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란 남자, 나란 여자 - 사랑하지만 가끔 미치게 만드는
덩훼이원 지음, 허유영 옮김 / 레드박스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아무리 다른 별에서 왔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모르고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가끔은 아예 다른 종족은 아닐까 싶을 때도 있다. 남자들의 심리에 대해서는 알듯 말듯, 이해할 수 있을 듯 하다가도 이내 제자리로 돌아오는 제자리걸음을 하고야 만다. 아마 이 책을 남자가 읽는다면 여자 또한 알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이 책의 저자는 정신과 의사이자 커플 심리 치료사로 많은 커플들을 실제 상담하며 연구해왔다고 한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엇나가 결국은 마지막을 선언하고야 마는 커플들을 위해 이 책을 펴냈다. 제목 참 잘 지었다. 사랑은 하지만 가끔 (아니 자주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나를 미치게 만드는 존재. 그렇기에 상대에 대한 이해를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을까 싶어 읽게 되었다.


 크게 두 파트, 전체 네 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전반부에서는 남녀의 연애 심리를 다루고 후반부에서는 그에 따른 해결책을 제시한다. 결론적으로 책의 요지는 서로를 알아가기 위한 소통과 그 관계 속에 균형을 찾아 중심을 잡는 것이다. 예시로 든 사례들을 보니 대부분이 서로 의사소통이 명확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들이었다. 절대 나의 시선으로 나의 판단으로 상대의 생각이나 마음을 판단하지 말 것. 내 입장에서는 배려 한답시고 한 일이 상대에게는 전혀 다른 의도로 받아들여 질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로 싸우기도 참 많이 싸웠던 기억이 있다. '내 마음은 그게 아니었다고!!!' 갈등아닌 갈등을 만들어 내며 힘들었던 경험이 있기에 공감하며 읽었다. 사소한 것이라 할지라도 솔직하게 터놓고 대화해야 한다. 


 저자는 이런 문제들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미러링 소통원칙'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미러링 소통원칙은 관심, 미러링, 그리고 공감이라는 세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있다. 첫째, 상대를 바꾸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관심을 갖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둘째, 미러링, 말 그대로 자신을 거울이라 생각하며 상대의 말을 따라 반복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상대의 감정을 이해하는 공감이다.


 세 가지 모두 공감위주의 대화를 하는 여자들보다는 해결책 제시 위주의 남자들이 서툰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냥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기분 전환을이 되는 문제임에도 쓸데없이 이것저것 지적하며 논리적인 대답을 쏟아놓는 너란 남자. 하.. 한숨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오히려 더 스트레스가 쌓였었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책에서 말하는 둘만의 암호? 사인 같은 것으로 "그냥 듣기만 하고 고개만 끄덕이면 되는거야, 알았지?"라는 말로 미리 언질을 주기도 했다. 남자들은 꼭 말로 해줘야 알아듣는다고 했던가? 신기하게도 저렇게 말하니 또 하란대로 잘 따라하기는 한다. 이 때 그가 내 마음을, 내 기분을 스스로 알아 헤아려주길 바란다는 건 욕심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보다 명확하게 말해주니 훨씬 나은 결과를 얻었다. 소통의 중요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이다. 


 수 십년을 나와 다른 환경에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살아온 상대방이다. 그렇기에 어쩌면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아는 것이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한는 사이가 된다는 건 끊임없이 배려하고 알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한 노력 속에 더 깊고 단단한 관계로 성장할 수 있다. 책을 덮고 지난 연애사를 돌아보며 반성을 하기도 했다. 조금더 성숙한 사랑을 하고 성숙한 관계로 나아가는데에 있어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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