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을유세계문학전집 105
알베르 카뮈 지음, 김진하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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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읽는 이방인, 이번엔 을유문화사 번역본.

지난 독서모임에서 다섯 회원이 각각 다른 출판사의 번역본으로 이 책을 읽고 나눔을 했었다.
이야기를 나누며 이 책에 대한 전체적인 느낌이나 문장에 대한 해석 등이 차이가 많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정도는 개인차가 있었겠지만 그것 때문만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몇개의 문장과 낱말을 비교해 보니 생각보다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궁금하던 차에 서평단에 얼른 지원.

확실히 번역자가 다르니 글의 느낌이 확 다르다.
민음사 번역본을 먼저 접했기 때문인지
이 책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때 다소 어색한 느낌.

김화영 교수의 번역본은 문장이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넘어갔다면,
을유출판사 김진하 번역가의 번역본은 다소 거칠고 투박스럽다.
처음엔 이 책은 의역보단 직역에 가까워 그러나 했다.
그런데 읽다보니 적응이 되고 그 거친 느낌이 원래 이 책의 원본이 갖는 느낌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카뮈의 문체나 의도가 더욱 궁금해지는...

김진하 작가의 해설에서 그 차이가 갖는 의미를 찾아보았다.

p222 해설
[이방인]의 경우? 삶에 대해 특별한? 관심이 없는 심드렁한 인간이 투박하게 자신의 삶을 말하는 목소리를 담은 문체가 특징이다. 따라서 [이방인] 번역의 어려움은 원문의 의도적인 투박함을 유지하는 것, 즉 원문을 배반하고 유려한 문체로 번역을 제시하고 싶은 유혹을 이겨 내는 것이다.

중요한 장면 몇군데 비교해 보자면,

<첫문단>
을유출판사 p9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일지도 모르겠다. 양로원으로부터 전보 한 통을 받았다. "모친 사망. 명일 장례, 삼가 경의." 이것으로는 알려 주는 게 아무것도 없다. 아마도 어제였을 것이다.

민음사 p13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모르겠다. 양로원으로부터 전보를 한 통 받았다. '모친사망, 명일 장례식, 근조.' 그것만으로는 아무런 뜻이 없다. 어쩌면 어제였는지도 모르겠다.

<장례식 장면>
을유출판사 p17
나는 문뜩 그들이 나를 심판하기 위해 거기에 있다는 터무니없는 인상을 받았다.

민음사 p21
나는 한순간, 그들이 나를 심판하기 위해서 거기에 와 앉아 있다는 어처구니 없는 인상을 받았다.

<살인직전>
을유출판사 p72
태양은 똑같이 벌겋게 파열하고 있었다. 모래위의 바다는 잔물결에 숨이 막혀 온통 거친 호흡으로 헐떡이고 있었다.

민음사 p72
태양의 붉은 폭발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모래 위에서 바다는 작은 물결들이 되어 부서지며 급하고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워낙 뫼르소의 삶과 죽음에 대한 자세, 삶의 부조리에 대한 주장, 살인에 대한 해석이 다양해서 많은 생각을 유도하는 책이지만
원서를 직접 읽을 수 없다면
다양한 번역본을 통해 서로다른 느낌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
옳고그름, 좋고나쁨이 아니라 다름을 느껴보는 시간, 의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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