안에서 얻을 수 있어서 더 좋았었다. 그 외에도 생태계 조성과 작가들이 집단지성을 발휘할 수 있는 커뮤니티와 이를 뒷받침하는 문화시설은 현재 거주하고 있는 곳에서 일어나는 작은 바람들이 한숨과 함께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이유이지 않나 싶어 여운이 남는 문구였다. 히피와 보헤미안에 크게 동했기에 둘 중 무엇을 중심으로 다룰까 하다 나의 감동이 타인의 감동과 동일하지 않다는 점과 보헤미안이 먼저 감동의 싹을 틔운 것에서 이번 '책 읽고'는 보헤미안을 중심으로 다뤘다. 골목길이 궁금해서 읽기 시작한 책인데 각 라이프스타일에 더 빠진 느낌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즐겁게 히피와 보헤미안 부분을 접어가며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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