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산다는 것에 대하여 - 도시의 삶은 정말 인간을 피폐하게 만드는가
마즈다 아들리 지음, 이지혜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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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 산다는 것에 대하여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도시에 산다는 것에 대하여라는 제목을 보고 서평단에 지원하던 당시 도시 재생사업에 관해 관심이 있었기에 이 책 또한 그 분야에서 도움을 주겠다 싶어 신청했다. 책을 받기 전까지 기대하던 바로는 (사실 책을 열고 목차를 보기 전까지 기대했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편해질 수 있도록 도시를 어떻게 가꾸어야 하는지, 어떤 도시가 우리에게 행복한 삶을, 편리한 삶을 선물해줄지 귀띔해주는 거였다.

하지만 목차를 보니 내가 바라던 바와 달리, '스트레스로 넘쳐나는 도시, 그럼에도 왜 떠나지 못하는 걸까?'라는 프롤로그부터 시작해 도시의 스트레스, 사람들, 고충 그리고 교통, 아이들, 고독, 환경 등. 도시 그 자체를 여러 방면에서 뜯어 본 듯했다. 마치 여러 가지 맛을 지닌 케이크를 한 군데 모아 두었다가 이 맛, 저 맛보는 듯한?

주제는 '도시', 하나이지만

도시에 산다는 것에 대하여의 저자이자 여러 도시에서 살아본 마즈다 아들리는 스트레스와 우울증 분야의 정신과 의사답게 도시의 스트레스 부분의 맛부터 보여준다. 솔직히 처음 부분에서는 도시에 산다는 것에 대하여를 괜히 택했다는 생각도 품었다. 내가 원하는 정보가 없으니 책에 대한 흥미가 떨어진 거다.

이 책을 내가 샀거나 도서관에서 빌렸더라면 끝까지 읽지 못했을 테다. 도시에 산다는 것에 대하여를 다 읽고 나서야 이 책도 좋은 책이었구나, 읽어보니 재밌었네~라며 웃으며 말할 수 있지만 서평단으로서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읽기 시작했으니 의무에 의해 읽었는데 그 의무가 있어 다행이었다. 도시에 산다는 것에 대하여를 끝까지 접할 수 있어서.

도시에 산다는 것에 대하여를 읽으며 도시에 사는 것에 대해 많은 걸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각 목차를 맛이 다른 케이크라 빗댄 것처럼 다양했다. 도시처럼. 태어난 곳도 살아가는 곳도 도시이지만 한적하다고 느껴졌기에 초등학교 때 더 복잡한 도시로 이동한 적이 있다. 복잡한 도시에 가면 기회도 많고 겪을 수 있는 경험의 폭이 넓어지리라 생각했다.

다행히 이모집에 머무르며 학교를 다녔지만 이모가 없었더라면 아직까지도 복잡한 도시에 관해 상상의 나래를 펼칠지도 모른다. 도시의 복잡함을 기회의 다양성이라 여기는 나이기에 도시에 산다는 것에 대하여의 스트레스 파트는 내게 지루할 수밖에 없었다. 도시에 살며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생각지 않았기 때문이다. 후에 교통 파트를 읽으며 한적한 도시의 교통 불편에 대해 떠올리며 '아, 이게 스트레스네.'라며 끄덕였지만.

어릴 적 이런 경험도 있고 교육에 관심이 많기에, 도시의 아이들 파트는 흥미롭게 읽혔다. 마당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상상하며 아이들에겐 바쁘게 돌아가는 도시보다 시골이 더 좋다고 생각했는데 도시에 산다는 것에 대하여의 Chapter 6: 도시의 아이들 파트를 읽다 보니 내가 어릴 적 품었던 생각은 잊고 있었다며 사회학자 리처드 세넷의 발언이었던 '아이들에게 도시는 다양하고 복잡한 세상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합니다.'라는 말이 들어왔다.

위험한 곳이라 판단되는 도시 내의 공간에도 아이들이 그곳에 가기 위해 차를 조심하는 과정을 스스로 체득할 수 있으므로 이 또한 도시에서 얻을 수 있는 배움이라는 사례도 기억에 남는다. 도시에 산다는 것에 대하여는 처음 내용만 봐서는 도시에서 스트레스를 얻는 사람들에게 정신과 의사가 치유의 힘을 주는 걸까 하고 생각했는데 읽을수록 도시의 매력에 하나 둘 눈을 뜰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렇기에 도시에 사는 당신에게, 혹은 도시에 살지 않는 당신에게 도시에 산다는 것에 대하여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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