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 소녀 Wow 그래픽노블
데이비드 위즈너 그림, 도나 조 나폴리 글, 심연희 옮김 / 보물창고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진 편집이 어려워서 사진과 함께 정돈된 글을 보시고 싶으신 분들은 제 블로그에서 봐주세요~

노예, 사람 그리고 사회화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책, [인어소녀]

 만화같은 느낌의 책으로 편하게 읽을 수 있을 줄 알고 폈더니 내용은 편히 미소지으며 볼 수 없는 내용이었다. 내게 '인어소녀'는 노예로 빗대어졌고, 과거 흑인노예를 물건처럼 사고 팔며 소유하던 사람들의 모습이 교차되었다. 당시에 흑인을 자신들과 다르다는 이유 하나로 박물관에 전시하거나 서커스처럼 데리고 다니며 사람들의 구경거리로 삼게했는데 이 또한 이와 같은 내용이지 않나 생각되었다. 마지막으로 사회화에 대해서는 늑대아이들로 불리는 분들과 인어소녀가 비슷하다고 느껴졌다. 인어소녀는 종종 '일반 여자아이들'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 부분에서 그녀가 이를 원한다는 사실과 원하는 것을 갖고자 목소리를 내보거나 다리로 걸어보는 등의 행동을 보여주는 모습에 사회화의 과정이 떠올랐던 책이다. 

 바다에서 태어난 '인어소녀'는 오션원더스라는 작은 공간이자, 그녀가 바깥에 나가기 전에는 큰 공간을 넘어 전부로 느껴졌던 이 곳에서 살아갔다. 그녀가 책의 끝 무렵에 탈출하기 전까지는.

 내부는 각 실로 구분되어있는데 그 실을 왔다갔다 할 수 있게 통로가 있다. 어떻게보면 인어공주가 녭툰에 대한 실체를 알지 못할때는 괜찮은 부분이었을지도 모르지만, 그 실체를 함께 알아버린 순간 오션원더스는 세네갈 고래섬에 위치한 노예의 집에 불과했다. 노예의 집과 다른 점이라고는 징벌방이 없다는 점 뿐이지만, 그 징벌은 넵툰의 거짓말로 인어소녀의 마음 속에 위치해있었을지도 모른다.

바로 다음 페이지에서 만났던 모습은 
수족관 안을 들여다보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분명 나도 수족관의 물고기들을 볼 때 이런 모습으로 볼 텐데, 이 장면은 마치 플라스틱 사용으로 바다 생태계가 파괴되는 모습과 그 모습 중 플라스틱이 바다 생물들의 코로, 입으로, 몸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는 충격처럼 다가왔다. 

 사람들 사이에서 적용하는 '역지사지'. 
그 역지사지를 바다 생물들에게 적용시켜볼 생각은 왜 하지 못했는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보기에도 저들의 모습이 무서워 보였으니.

 물고기의 입장에서 봐도 무서운 모습을 사고가 가능한 사람이 피부색만 다른 사람들에게 이렇게 보여졌고 그들의 눈을 보며 가만히 서 있거나 시키는 행동들을 해야했다니, 흑인을 전시했던 그 사건의 잔인함이 한 번 더 느껴졌다. 

 오션원더스를 자신의 왕국이자 인어소녀의 유일한 집으로 만들어버린 넵툰은 종종 인어소녀에게 사람들의 사악함과 그녀가 발각되면 경찰에 신고할 거라는 등, 인어소녀는 인간과 다르기에 실험 대상이 된다는 이야기를 한다. 

 책에서 이 부분을 접할 때는 넵툰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인어소녀에게 거짓말을 하고 자신이 하는 일을 정당화하려는 핑계거리라고만 생각되었는데 막상 위에 말을 적으며 생각해보니 넵툰의 이야기는 거짓이 아니었다. 이 글을 쓰기 전까지만해도 거짓말쟁이에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행동하는, 인어소녀를 자신의 노예처럼 소유한 자. 라는 정의가 내려졌는데 넵툰이 한 말은 전부 사실이었다. 이 책에서 충격적인 부분은 사람들이 수족관을 보는 파트라고 생각되었는데 이 부분 또한 같은 반열에 오른 듯 하다. 

 리비아라는 여자 아이와의 만남으로 인어소녀의 사회화가 시작되었다. 
어쩌면 그녀는 평범한 여자 아이가 되기를 갈망했는지 '평범한 여자 아이'라는 표현이 반복해서 등장한다. 인간 우월사상이 들어간 것이라고도 생각되었다. 

 넵툰의 사기극에 대해 스스로의 힘으로 알아가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더 튼튼해졌다고 표현되는 듯 했고 그 튼튼의 표현은 스스로의 힘으로 무언가를 행하는 것에 관한 것이면 좋겠다고 생각된다.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행하는 '사회화', 우리가 있는 현재는 급변하는 시대이기에 재사회화도 번번히 일어나고 있다. 그런 사회화가 인어소녀에게도 일어나는 것 처럼 비쳐졌다. 인간들이 사는 사회에 대한 그녀의 적응과정으로.

 인간의 사회도 둘러보고 더 튼튼해졌다고 표현된 인어소녀는 정작 자신이 원래 속했던 사회에서는 외면받아지는 현실을 마주한다. 그녀에게 낯선 사회의 향이 묻혀져서 바다 생물들이 피하는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어찌 보면 늑대 아이들이라 불리는 사람들도 정글 생활과 인간의 생활, 둘 중 한 군데에만 적응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걸 암시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마지막에서 인어 소녀는 '미라'가 되어있다. 바다의 인어 소녀였던 그녀는 인간 사회의 '미라'가 되기를 원했고 실제로 그렇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리비아와 함께 해온 사회화 과정의 축적으로 그녀는 사회에 발을 내밀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림이 있는 그래픽 노블이라 어린 아이들도 많이 보는 내용일 것이고, 어른들도 편안한 마음으로 택할 책일 것이다. 그렇기에 노예, 사람, 그리고 사회화라는 주제는 담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이런 생각들이 떠올랐고 오랜만에 이 부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 감사한 날이었다. 

+ [인어소녀]는  보물창고 출판사를 통해 제공받아 제(gingerna) 주관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