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세트 - 전2권 생각뿔 세계문학 미니북 클라우드
니코스 카잔자키스 지음, 안영준 옮김, 엄인정 / 생각뿔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새로웠다. 정형화된 삶을 살아오던 이와 자신만을 믿고 자유를 행하는 사람의 만남. 그들의 첫 시작부터 기대됐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점점 빠져드는 깊이가 더해지는 책이었다. 어릴 적 접했던 세계문학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처음 읽어보았기에 타 소설이나 세계문학 작품처럼 비교할 수는 없었다. 죄와 벌은 최근에 읽기 전에는 고등학교 때 읽었던 게 다였는데 매번 읽을 때마다 새로웠다.

 그리스인 조르바도 두고두고 읽어보며 조르바의 생각을, 행동을, 마음가짐을 곱씹어 보고 싶다. 재밌었지만 진도가 빠르게 나가지 못했던 그리스인 조르바였다. 이 책을 받아보고 나서 갑작스레 일이 생겨 바빠서 책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기도 하였고 전자책을 처음으로 구입하여 그 재미에 빠져버려 시간이 있으면 전자책을 읽곤 했다. (물론 아주 짬짬히였던...)

 그래도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릴 때와 버스를 기다릴 때면 어김없이 그리스인 조르바를 택했다. 작은 책을 읽어 본 적도 없고 굳이 읽어봤다고 치려면 머리를 양 갈래로 묶던 꼬마 아가씨였을 때 접한 만화책이 전부였다. 

 지금 보니 그리스인 조르바를 처음 받았을 때 너무 작아서 당황했었다. 지금은 작은 책에 적응도 되고 무엇보다 그 매력에 퐁당 빠졌다. 전자책은 저녁에 책에 불빛이 없으면 보이지 않을 때 살포시 꺼내들거나 짧은 시간적 여유에 택할 수 있는 선택지였다. 그리스인 조르바로 접한 작은 책의 경우에도 길을 거닐며 혹은 대중교통을 기다리며 편히 볼 수 있었다.

 책이 작다 보니 글씨도 작고 눈이 아프진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읽다 보면 책에 집중하느라 그건 보이지도 않는다. 막상 읽으면 글씨가 작다는 생각도 별로 하지 않는 듯하다. 작은 책에 관한 이야기는 이만하고 지금까지 읽은 (아직 다는 못 읽었다^^;) 부분까지에서 생각에 잠겼거나 입꼬리가 올라갔던 부분 중 몇 군데만 꺼내보려 한다. 반백 살의 곱슬머리에 빛이 찬란한 두 눈과 움푹 팬 뺨을 가진 조르바와 함께.

 저자의 묘사가 조르바에게 반짝이는 눈빛을 보내게 된 첫 시작이었다. 정확히 조르바의 모습이 떠올랐고 그리스인 조르바는 이런 사람이겠구나 하는 구상과 함께 그들의 여행에 구름처럼 동행할 수 있었다. 첫 만남에서 조르바는 자유로운 사람 같아 보였지만 그 자유에는 왠지 모를 묵직함이 곁들여진 것 같았다. 메인 메뉴는 가벼운데 소스가 무겁달까?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는 모르지만 그냥 그때 그런 느낌이었다. 자유를 지닌 사람인데도 느껴지는 묵직함.

 그런 그는 산투리 생각에 집중할 수 있을 때만 산투리를 연주한다고 했다. 왜 묵직함이 있는지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자여서. 자유가 뭔지 알기에 그 묵직함이 느껴졌나 보다. 

 기분이 내킬 때 행동한다는 그는 강요하는 순간 끝이라고 말했다. 이 문제만큼은 짐승이 아닌 인간이라고 한다. 기분이 내킬 때 행동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를 행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요즘이기에 (말만 요즘이고 거의 2년간 고민 중...) 

 이 부분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읽고 또 읽었다.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기 전 담아놓고 싶어서 읽고 또 읽었다. 당연한 말이니까 편하게 그리고 골똘히 생각하며. 

 이렇게 말하니 조르바만 바라보는 거 아닌지 의문이 드는 분도 계실 테니 '나'의 부분도 보이면 그의 [부처와 목동의 대화]라는 책의 내용이라고 하는데 이 부분이 아직도 와닿는다. 같은 일 그리고 다른 생각과 마음가짐. 나는 과연 어디에 속할까. 이 글을 읽으며 무엇이 옳은지, 내가 그에 해당되는지 확신할 수 있을까. 여러 생각이 교차되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하나하나 주옥같은 책이다 보니 빨리 읽을 수가 없었다. 이 책을 언제 다 읽을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두고두고 손에 쥐며 완독을 하고도 또 읽을 것 같다. 내 인생에 힐링과 방향성 그리고 내 지인들의 삶까지 건드려줄 것 같은 책이기에.

 갑자기 결론으로 이동한 듯하지만 다시 '나'와 관련된 부분의 내용으로 돌아오면, 
목동: 식사도 준비했고 양의 젖도 짰습니다. 내 오막살이는 잘 잠가 두었고, 불도 지폈습니다. 하늘이시여, 마음대로 비를 내리소서. 
부처: 나는 음식도 우유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바람이 내 집이고, 내 불 또한 꺼졌습니다. 하늘이시여, 마음대로 비를 내리소서. 
이 부분 말고도 몇 개 더 있지만 한 개만 옮겨놓아도 그 감동의 1/100은 곁눈질할 수 있을 듯하여 한 개로.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으며 마음을 울릴 수 있는 기회를 keep 해놓는 겁니다~)



 요르가라는 악당의 이야기를 조르바가 '나'에게 전하자 '나'는 자유를 열정을 품고 금화를 탐내다가 열정을 버리고 자기가 갖고 있던 모든 것을 날려 버리는 것. 아니면 조금 더 고차원의 열정에 따르는 것.이라 정의(?) 했다. 자유라고 하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스스로 생각해 보았는데 이 부분이 참 모순적이면서도 맞는 말 같아 반복해서 읽었었다. 

 아가씨 무화과나무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그리스인 조르바 뒷이야기를 아직 다 못 읽은 터라 책을 읽으러 다시 가야 하는 바람에 이쯤에서 마무리합니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제 손에 꼬옥 쥔 채 차근차근 읽어나가는 중입니다. 

* 다른 책에 대한 감상문도 궁금하시면 블로그를 참고해주세요~ 
https://blog.naver.com/gingerna/221408366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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