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대학이 아니라 직업이다 나답게 살기 위한 최고의 준비
손영배 지음 / 생각비행 / 201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학만을 바라보며 달리는 사회가 변화되길 바라며 그 대안을 찾을 수 있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제는 대학이 아니라 직업이다를 접하니 내가 생각하는 방향과 완전한 일치를 이루지는 않지만 그 생각의 옆길도 체험할 수 있었다. 현직 교사로 있으신 손영배 선생님께서 (이하 손 선생님) 작가님이 되신 덕인지 이제는 대학이 아니라 직업이다의 워크북까지 받아볼 수 있었는데 이 부분에서 학생에 대한 배려가 돋보였다. 아이들이 책을 읽으면서 혹은 읽고 난 후에 책 내용을 정리하며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발단이 될 듯했다.

진학보다는 진로를 생각하라고 말씀해주시는 손 선생님께서는 SKY, 인 서울 등으로 불리는 명문대를 졸업한 백수가 넘쳐난다는 사회 현상과 함께 책을 시작하신다. 이 이야기는 몇 년째 들어오고 있기에 그저 넘기고 그 뒷부분의 박사 학위가 주는 지식의 유효기간이 5년 이내라는 소식을 접했다. 학사, 석사, 박사. 그 끝인 박사. 지식에 유효기간이 있다는 것도 알았고 요즘은 그 유효기간이 매우 짧음도 인지했었지만 막상 박사 학위로부터 묶여있는 지식, 그 유효기간이 5년도 채 안 된다는 말은 충격이었다. 이런 충격을 안겨주신 채 챕터 2를 시작하셨는데 그 부분에서는 대학 간판 대신 생각하는 공부를 권하셨다.

더불어 '진짜 공부'를 했다는 이준영씨도 소개해주셨다. 그는 스스로 자기 생각을 자주 꺼내서 정리하고 필요 없는 고집과 선입견을 버리고 타인의 의견을 수용할 공간을 넉넉히 확보한 사람이라고 한다. 또한 나눔과 협동이 경쟁력임을 아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타인의 의견을 듣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하는데 이를 수용하며 나눔과 협동을 하나의 경쟁력으로 만들어버리다니. 이 이야기 후에는 독서를 하자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독서를 즐기지 않는 사람이 본다면 이 파트 또한 도움이 될 주옥같은 말들이 담겨있었다.


그 이외에도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그중 광복군 이야기가 있었는데 1945년 2월, 광복군에 비밀 훈련을 시키던 중 훈련생 7명에게 짧은 밧줄을 하나씩 쥐여준 후 수백 길 되는 절벽 아래로 내려가서 적의 군사기지를 탐지하고 오라고 명령했다고 한다. 그 상황에서 우리 훈련생들은 각자의 밧줄을 엮어 협동했다고 한다. 생각하고 협동하는 자세가 몸소 행동으로 나온 것이다. 인간은 혼자서만 생각하면 은둔형 외톨이가 된다며 이는 세상과 소통하는데 앞서 장애물이 된다고 한다. 그러니 나무와 같은 생각을 함께 타인과 함께 하라는 가르침도 이제는 대학이 아니라 직업이다가 내게 쥐여준 선물이었다.

2006년,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대한민국의 학생들은 하루 15시간 동안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을 지식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가 이 말을 할 때 언론을 통해 접했을 때와 그 이후 쏟아져 나오는 다큐에서 그의 말을 들었을 때 이렇게 큰 느낌표가 띄워진 적은 없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박사 학위의 유통기한이 그때까지도 충격이었는지 크게 다가왔다. 이만으로도 절망스러운데 이스라엘 히브리 대학의 역사학과 유발 하라리 교수 또한 "지금 학교에서 배우는 것의 80~90퍼센트는 아이들이 40대가 됐을 때 별로 필요 없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인공지능으로 세상이 혁명적으로 바뀔 텐데 현재의 교육 시스템은 그에 대비한 교육을 전혀 못 시키고 있다."라는 비관적인 말을 남겼다. 시대가 지금 이 순간에도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교육이 그 속도를 따라가기는커녕 그저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을 품긴 했어도 두 분의 말씀을 들으며 깊은 생각에 잠기다 보니 그 상황이 더욱 심각하게 다가왔다.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하지만 정책가에 따라 자주 바뀌곤 했으니 이젠 올바른 방향으로 바뀌어야 할 때가 아닌가 하고 말이다.

이런 교육의 문제점을 바라보시고 하나의 솔루션을 제기하시는 손 선생님께서는 백설 공주의 왕비를 예시로 들며 사색의 중요성을 색다르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해주시기도 하셨다. 또한 창의성의 정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기회도 제공해주셨다. 그는 <위키백과>의 정의가 가장 마음에 든다고 한다. '창의성이란 새로운 생각이나 개념을 찾아내거나 기존에 있던 생각이나 개념들을 새롭게 조합해 내는 것과 연관된 정신적이고 사회적인 과정.' 이전에 길을 걸으며 어느 기사를 읽다가 창의성은 새로운 것이 아닌 기존의 것에 대한 조합이 새로움이 되는 것이라는 표현과 비슷하게 접한 적이 있다. 그때는 그런 정의를 처음 봐서 그런지 새로웠는데 이번에는 접해본 정의를 접함과 동시에 더 폭넓은 방향으로 나아가니 또 다른 즐거움을 맛보았다. 이제는 대학이 아니라 직업이다에 소개된 덴마크의 디자이너 베르너 팬톤은 특색 있는 의자를 만들기로 유명한데 한 번은 어떻게 이렇게 멋진 의자를 만드냐는 인터뷰어의 질문에 "나는 한 번도 의자를 만들어본 적이 없어요. 오직 '앉는 것'을 만들었을 뿐이죠."라고 답했다고 한다. 생각의 전환, 그 자체였다.

마지막으로 글을 마무리하며 핀란드 교육에 관해 새로 알게 된 사실을 남기고자 한다. 핀란드의 모든 아이들은 자신만의 학습계획을 가지고 융통성 있게 공부를 한다고 한다. 무엇보다 그들은 개념을 이해시키는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일이 개념을 잡는 건데 우린 그걸 놓친 채 어려운 문제만을 풀고 있는 건 아닐까. 대학 입학이라는 하나의 문만을 바라본 채 말이다. 핀란드는 공부를 줄 세우기 수단이 아닌 오직 자신의 한계를 넘기 위해서만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분명 우리도 줄 세우기를 바라는 건 아니겠지만 현실이 그러하니 이 또한 생각해 봐야 할 테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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