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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픽션 - 지금 어디에 살고 계십니까? ㅣ 테마 소설집
조남주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6월
평점 :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 도시에 대해 7명 작가들이 개성있게 그려낸 단편 모음집
지금 살아가고 있는 또는 꿈꾸는 공간인 도시.
안착하기 위해, 자신만의 공간을
욕망하고 욕구하며 꿈꾸는 사람들.
각각의 짧은 이야기 속에 담긴 주제들과 인물들이 하나하나 독특하고 무게감 있다.
정상과 비성상이 혼재하는 도시에서 헤매는
사람들의 혼란스러움이 남의 이야기같지 않다.
[봄날 아빠를 아세요?]
p43
분명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것인데 내 것이었던 것 같다. 빼앗긴 것 같다.
내가 살고 있는 공간에서 욕망하는 것, 그리고 정상과 비정상에 대해 생각했다.
[스노우]
p79
무덤처럼 잠잠하고, 무덤처럼 무섭고, 무덤처럼 덧없는 고요가 허공을 휘돌고 있었고 불타고 남은 까만 그림자가 어둠보다 더 어둡게 누워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되는 그런 곳이 있다.
도시 한복판에 자리한 종묘라는 장소와 그곳에 담긴 의미를 생각해보는 시간
[별일은 없고요?]
p127
사람이 간결해서 좋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까지의 나는 상대방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먼저 나서서 무리를 하곤 했는데.
어떤 공간이 주는 안정감과 편안함에 대해...
[오후 5시, 한강은 불꽃놀이 중]
p184
검붉은빛이 높은 빌딩을, 거대한 아파트 단지를, 강물을 모조리 집어삼켰다. 온통 화염에 휩싸인 세상을 바라보며 나는 몸을 떨었다.
우리가 꿈꾸는 공간, '집'.
하지만 채워지지 않는 욕구로 인간성마저 빼앗기는...
[고요한 미래]
p214
더구나 그런 장면들은 실제와는 미묘하게 조금씩 달라서 우리가 알지 못했던 우리 자신을 발견하게 만들어습니다. 그러니까 그때는 아주 일상적이고 평범했던 일들도 소설 안에서는 불길하고 암담한 결말의 징후처럼 읽혔습니다.
묘한 분위기의 소설.
낯익은 공간을 낯설어 보이게 하는 이야기.
치매 환자 이야기인가 싶었다.ㅎㅎ
[무한의 섬]
p242
존재는 우리를 위협하지 않았다. 미소 짓지도 않았다.(중략) 계속되는 시간, 계속되는 공간. 존재는 눈앞에 존잿했고 등 뒤에도 존재했고 머리 위에도 존재했다.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가 상상하는 세계와 존재를 환상적으로 그려낸 이야기
친근한 공간이 미지의 세계로~~
[캐빈 방정식]
p310
언니가 옳았다. 모든 현상에는 원인이 있다. 세계는 거품 방정식의 해로 가득 차 있다.
친근하지만 가끔은 낯설고 두렵게 느껴지는 공간에 대해 공상과학적 요소를 가미해 자신만의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는 김초엽 작가님의 치밀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
마지막 작가 인터뷰 <지금 어디에 살고 있습니까>
작가님들 개성넘치는 싸인 보는 재미도 쏠쏠했는데
더불어 진솔하면서도 재치있는 답변들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