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시절이 있었다.장난감이라곤 고르고 골라 주워모은 공깃돌,책 많은 친구 집에서 한아름씩 빌려 읽던 문학전집,그리고 아침이면 연탄가스에 핑 돌던 머리.그땐 그게 가난인 줄도 모르고다들 그렇게 사는 줄 알았고 그렇게 살았었다.힘은 들지만 불행하다고 생각하진 않았었다.p137"가난? 글쎄? 그때는 다 그렀게 비슷하게 살았지. 우리 주변에는 다 그런 사람들이 살아서 우리가 특별히 가난하다는 생각은 안하고 살았지만...(중략)그렇지만 그게 불행과 비례하는 건 아니었어. 가난해도 불행하다는 생각은 안들었어."아버지 없이 깡깡이 일로 다섯 남매의 생계를 꾸리게 된 엄마.어린 네 동생들 뒷바라지에 중학교 진학도 미룬 맏딸.바닷가 동네에서 가난때문에 겪어야 했던 에피소드들.가난에 찌들린 이야기인데도 그리움 물씬 스며드는 건 왜인지.이미 지나가버린,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이기 때문일까?잊고 살았던 어린 시절을 가슴 뭉클 추억하게 하는 책.젊은 사람들은 이 책을 어떻게 읽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