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의 아이
김성중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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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의아이 #김성중 #문학동네 #SF소설

책표지를 넘기자마자 깜놀했다. 예쁘신 여성 작가님이시다. 또 나만 몰랐으려나. 그럼 미지의 책속으로 들어가보겠다.

화성으로 쏘아 보낸 열두 마리의 실험동물 중 오직 나만 살아남았다. 영화 270도의 냉동된 채 미래로 발사된 우리들은 클론이다. 우리는 인간의 꿈이고 인간은 우리의 꿈이기도 했다.

일이 제대로 되었다면 여기는 화성 어딘가일 것이고, 삼백 년 뒤 미래일 것이다. 벨트에서 풀려났지만 일어날 용기가 나지 않는다. 어디선가 컹컹 개짖는 소리가 들려온다.

눈을 떴을 때 시베리안허스키 한 마리가 꼬리를 흔들고 있다. 이름은 라이카. 죽은 개다. 나도 알고 있었다. 우리 같은 실험동물의 원조다. 사후에 떠도는 실험동물과 미래에서 부활한 냉동 포유류.

언제 우리가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일을 시작했다. 캡슐을 열어보니 나와 똑같이 생긴 클론들이 저마다 다른 정도로 부패되어 있었다. 사체를 묻을 요량으로 해치를 열었다.

마침내 화성에 발을 디뎠다. 여기가 정말 화성인가? 내 동료들은 결국 화성에 묻히기 위해 기나긴 우주 비행을 한 셈이다. 우주선에 들어가보니 라이카가 잠들어 있었다. 나도 캡슐에 들어가 누웠다.

도착한 지 열흘이 지나고 우리는 라이카가 에덴이라 이름 지은 사막에 갔다. 붉은 모래를 만져보는데 순식간에 모래 폭풍이 다가와 있었다. 라이카를 끌어 안았고 내가 임신한 걸 알게 된다.

모르는 게 없는 라이카는 내가 기억 삭제를 당했다고 자기 비극에 도취되어 으르렁거럤다.정말 임신이 맞는 걸까? 내가 인간인지 동물인지조차 모르는 마당에 엄마가 된다면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

우리는 그곳에서 내 키의 절반, 몸통의 두 배쯤 되는 탐사로봇을 발견한다. 우리는 먼지를 닦아내고 볕이 잘 드는 곳에 세워 두었다. 어느 날 로봇은 사물에서 생물이 된 듯 활기가 넘쳐 흘렀다.

이름은 데이모스. 이인조였고 지구에서 예상한 수명의 다섯 배를 넘겨 임무를 수행하는 쌍동이 로봇이었다. 라이카는 장황하게 설득한다. 또 의료 기능이 있는지 묻고 나를 앞으로 밀었다.

내 피를 뽑더니 12주로 7개월 후에 출산할 거 같다고 한다. 하나는 유령, 또 하나는 기계. 임신한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낮잠을 자고 어리둥절할 만큼 빠르게 변하는 감정을 느낀다.

라이카와 데이모스가 생활이라는 리듬을 만들어 주자 이 폐허가 더 이상 냉회하게만 보이지 않는다. 세 척의 배 칠빕 명의 인간이 행성을 파괴하러 오고 있다. 그리고 출산..분열 직전의 나.

라이카와 데이모스의 지극한 보살핌에 출산을 하지만 루는 목숨을 잃는다. 삼백 년 동안 엄마의 뱃속에서 우주를 가로지르는 동안 언어와 지식을 습득한 마야는 태어나기를 거부하다 세상의 빛을 본다.

라이카와 데이모스가 정성껏 돌본 덕분에 아가미가 있는 마야는 십대 소녀로 자라난다. 더불어 마야가 어린 시절 발견한 미생물의 표본을 바탕으로 데이모스가 생명을 배양하는데 성공한다.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눈꺼풀이 없는 어린 소녀 키나를 발견하고 지구를 탈출하고 화성으로 온 무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호수와 집, 정원. 우주선에서 반란을 일으킨 자들로부터 삶의 터전을 지키야 한다. 여기서 반전과 놀라움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들..

루를 시작으로 각장마다 화자가 다르게 진행하는 이야기는 마야의 성장과 모험을 담고 있다. 우주에 존재하는 유일한 종으로 세상 누구보다 고독하게 태어난 마야가 비인간 존재들과 함께 삶과 사랑을 배워나가는 이야기는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다.

똑똑한 유령개 라이카는 물론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로봇 데이모스의 매력이 넘친다. 거듭되는 생을 살아가는 남자는 SF의 절정이다. 코린스..벼룩이 마지막을 장식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나 따스하고 감동적인 동화같은 이야기 화성의 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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